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인터뷰] '봉오동 전투' 류준열, 독보적 행보의 이유 "시대를 반영하는 얼굴이 되고 싶다" (종합)

  • 한수지 기자
  • 승인 2019.07.31 23:55
  • 댓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수지 기자] 배우 류준열이 '국찢남'으로 돌아왔다. 비주얼 뿐 아니라 눈빛 역시 국사 책을 찢고 나온 듯한 그와 좀 더 긴 이야기를 나눴다.  

3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봉오동전투'의 주역 류준열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올해 다작을 한 배우답게 인터뷰 역시 노련해지고 여유가 흘렀다. 이름 없는 역사 속 인물 이장하를 그려낸  배우 류준열은 '봉오동전투'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영화 '봉오동전투'는 1920년 6월에 독립군 연합 부대가 중국 지린 성의 봉오동 계곡에서 일본군과 싸워 크게 승리한 전투를 처음으로 스크린에 담아냈다.

배우 류준열은 빠른 발과 정확한 사격 솜씨로 독립군을 이끄는 독립군 분대장으로 이장하를 연기했다. 임무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고 돌진하는 성격 때문에 매번 해철(유해진)을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인물이다.

영화를 본 소감에 대한 질문에 그는 "의미있고 관객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가 나온 것에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요즘시대에 나라를 뺏긴다는 말이 와닿지는 않지만 어찌보면 100년밖에 안된 일이기도 하다. 그 시기를 잊고 살아 어색하다는 것에 놀라가다도 '그분들의 희생을 잊고 살았구나'라는 생각에 남달랐다"라고 속깊은 대답을 내놓았다.

또 "기존 역사 영화들이 아픔이나 상처등에 다뤘다면 '봉오동 전투'는 승리의 역사를 다룬 작품이다. 한명의 특정 인물, 영웅의 이야기가 아닌 숫자로밖에 기록될 수 없는 이름 없는 영웅들을 다룬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라며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류준열은 영화를 준비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단어에 대해 '국찢남(국사책을 찢고 나온 남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국찢남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제가하고 싶었던 연기도 그 지점과 비슷하다. '원래 거기에 있었던 사람같아요'라고 해주셔서 너무 좋았다"라고 말했다.

류준열 / (주)쇼박스
류준열 / (주)쇼박스

류준열은 '봉오동전투'의 장하 역을 완벽 소화하기 위해 사격을 3개월 정도 연습했으며 와이어 액션에도 처음 도전했다. "영화 속 총이 실총인지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 총이었다. 일본, 영국, 러시아에서 썼던 총들을 실제 수입해서 엄청 고가라고 들었다. 실탄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탄두가 안나가는 것 뿐이지 실제와 모양은 똑같았다. 가까이에서 쏘면 위험할 수 있어 위험에 주의하면서 촬영했다"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다.

액션 촬영이 많았던 만큼 부상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다행히 부상 입은 적은 없다. 피지컬 팀이라고 의료팀이 항시 있었다. 보통은 액션신을 찍을 때만 계시는데 이번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했다. 저는 발목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발이 아예 돌아가지 않게 발목테이프로 고정을 하고 찍었다. 너무 꽉메서 피가 안통해 다시 메기도 하면서 촬영했다"라며 안전에 각별히 유의했던 당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류준열 / (주)쇼박스
류준열 / (주)쇼박스

와이어 액션에 대해서도 "무서웠다. 쭉 땡겨져서 올라가는데 무섭더라. '연습 좀 하고 찍어야되는거 아니냐'고 말했더니 무술감독임께서 '파주라고 생각해'라고 하셨다. 그만큼 안전에 자신이 있으셨던 것 같다"라고 웃음을 자아냈다.

