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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다큐멘터리 3일’ 수원시청 여자 아이스하키팀… 평창동계올림픽의 그녀들이 다시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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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진병훈 기자) 28일 KBS2 ‘다큐멘터리 3일’에서는 수원시청 여자 아이스하키팀을 만났다. 수원시청 여자 아이스하키팀은 국내 최초의 여자 실업팀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 누구도 섣불리 꿈꾸지 못했던, 어느 날 선물처럼 다가온 기회.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선수들이 다시 뭉쳤다. 첫 승리를 위해 한발씩 나아가는 그들을 제작진이 72시간을 동행했다.

김도윤(38) 감독은 “책임감이 무겁다. 저희가 잘해야 다음 팀이 생기니…” 그는 훈련 중에도 조급해 보였다. 상설 빙상장을 빌려 쓰느라 시간도 부족하고 한두 가지 운동이 잘 안 돼서 민감해 보였다.

지난 12일 오후 6시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의 실내 빙상장. 이곳은 365일 겨울 날씨지만 이들에게는 예외다. 차가운 얼음판 위가 가장 뜨거운 것이다.

공격수 이연정(26) 씨는 “힘든데 재밌다”며 웃음을 잃지 않았고 수비수 이은지(19) 양은 “보호대를 하고 있어도 아프다. 퍽이 굉장히 딱딱해도 소용이 없다. 얼굴로 날아오면 무섭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아이스하키는 남성 스포츠계의 대명사였다. 빠른 스피드와 몸으로 승부하니 그만큼 거칠고 체력 소모가 빠르다. 작년 12월에 창단한 여자 아이스하키팀은 워낙 저변이 약해 선수 영입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수원시 체육회 선수촌에 모여 있는 선수들이 마스크를 벗자 앳된 얼굴을 그대로 드러냈다. 땀으로 세수한 듯한 모습이지만 즐거움은 잊지 않고 있다. 옷 갈아입어야 한다며 제작진에게 하소연하는 그녀들에게 힘겨운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다들 타지에서 온 선수들이라서 합숙하다시피 하고 있다. 힘들게 훈련하던 선수들 중에는 밤늦게 공놀이를 하고 있었다. 다른 선수들은 운동을 끝내고 샤워를 즐기고 있는데 여전히 운동에 빠져 있다.

이 중에는 축구를 한 선수도 있었다. 축구선수를 했다는 주인공은 “말하지 마. 내 오점이야”라고 농담을 던져 제작진에게도 웃음을 줬다. 그때 주장의 호출로 야식을 즐기기 시작한 그녀들.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

골키퍼 한도희(26) 씨는 “너무 허기져서 운동량이 너무 많다 보니까 보충 안 하면 또 다음날 기진맥진하다”며 야식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 중에는 해설위원을 맡았던 안근영(29) 씨도 있었다.

근영 씨는 “저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고 M사의 해설 위원으로…”라며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고 각자의 생계를 위해 뿔뿔이 흩어진 선수들은 실업팀이 생기고 나서야 다시 뭉칠 수 있었다.

처음 겪어보는 실업팀 생활은 어떨까? 근영 씨는 “일단은 스틱의 개수가 달라졌다. 대표팀에서는 2자루 정도밖에 안 나왔다. 보통 쓰는 게 한 달에 한 자루는 쓰고 있다. 지금은 7자루나 8자루가 나오고 있다”며 편안히 운동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도희 씨는 “실업팀 생기기 전에는 생계유지가 어려웠다. 대표팀 생활로는 진짜 어려웠는데 시청팀이 생기고 저희도 직장인처럼 운동하고 급여도 받다 보니까 엄마가 되게 좋아했다. 저보다 더 좋아했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연정(26) 씨는 무릎이 아파서 진료를 보러 일찍 일어났다. 4, 5년 전에 무릎을 다쳤고 완전히 치료도 하지 못한 채 운동을 계속하고 있었다. 연정 씨는 최근 통증이 재발해 걱정이 크다.

병원에서는 ‘뛰어도 됩니다’라고 단정 짓지 못 했다. 중간에 통증이 심해지면 당연히 시합을 그만해야 한다. 통증이 더 심해지면 정밀검사도 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녀는 포기할 수가 없었다.

아이스하키가 무조건 재미가 좋아서 뛰는 이유도 있지만 수원시청은 곧 첫 공식 경기를 앞두고 있다. 연정 씨는 “사람이 없어서 내가 뛰어야 한다”며 미소 지었다.

전국 중등부 아이스하키 선수권대회의 번외경기를 뛸 예정인 그녀들. 해외는 이런 경우가 많다고 한다. 상대팀은 중등중학교다.

공격수 한수진(33) 씨는 “저번에 연습 경기로 이기긴 했는데 남자선수들이라서 힘들었다. 힘이나 속도에서 아무래도 남자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첫 공식대회다 보니 선수들이 느끼는 부담도 크다. 주변에서 바라보는 기대 섞인 시선도 크다. 그 바탕에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자리 잡고 있었다.

공격수 최지연(22) 씨는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남북단일팀 북측 선수의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북측 선수의 익살스러운 메시지가 인상적이었다.

지연 씨는 “실제로 만나 보니까 우리 나이대 사람들이랑 생각하는 것도 똑같고 되게 착해요. 너무 착해서 놀랐어요. 다시 만나보고 싶긴 해요.”라고 밝혔다.

그날이 없었다면 지금의 실업팀이 창단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김도윤 감독도 당시 코치를 맡으면서 선수들과 인연이 됐다. 김도윤 감독의 너그러운 지도 방법도 인상적이다.

김도윤 감독은 일대일로 선수를 만나 영상을 통해 실수를 지적하고 있었다. 그는 “팀원들 앞에서 실수를 지적하면 여성 선수들이라서 삐쳐요. 미리 점검하는 것도 좋죠.”라고 밝혀 선수에게도 웃음을 줬다.

KBS2 ‘다큐멘터리 3일’ 방송 캡처
KBS2 ‘다큐멘터리 3일’ 방송 캡처

아이스하키팀에게는 감독과 선수 외에도 꼭 필요한 존재가 있다. 바로 장비 매니저다. 천문성(30) 씨는 선수들이 사용하고 있는 장비를 관리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스케이트를 일일이 점검해야 선수들이 항상 제일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의 경기력을 좌우하는 스케이트 관리는 전문 기술이 필요하다.

이름을 안 적어 놓아도 스케이트만 봐도 선수 이름을 맞힌다는 문성 씨. “딱 봤을 때 100%는 아니지만 80%는 알 수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한창 작업 중인 것은 누구의 스케이트일까? 16번 부주장 조수지 선수의 스케이트였다. 작업 구별이 이렇게 가능할 수 있는 데에는 선수들마다 원하는 게 다르기 때문이다.

문성 씨는 “(조수지 선수는) 조금 까맣고 날이 낮고 균형이 앞뒤로 조금 라운드 작업이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장비 매니저 4년차인 문성 씨가 불모지나 다름없는 이곳에 온 이유는 단 하나였다. 바로 최고의 여자 아이스하키팀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KBS2 ‘다큐멘터리 3일’은 매주 일요일 밤 10시 4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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