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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김어준의 뉴스공장’ NHK 전 PD, “아베 총리, 위안부 다큐멘터리에 압력 가해”

  • 진병훈 기자
  • 승인 2019.08.0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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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훈 기자] 일본의 경제 도발이 외신뿐 아니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도 지지를 받지 못한 가운데 아베 내각 이후 일본의 언론 자유지수가 크게 떨어졌다. 8월 9일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일본 내에 언론이 어떻게 억압받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나가타 코조(전 NHK PD, 무사시 대학교수)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나가타 코조(64) 씨는 54세까지 NHK에서 프로듀서로 재직했으며 <클로스업 현대>라는 프로그램을 담당했다. <클로스업 현대>는 한국의 <PD수첩>으로 비유될 정도로 깊이 있는 탐사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일본의 개헌 반대 집회에서 NHK가 정치적으로 외압을 받은 사건에 대해 내막을 공개해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코조 씨는 당시 위안부 다큐멘터리에 대해 외압을 받은 당사자였다. 그는 “벌써 19년 전 일이다. 2001년 1월 방송 전날 뉴스, 그리고 방송 프로그램 담당자 등이 아베 신조 관방부장관으로부터 불려가 내용에 대해서 설명했다. 아베 부장관은 당시 ‘공평하게 하라’고 했고 일본식 표현으로 ‘캉구레’라고 하는데 ‘감 잡고 하라’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코조 씨는 당시 위안부 다큐멘터리의 편집장이었다. NHK에서 세 번째로 높은 위치에 있는 보도총국장이 아베 부장관을 만나고 돌아온 뒤 프로그램을 바꾸라는 지시를 내린다. 코조 씨는 저항해 봤지만 최종적으로 내용이 변경돼서 전파를 탔다고 한다.

코조 씨는 “일본 헌법 21조에는 언론의 자유와 검열을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있다. 당시 아베 부장관이 방송 내용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 밝혀졌다면 총리가 되지 못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방송에 노골적으로 압력을 행사한 경우도 없었다고 한다. 코조 씨는 “매우 이례적이고 아마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NHK의 모미이 가쓰토 전 회장은 2014년 1월 취임 기자회견을 열어 “위안부는 어느 나라에나 있다”면서 전쟁 범죄를 정당화했다. “정부가 오른쪽이라고 하는 것을 왼쪽이라고 하면 안 된다”며 정권의 낙하산 인사를 자처했다. 아베 정부의 방송 장악 사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코조 씨는 “모미이 가쓰토 전 회장은 아소 현 부총리의 친구다. 아베 총리의 의향에 딱 맞는 낙하산 인사였다. 이토록 노골적인 인사 개입은 일본에서 매우 드물고 놀라운 일이어서 당시에도 비판이 많았다”고 말했다. 지금은 우에다 료이치 씨로 회장이 바뀌어 모미이 가쓰토 전 회장처럼 노골적이진 않지만 정부 측으로부터 압력은 여전히 가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일본의 세계 언론자유지수가 67위로 추락했다. 코조 씨는 “8년 전 2011년에는 일본 세계 언론자유지수가 11위였다. 불과 몇 년 사이에 56순위나 떨어진 것이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는데 ‘특정비밀보호법’이나 ‘집단자위권’을 추진한 배경이 있고 NHK와 같은 미디어에 정부의 압력이 강력하게 들어온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 봄에는 일본의 주요 방송국 간판 뉴스 앵커였던 3명이 모습을 감추게 됐다. NHK의 구니야 히로코, TBS의 기시이 시게타다, TV아사히의 후루타치 이치로가 그들이다. 코조 씨는 “지상파 뉴스의 간판 앵커가 방송에서 사라지는 것은 매우 비상식적인 일이다. 그 앵커들은 정부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아베 정권의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일본 언론인들의 저항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코조 씨는 “마음이 아프다. 2000년 초 일본에 드라마 <겨울연가>가 소개된 계기로 한국 드라마가 넘쳐나게 됐다. 한국의 드라마뿐만 아니라 음식을 좋아하는 젊은이들과 여성들이 늘어나 한류 붐이 일었다. 음악에서 영화까지 팬들이 급격히 늘어났다”고 말했다.

일본 내에서 한국의 이미지가 매우 좋게 형성됐고 오사카나 도쿄에 있는 코리아타운을 방문하는 젊은이들도 여전히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일본의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한국 이미지가 나쁘지 않다는 것. 그러나 아베 정권 이후 특히 한국에 대해서 부정적인 방송이 늘고 있다.

코조 씨는 “최근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라든가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일련의 일들이 있었다. 일본의 언론 쪽에서 머리를 좀 식히고 좀 더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영화 <택시 운전사>, <1987>, 용산 참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소수의견), 최승호 감독의 <공범자들> 등을 언급하며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일본의 저널리스트들과 일반 시민들이 한국 언론인들의 민주화 투쟁에 대해서 큰 관심을 보인다는 것. 또 “한국 시민들의 노력에 대해서도 지대한 관심이 있다는 점을 한국인 여러분들이 알고 있길 바란다. 일본의 저널리스트들도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략 2015년 기준으로 혐한 정서를 가진 해설자들이 일본 방송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가 이뤄진 이후에는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방송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코조 씨는 아베 정부 압력의 결과물로 해석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서 호의적인 의견을 갖고 하는 해설자가 최근에 줄어들고 있어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tbs TV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 캡처
유튜브 tbs TV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 캡처

일본은 자국뿐 아니라 독일 내에서 전시되고 있는 소녀상 철거까지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표현의 부자유’가 주제였기 때문에 일본 내 반발도 심상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조 씨는 아이티 트리엔날레의 집행위원 중 한 명으로 당시 현장을 목도하기도 했다.

코조 씨는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16명의 작가가 발표했다. 이들 작품은 모두 일본의 다른 미술관에서 전시가 중지되거나 발표의 자리를 빼앗긴 작품들이었다. 지난주 월요일(7월 29일)에 김윤성-김서경 작가와 함께 소녀상을 가지고 들어와서 준비 작업을 직접 돕기도 했다. 전시가 시작된 후 수많은 관객들이 사진도 찍고 의자에 앉기도 해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런데 전시 직후부터 항의 전화가 쇄도했다. 어젯밤(7일)에는 가솔린과 휘발유를 뿌리겠다는 협박 팩스가 오기도 했다. 결국 사흘 만에 전시를 중지할 수밖에 없었던 점에 대해 코지 씨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다. 코지 씨는 “어제(8월 8일)도 일본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전시가 재개되기를 바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치 트리엔날레에는 일본 정치인들의 압력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코지 씨는 “일본 정부가 아이치 트리엔날레 전시에 돈을 주고 있는데 스가 일본 관방장관이 ‘엄격하게 체크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이렇게 정치가가 정부 자금의 사용처에 대해서, 특히 예술 분야에 사용되는 것에 대해서 개입하는 것은 매우 나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가와무라 나고야 시장은 오무라 아이치현 지사에게 소녀상 철거를 강력히 요구했다. 코지 씨는 “이런 발언은 매우 폭력적인 처사다. 이에 오무라 아이치현 지사는 ‘이것은 헌법 위반일 가능성이 있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항의했다”고 설명했다. 

코지 씨는 당시 아이치 트리엔날레 현장을 지켜본 인물 중 한 사람이었다. 코지 씨는 “가와무라 나고야 시장이 소녀상을 보러 왔을 때 옆에 있었는데 그 행동도 매우 무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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