'택시운전사' 이후 다시 함께 호흡한 유해진에 대한 경외감을 표하기도 했다. "저도 평소 몸쓰는 것을 좋아하고 즐겨하는 데 유해진 선배님은 넘버원이었다. 선배님들이 후배들을 위해 힘들어도 안힘든 척 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유해진 선배님은 아니셨다. 산에서 계속 촬영하는 것도 모자라 걸어서 올라가고 걸어서 내려오셨다. 부족하셨나 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현장의 분위기는 선배님들이 만들어주시는데 유해진 선배님이 워낙 유쾌하신 분이어서 저도 어울려서 흉내도 내고 농담따먹기도 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캐릭터 구축 과정에서 겪은 갈등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저는 황해철(유해진)과 장하(류준열)의 형님아우 간의 애틋한 관계를 표현하고 싶었는데 감독님께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과묵하고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 이장하의 모습을 이어가기를 바라셨다.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부분들은 선배님들께서 알아서 잘 연기해주시더라. '장하는 우리랑 각이 달라'라는 대사도 선배님들의 애드립이었다. 저의 고민들을 알고 그 부분을 더욱 살려주셔서 역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라며 유해진, 조우진의 베테랑 다운 모습에 감탄했다.

극 중 류준열은 말수가 없고 웃지도 않으며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다. 대신 눈안에 이야기가 담겼다는 느낌을 받는다. "제가 처음 이장하에서 느낀 느낌 그대로 시나리오에도 있었다. 대본에 이장하는 청명한 눈을 갖고 있다고 적혀있었다. 청명함이라는 말이 와닿았다. 맑고 밝다는 뜻인것 같은데 장하 뿐아니라 모든 군인들이 다 그랬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그는 청명한 눈빛을 이야기할때 더욱 눈을 반짝였다. 

류준열은 매번 인터뷰나 공식석상에서 여전히 자신의 연기를 부끄러워 보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본인이 나오는 장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을 묻는 질문에 "뛰는 거 열심히 뛰고 총도 좀 열심히 연습해서 그런 부분이 잘 나타난 것 같다. 청명한 눈 부분이 잘 표현되서 마음에 든다"라고 답했다.

올해 류준열은 '독전' '뺑반' '돈'에 이어 '봉오동 전투'까지 쉴틈없이 달려왔다. "당연히 팬분들과 제 영화를 사랑해주시는 분들 덕분인 것 같다. 배우로서는 기다려주는 팬들이 있는 것이 감사하다. 일할 때가 제일 재밌고 마음이 편하다. 쉬는 것이 고통스럽더라. 저는 놀줄 모르는 사람인 것 같다. 데뷔 전부터 그 패턴을 유지하려고 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류준열 / (주)쇼박스
류준열 / (주)쇼박스

다작뿐 아니라 흥행 타율도 상당하다. 비슷한 데뷔 시기의 또래 배우들과 비교하면 더욱 독보적인 행보다. 이제는 다수의 신인 배우들이 그의 작품 선택 기준을 궁금해한다. 이에 그는 "매니지먼트와 얘기하며 상의하지만 제가 보고 싶은 영화를 선택하는 편이다. 시대가 원하는 얘기에 관심이 생기는 것 같다. 연기를 공부할때 시대를 반영하는 얼굴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저 역시 이시대가 원하는 얼굴이 되어야한다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시대를 반영하는 얼굴이 되어야 한다'는 그의 어록에 현장에서는 '오~'라는 감탄사가 나오기도 했다.

그의 어록자판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인터뷰 말미 앞으로의 소망을 묻는 질문에 "사랑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세상이 너무 각박하다. 사랑한다는 말이 일상적인 말 같지만 쉽지가 않다. 타인에게 엄격하기 보다 주변사람들을 더 챙기라고 얘기하고 싶다"라며 "언젠가는 사랑으로 자동차를 굴릴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남겼다.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로 인터뷰를 이끈 류준열은 극중 이장하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다작에도 불구하고 매번 새로운 인물이 되어 나타나는 그가 또 어떠한 다른 얼굴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