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진병훈 기자) 일본의 경제 도발이 외신뿐 아니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도 지지를 받지 못한 가운데 일본 측이 우리 정부와 모든 외교 채널을 차단하고 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5일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원래 외교를 잘하는 나라였는데 아베 정부는 여기에서 벗어났다. 힌트는 오노데라 자민당 안보조사회장에 있다”고 설명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 2월 4일, 자민당 내에서 오노데라 회장은 “호주부터 싱가포르까지 한일 관계가 악화된 원인으로 문재인 정부를 지목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덧붙이면 “문재인 정부가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 정치적으로 높은 위치가 아니다. 국제 여론에 호소해서 한국을 무시해야 한다. 사실에 입각한 냉정한 항의로 볼 수 있다. 모든 문제에 대해 정중하게 무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발언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자민당 내에서 오노데라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이 완전히 공표됐고 G20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상회담 제안을 거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가 주변 나라로부터 무시를 당하고 있다는 오노데라 회장 주장의 근거는 무엇일까? 호사카 유지 교수는 그 근거가 중앙일보 영어판이라고 말했다.
CSIS의 마이클 그린이 중앙일보 영어판을 인용해 기고한 내용을 오노데라 회장이 가져와 주장했던 것이다. 마이클 그린은 대표적인 친일파로 알려진다. 김어준 총수의 주장에 따르면 일본으로부터 로비를 받은 기록도 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지난 7월 10일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극우 매체들이 한국의 자칭 보수 매체들을 인용하고 있다”며 특히 조선일보 쪽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조선일보 일본어판 내용이 한국 사람들 여론의 50%라고 믿는 일본인들이 많다. 심지어 댓글을 일어로 번역하는 일도 있다”고 주장해 조선일보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70회에 출연했던 호사카 유지 교수는 “조선일보가 댓글을 일본어로 번역하는 것뿐만 아니라 별도로 기사화하고 있다”며 “이틀에 한 번씩 기사를 쓰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오노데라 회장은 후지TV에 출연해 “조선일보 기사 중에서 올해 5월이라고 보고받았습니다만, 대량 파괴에 전용 가능한 전략물자가 한국에서 위법으로 유출되는 게 급증하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오노데라 회장은 아베 총리의 측근으로 지난 6월 10일, “자민당 강연회에서 문재인 정부와 관계가 좋지 않다”며 사실상 한국 정권의 교체를 바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가 인용한 조선일보에는 “대량살상무기(WMD) 제조에 쓰일 수 있는 우리 전략물자가 제3국을 경유해 북한이나 이란 등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되어 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일본 국회에서 조선일보가 인용되고 있다는 것이 가장 심각하다. 심지어 댓글까지 소개하고 있는데 지난해 12월 4일에는 외교방위위원회에서 한국 정부가 비열하다는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청구권 협정 당시 한국 정부가 모든 돈을 가져갔다면서 한국 정부에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주장했다. 또 찬성 219, 반대는 11이 되어 있다는 댓글을 일본 의원들이 발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검증되지도 않은 댓글을 국회에서 벌언하면서 마치 문재인 정부가 한국 내에서 지지를 받지 못 하고 있하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호사카 유지 교수가 언급한 해당 의원은 입헌민주당의 백진훈 의원으로 일본판 조선일보의 사장이다. 아버지가 한국인, 어머니가 일본인으로 국적은 일본이다.
이 같은 사실을 알린 호사카 유지 교수는 “45년 이전으로 일본이 완전히 회귀했다. 패전 이전의 그 향수를 현실화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그런 발언도 실제로 있었다. 이런 이상한 생각에 사로잡힌 집단이 정치권에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후지TV 논설위원이 이번 수출규제로 인해 한국 내 여당에서도 문재인 정부를 반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박근혜가 탄핵당한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도 탄핵 움직임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베 최측근인 오노데라 회장은 지난 6월 10일에도 문재인 정권이 교체해야 된다고 노골적으로 발언했다”고 덧붙였다.
이영채 교수(일본 게이센여학원대)는 “일본의 경제 도발에 대해 한국이 패닉 상태로 빠질 것으로 본 것 같다. 그러나 한국은 들불처럼 들고 일어나 일본에 저항하고 있다. 거꾸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도 올라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NHK부터 아베 측근이 모두 장악했기 때문에 TV조선처럼 상업화가 되어 버렸다. 아베 정부를 향한 비판이 전무하고 모든 패널이 일방적인 논리를 펼치고 있다. 미디어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영채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정상회담을 거부한 일본이 자신감이 없었을 것이라고 봤다. 일본 내에서도 이견이 많고 불협화음이 있으니 아예 대화를 끊었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 의원들이나 외무상 등 관계자들이 가이드라인만 들고 오고 있다. 국제 사회에서도 지지를 받지 못하니 국내에서는 지지를 받고 있다고 왜곡하고 있다. 단결하라는 (아베 정부의) 가이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APT) 의장성명에 일본의 경제 도발 조치를 우려하는 내용이 담겼다. 싱가포르와 중국도 일본을 타깃으로 발언하면서 한국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이영채 교수는 “동아시아에서 경쟁력 있는 한국을 일본이 공격하는 것처럼 보였다. 백색국가에서 유일한 한국을 배제한다고 하니 모든 아시아가 일본이 아직 제국주의를 버리지 못 했다는 걸 깨닫는 자리”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과 미국 시민들도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지금 아베 정부는 60년의 신뢰 있던 역사를 잃어버렸다. 식민지 시절이 존재했던 라틴 아메리카와 아프리카가 있어서 WTO 제소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아사히, 도쿄, 마이니치 등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신문사에서는 경제 상황을 잘 알기 때문에 이번 경제 도발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본은 현재 한국과 미국으로 무역 흑자를 내는 나라로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흑자가 줄어들면 유일하게 한국뿐이다. 일본의 경기가 나빠진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영채 교수는 “도쿄의 부동산이 팔려나가고 오사카로 움직인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 제재까지 가하면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다. 재계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일본회의에서는 경제 도발에 대해 승리의 날로 규정하고 있다고 한다. 이영채 교수는 “천황의 연호를 다시 회복한 것이 일본 극우들의 첫 출발이었다. 2015년 집단적 자위권을 인정하고 이제 남은 것이 헌법인데 이를 일본 내 강경파들이 주도하면서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영채 교수는 “일본 국민들은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고 있다. 분명히 패배의 날이었는데도 쇠퇴한 역사관으로 정당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