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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스페셜’ 563회, ‘바보 섬’ ...개발 vs 보존 딜레마에 빠진 영산도의 선택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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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정미경 기자)  

11일 방영 된 SBS 시사교양 ‘SBS 스페셜’에서는 ‘이장과 사무장’이라는 제목으로 에피소드가 공개되었다. 두 사람이 다시 고향인 영산도로 돌아온 것은 IMF때였다. 다시 섬으로 돌아온 것에 후회하지 않느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이장과 사무장은 “후회는 없어요, 아쉬움은 있지요”, “계속 인구수와 가구수가 줄어드는 것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지요”라며 계속 영산도의 인구수가 줄어들고, 고령 인구만 남는 것에 속상함을 표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태풍 때문에 근처 흑산도로 배를 정박하기 위해 이동했다. 태풍이 심하면 배가 떠내려 갈 수도 있기에, 꽁꽁 묶어두는 것이다. 이들은 배를 지키기 위해 태풍이 요동을 치는 그 배에 계속 머물렀다. 이장은 “우리는 해마다 여름철이 되면 연례 행사에요”라고 말하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다행히 태풍은 조용히 물러갔고, 이들은 다시 영산도로 돌아왔다. 영산도가 이토록 작아진 이유는 거센 태풍들이 연속으로 3년 닥치고 나서부터였다. 태풍 매미가 왔을 당시, 섬의 피해는 상당했다. 사무장의 말에 의하면, 그 때 당시 젊은 사람들은 큰 빚을 지고 전부 육지로 떠나버렸다고 한다.

SBS시사교양 ‘SBS 스페셜’ 방송 캡쳐
SBS시사교양 ‘SBS 스페셜’ 방송 캡쳐

 

할머니들은 홍합을 캐는 바다의 밭 ‘갯밭’이라 부르는데, 홍합은 ‘족사’라고 부르는 실이 진득하게 붙어있기에 잘 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족사’는 조개류가 분비하는 실 묶음으로 족사 한 가닥으로 12kg을 들어 올릴 만큼 접착력이 강해 파도를 견딜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족사를 이겨내고 홍합을 따기 위해, 할머니들은 차가운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위험과 맞서야만 했다. 할머니는 “이게 숨줄이고 명줄이에요. 이게 바위에 붙어있어”라고 하며 홍합을 채취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말했다.

3년간의 홍합 금어기를 제안한 것은 73세의 김은자 할머니셨다. 홍합을 채취하는 것이 섬의 몇 안 되는 수입원인데, 과연 할머니들은 그걸 흔쾌히 승낙할까. 다행히 이장은 “우리 할머니들이 대단한 게 그걸 포기를 했어요. 그때 한창 가격이 오를 때였어요”라고 말했다. 금어기를 견뎌낸 영산도는, 그렇게 3년 만에 홍합 시장이 다시 개재되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마을 회의과정을 거쳐, 최상의 컨디션과 질 좋은 홍합을 채취하기 위해서 어르신들은 1년에 딱 36일만 따기로 합의했다. 홍합은 채취가 끝이 아니라, 손질에도 공이 많이 들어간다. 손질을 마친 홍합은 마을 공동 냉동고에 거쳐 판매하는데, 한 봉지에 1만원씩 받는다고 한다. 이전에 매일 땄던 홍합보다 더 수익이 크다고 한다. 아무래도 홍합이 클 수 있는 시간을 주니, 다른 섬에 비해서 홍합의 질이 월등히 높은 것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영산도의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힘쓰는 마을 주민들의 모습도 공개되었다. 많은 섬들이 젊은 인구의 유입과 지속가능한 수입원을 찾기 위해서 개발에 나섰지만, 영산도는 그 반대였다. 1981년 국립공원으로 지정 된 영산도는 2010년 국립공원 조정당시 탄원서를 제출했고, 그 결과 2012년 국립공원 명품마을로 지정되게 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하지만 그 기쁜 소식과 함께 영산도는 딜레마에 빠졌다. 이대로 보존을 지키면, 무인도가 되고, 반대로 개발을 해서 젊은 인구를 유입하게 된다면, 영산도만의 느낌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영산도에는 젊은이만 없는 것이 아니었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도 마지막을 맞이하기 위해 섬을 떠나게 되었고, 2019년 벌써 4집이나 떠나게 되었다고 한다. 마을 최고령 부부인 88세 최민수 할아버지와 87세 장모열 할머니도 곧 섬을 떠나신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가득 모아놓은 그물들을 소개하며, 아까워 버리지 못하고 있다 말씀하셨는데, 다시 섬에 돌아오면 쓰실 수 있을거라 말하는 제작진에게 “가면 오질 못할거야, 이제 가면 2-3년 안에 죽지라고 말하며 씁쓸하게 웃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서 장모열 할머니 역시 몸이 성치 못해 밭일이나 물질을 전혀 하지 못함을 말하며, “그러니까 자식들 있는 곳으로 가서, 있다가 죽을 날이라 기다려야지”라는 말과 함께 속상함을 전했다. 섬을 떠나는 날까지, 장모열 할머니와 최민수 할아버지는 이장과 마을 사람들에게 건강을 신신당부하며 떠났다.

다음주 SBS 스페셜 방송은 ‘속터지는 엄마, 억울한 아들’이라는 제목으로 에피소드가 공개된다. SBS 시사교양 ‘SBS 스페셜’은 “'PD가 세상을 향해 던지는 화두(話頭)'. SBS가 정규 편성된 본격 다큐멘터리를 선보입니다. 새로운 다큐멘터리, 미래가 보이는 다큐멘터리, 이성적 논리와 감성적 표현으로 다가서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매주 새로운 화제로 방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매주 일요일 오후 11시 5분에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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