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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리스트 배제 영향은? 소재부품산업 대일 의존도 지속 감소 중…소재산업 국산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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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기술력 격차 축소…일본의 대한국 의존도는 커져

(톱스타뉴스 김명수 기자) 일본이 오는 2일 각의를 열고 한국을 우방국인 화이트리스트 국가(백색 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개정안이 가결될 경우 1천100여개 품목의 수입이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로 바뀌게 되어, 일본 제품 수입을 위해서는 매번 서약서와 사업내용 등을 담은 각종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산업부는 조만간 소재부품산업의 대일 경쟁력을 줄이기 위한 소재부품 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사유를 가지고 일방적이고 차별적인 조치를 한다면 거기에 맞춰서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재부품 수입에서 특히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일본이 '경제보복'의 무기로 삼은 소재부품산업에서 한국의 대(對)일본 의존도가 점진적으로 감소한 반면, 일본의 대한국 의존도는 오히려 올라갔다는 연구가 있다.

한국의 대일 의존도가 일본의 대한 의존도보다 4배 가까이 높아 양국 간 생산능력과 기술력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28일 한일경상학회에 따르면 이홍배 동의대 무역·유통학부 교수는 '한국 소재부품의 대일본 무역적자 축소 원인 고찰' 논문에서 한국 소재부품산업은 만성적으로 일본에 높은 의존도를 보였으나 한국의 기술력 제고 노력 등에 힘입어 양국 산업구조가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이 지난 4일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에 대해 수출규제 조치를 취하면서 한국 산업에 적신호가 켜진 배경은 높은 대일 의존도 때문이다.

이 교수는 일본 소카(創價)대에 유학하고 꾸준히 한일 산업에 대해 연구해온 대표적인 '지일파' 학자다.

한국 소재부품의 대세계 무역흑자는 2000년 93억달러에 불과했지만 2005

한국 소재부품의 대일본 무역적자 추이 (단위: 억달러) / [자료: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이홍배 교수 논문]
한국 소재부품의 대일본 무역적자 추이 (단위: 억달러) / [자료: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이홍배 교수 논문]

년 227억달러, 2010년 779억달러, 2015년 1천50억달러, 2017년 1천137억달러 등 빠르게 증가했으나, 한국 소재부품산업은 일본과의 무역에서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한국 소재부품의 대일 무역적자는 2000년 103억달러에서 2010년 242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이후 점차 적자 폭이 줄면서 2017년 160억달러까지 감소했다.

 

2000∼2017년 전체 대일 무역적자에서 소재부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91.2%에서 56.5%로 줄었다.

이 교수는 "과거와 달리 양국 간 무역 관계가 일방적인 의존구조에서 탈피해 쌍방향적 의존구조로 전환됐음을 의미한다" 말했다.

두 나라 산업 간 수입의존도를 보여주는 지표인 국제기술분업도(ITS) 지수를 보면 한국의 대일본 국제기술분업도 지수는 2000년 0.0238에서 2015년 0.0171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반대로 일본은 0.0017에서 0.0045로 2.6배 늘었다.

1999년 일본 경제산업성이 처음 도입한 국제기술분업도 지수는 의존도가 높을수록 1에, 작을수록 0에 가까워진다.

2000∼2015년 한·일 국제분업도 지수 추이 [이홍배 교수 논문]
2000∼2015년 한·일 국제분업도 지수 추이 [이홍배 교수 논문]

수치상으로 보면 한국의 대일 의존도가 일본보다 4배 가까이 높지만, 추세적으로는 한국은 대일 의존도는 줄고 일본은 대한국 의존도가 높아진 모습이다.

세부적으로는 원천기술에 의한 생산기술 요인과 중간재 투입 요인이 감소했다.

한일 간 보유한 원천기술의 격차와 일본에서 한국으로의 중간재 수입이 줄었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실질적으로 한일 간 생산기술 수준 차이가 2000년 이후 큰 폭으로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한국 정부가 전개한 다양한 소재부품의 산업고도화 지원 정책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한일 간 의존도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어 당분간 대일 적자 구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책적 노력과 전략적 기술개발, 시장개척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년 좁혀지는 한일간의 기술격차를 볼 때 아베의 이번 수출규제 조치는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에 추월당하는 일본의 불안감이 뒷배경으로 작동한 것일 수도 있다.

한국의 경제성장은 일본에게 좋은 시장이기도 했지만, 한 때는 일본이 지배했던 시장을 한국이 빼앗아 온 시장도 많기 때문이다.

이번 한일간의 갈등은 세계자본주의 시장의 흐름을 볼 때 언젠가는 부딪힐 수 밖에 없는 갈등일 수도 있는 만큼, 소재부품 산업의 국산화를 통해 대외적 요인으로 산업과 경제가 흔들리는 것을 막아야 하다는 교훈에 주목할 때다.

불매운동의 방향도 일본산 재료쪽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일본에서 재료를 수입해 제품을 생산하는 한국 기업들이 차제에 국산 재료로 갈아탈 경우 국내 기업이 생산한 소재와 부품 및 재료의 품질도 향상되면서 국내 경제도 활성화될 수 있다.

국민적 정서는 얼마전 의정부시의 고등학생들이 쓴 손팻말에서 잘 드러난다.

"독립운동은 못했어도 불매운동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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