Quantcast

정동영, 탈당한 박지원 겨냥 "탈당·분열 기획하고 조종…구태정치" 쓴소리

  • 장영권 기자
  • 승인 2019.08.12 17:26
  • 댓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영권 기자]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12일 비당권파의 집단 탈당과 관련해 "오늘 민주평화당은 구태정치로부터 해방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의 개회 전 발언에서 "구태정치는 말과 행동이 다르고 명분과 국민이 없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10명이 탈당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로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말리고 설득했지만 무력했다"며 "가지 말았어야 할 길을 끝내 간 것에 대해 참으로 유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탈당 선언문을 읽어본 결과 당원과 국민, 명분 등 3가지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선언문에) 당원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며 "당의 주인인 당원에 대한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는 일방 독주"라고 밝혔다.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평화당 내 제3지대 구축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유성엽 의원이 민주평화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용주, 박지원, 장병완, 장정숙, 유성엽, 천정배, 김종회, 최경환, 윤영일 의원. 2019.08.12 / 뉴시스

정 대표는 이어 "국민에 대한 생각은 껍데기뿐이었다. 회견문에 쓰인 국민은 허울뿐인 레토릭으로서의 국민일 뿐"이라며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탈당의 명분이 없다. 명분 없는 정치는 죽은 정치, 사욕의 정치"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비당권파의 사퇴요구에 대해 "당의 분란 사태의 시작과 끝, 몸통이 바로 본인들로, 그들이 당무에 복귀하면 당은 정상화 되고 분란은 끝나는데, 자기 모순"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당시)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졌을 때 '후단협'(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이 탄생해 30∼40명이 탈당했지만, 다음 선거에서 거의 살아남지 못했다"며 "이들의 탈당이 명분 없는 탈당으로 판명나면 내년 선거에서 '제2의 후단협'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 대표는 "탈당한 10분에게 개인적인 유감은 없고 다시 만나길 바라지만, 한 분의 원로 정치인에게는 유감을 표한다"며 "분열과 탈당을 막아야 할 분이 이를 기획하고 조종한 혐의를 벗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결사체를 만들고 집단 탈당을 강제한 이 분의 행태는 대표적인 구태정치로,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역설했다.

정 대표가 언급한 '원로 정치인'이란 박지원 의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권파는 비당권파의 배후로 박 의원을 지목하고 정계은퇴 요구 등을 하며 각을 세워왔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탈당파는 잊고, 재창당의 길을 가겠다"며 ▲ 개혁정치 ▲ 약자를 위한 정치 ▲ 젊은정치 ▲ 여성정치 등 작지만 강한 정당을 만들기 위한 4가지 자강방안을 제시했다. 당내에서도 비당권파의 탈당에 명분이 없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당권파인 박주현 최고위원은 이어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탈당 사태를 당을 구태정치로부터 '환골탈태'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며 "김대중 정신을 이어받은 정통 야당, 개혁 야당으로 재창당하겠다"고 말했다.

중립파였던 조배숙 의원도 "(비당권파가) 기다리지 않고 이렇게 (탈당으로) 사태를 악화시킨 것은 두고두고 그분들에게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며 "그들에게는 명분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의 뒷벽에는 당의 상징색인 연두색 바탕에 '구태정치에서의 해방'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큼지막하게 걸렸다.

앞서 이승한 대변인은 논평에서 "오늘의 아픔을 딛고 뼈를 깎는 심정으로 재창당의 길로 나갈 것"이라며 "선거 때만 되면 '합종연횡'하는 구태를 용납하지 않는 국민이 있어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당권파와 뜻을 함께 하는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 전현직 회장 일동 역시 기자회견에서 "이합집산을 밥 먹듯 하는 구태정치의 반복이 호남의 정신인가"라며 "탈당파들은 정치적 도박꾼"이라고 했다.

아울러 민주평화당의 제3지대 구축 모임이었던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대안정치) 의원들이 12일 집단탈당한 데 이어 김경진 의원도 탈당과 내년 총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이날 탈당선언문을 통해 "저는 평화당을 탈당한다. 지역적 한계를 가진 정당의 낡은 옷을 벗고 국민이라는 새 옷을 입겠다"며 "내년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겸허한 마음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정치적 측면에서 저는 국민적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 문재인 정부의 탄생 등 정치적 격변기에 결과적으로 지역주의 정당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던 정당에 몸을 담고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 그저 송구스러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거 이후에는 지역 주민들께서 응원해주시는 정당에 입당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 가겠다"며 "주위에 휘둘리지 않고 묵묵히 제 할 일은 하는 그런 사람, 자랑스러운 광주의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평화당은 지난 2월 창당 이후 1년 반만에 대규모 탈당 사태를 맞으면서 원내 제4당 활동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탈당 여파로 의석수가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김 의원의 탈당 선언으로 평화당을 떠나는 의원들은 10명의 대안정치 소속 김종회·박지원·유성엽·윤영일·이용주·장병완·장정숙·정인화·천정배·최경환 의원 등에 이어 총 11명으로 늘었다.

평화당 관계자에 따르면 김 의원은 이날 오후 당사에 대리인을 통해 탈당계를 제출했다. 대안정치 소속 국회의원들은 팩스로 탈당계를 접수했다. 평화당은 이들에 대해서 당비납부 여부를 확인한 뒤 탈당계를 처리할 예정이다.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