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스롱 피아비, 남편 김만식과의 운명적 만남…캄보디아서 꽃피운 사랑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톱스타뉴스 장영권 기자) 피아비 씨의 고향은 캄보디아의 캄퐁참으로 수도 프놈펜에서 차로 네 시간이나 걸리는 시골 마을이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 힘들게 자랐고, 한때 의사가 되고 싶은 꿈을 학업과 함께 일찍이 포기해야 했다. 부모를 도와 감자 농사를 하다가 운명처럼 지금의 남편을 만나 국제결혼을 하고 남편과 함께 청주에서 살고 있다.

평번한 가정주부였던 스롱 피아비.

타국생활에 힘들어하는 아내가 안쓰러워 남편이 취미라도 만들어 줘야 겠다는 생각에 데려간 당구장에서 그녀의 인생을 바꾼 당구를 만났다. 스롱 피아비의 특출난 당구 재능에 남편은 그녀가 프로당구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외조했다. 피아비 씨는 선수등록 1년 반 만에 국내 랭킹 1위, 세계 랭킹 3위를 달성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캄보디아 아이들을 위해 가진 학교 건립의 꿈을 이뤄가기 시작했다.

스롱 피아비 씨는 이제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당구계 유명인사가 됐다. 길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종종 싸인 요청도 받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런 아내의 연습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걱정인 남편 김만식 씨다.

스롱 피아비 페이스북
스롱 피아비 페이스북

혼자 인쇄소를 운영하며 당구선수인 아내를 뒷바라지하고 있는 김만식 씨는, 늘어가는 그녀의 당구 실력을 보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보람이라고 한다. 자칭 매니저이자 최초의 당구 스승으로, 틈만 나면 당구 이야기를 꺼내는 애정 어린 잔소리쟁이다.

남편의 잔소리가 아니어도, 스롱 피아비 씨는 지독한 연습벌레다. 하루 열두 시간은 기본으로 연습한다. 불이 붙으면 스무 시간을 당구대 앞에서 보내기도 한다.

신혼 초에 낯선 타국 땅에서 외로워하던 아내를 본 남편은 “취미라도 만들어 주자”는 마음으로 당구장에 데려갔고, 그곳에서 그녀의 놀라운 재능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한국어가 서툴러 그림 교본으로 당구를 배웠다. 열두 시간 연습은 기본이고, 어려운 당구 기술을 익혀야 할 때는 스무 시간을 당구장에서 보내기도 한다. 당구 훈련은 당구대 앞에서의 외로운 싸움이지만, 그녀에게는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부부에게는 함께 이루기로 한 꿈이 있다. 피아비 씨가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열악하게 살고 있는 캄보디아 아이들의 사진을 보게 됐고, 눈물을 흘리며 돕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아내의 꿈을 이뤄주기로 결심한 김만식 씨는 “당구만 잘 쳐라, 나도 당신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큐대를 잡는 폼부터 예사롭지 않던 피아비 씨는 빠르게 경기 방식을 익히더니 어려운 당구 기술까지 척척 습득했다. 김만식 씨는 아내의 재능을 알아보고, 당구만 잘 치라며 외조를 시작했다. 피아비 씨는 매일 반복되는 강행군을 거쳐, 선수 등록 1년 반 만에 국내 여자당구 랭킹 1위, 세계 여자당구 랭킹 3위에 각각 올랐다.

인쇄소를 운영하는 남편 김만식 씨는 아내의 내조를 받던 예전과 달리 아내가 당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홀로 인쇄소를 운영하며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매니저 겸 운전기사를 자청해 대회를 따라다니거나, 경기 영상을 찾아 분석하며 감독 역할도 한다. 피아비 씨가 스타가 되면서 스케줄이 많아지며, 불가피하게 훈련을 거르는 날이 많아지자, 연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내정해 보이지만 애정이 어린 잔소리를 늘어놓기도 한다.

남편의 잔소리가 아니어도 피아비 씨는 지독한 연습 벌레다. 하루 열두 시간은 기본이고, 스무 시간을 당구대 앞에서 보낼 때도 있다. 그래도 가끔은 쉬고 싶지만, 화장대 앞에 붙여놓은 캄보디아 아이들의 사진을 보며 결의를 다진다. 그 사진 아래에는 “나는 이들을 위해 살 것이다”라는 다짐을 적어 둔 것이 눈길을 끌었다.

스롱 피아비 / KBS1 인간극장
스롱 피아비 / KBS1 인간극장

남편 김만식 씨는 “집사람이 음식을 맛없게 하는 건 용서하는데 당구 못 치는 건 용서 안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KBS1 다큐 미니시리즈 ‘인간극장’에서 스롱 피아비 씨는 김만식 씨와 연습 삼아 당구 시합을 붙었다. 남편의 성화에 못 이겨 나온 당구장이었지만, 당구 실력으로 압도하면서 그의 습관 같은 잔소리가 멈추게 했다.

김만식 씨는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공을 훨씬 많이 알고 있는 걸 보니까 오늘 정말 여기(당구장) 잘 왔고, 제가 앞으로 피아비에게 (당구로 이제) 이래라저래라 이야기할 입장이 아니라는 게 느껴진다”며 멋쩍어했다.

다음날 스롱 피아비 씨는 잔소리는 좀 심하지만 가게 일을 혼자 하며 자신이 당구 연습을 할 시간을 널널하게 마련해주는 남편의 식사를 준비하며 “남편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더 잘해야겠다고 느낀다. 남편도 힘들 때가 많다. 밥도 못 먹고. 저 때문에 (일하고) 저를 다 키운 것 같다”며 방송 카메라 앞에서 감사함을 전했다.

방송에서 스롱 피아비는 자신의 어린 시절처럼 꿈을 꿀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위해 살기로 했다. 구충제, 학용품 지원 등 벌써 실천에 옮기고 있는 모습이다. 아울러 캄보디아에 스포츠 전문학교 건립이 꿈꾸며, 당구대회에서 받은 우승상금을 차곡차곡 모으고 있다. 벌써 추진 중으로 학교 부지도 계약해 뒀다.

베트남에서 월드컵 경기를 치른 피아비는 대회를 마치고 캄보디아의 친정집을 찾았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집 근처에 있는 초등학교에도 방문했다. 캄보디아 아이들을 만나 한국에서 가져온 구충제와 학용품을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스롱 피아비 페이스북
스롱 피아비 페이스북

스롱 피아비 씨는 “(저 자신이) 너무 자랑스럽다. 이렇게 좋아하는 걸 보니까 더 힘이 나는 것 같다. 너무 좋다. 그냥 보는 것과 직접 경험하는 것은 많이 다르다. 그래서 힘든 게 없어졌다. 다 사라졌다”고 말했다.

한 학생은 “피아비 언니가 성공한 것처럼 저도 열심히 공부해서 언니처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쇄소에 딸린 단칸방, 피아비 씨의 소박한 화장대 앞에는 캄보디아 아이들의 사진과 “나는 이들을 위해 살 것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가 붙어있다. 어린 시절의 자신처럼 가난 때문에 꿈을 포기해야 하는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은 그녀다. 당구 대회 우승 상금을 차곡차곡 저축하고 있고, 그 목표는 캄보디아에 스포츠 전문학교를 짓는 것으로, 벌써 학교 부지도 계약해 마련해 놓았다.

스롱 피아비 씨는 “당구를 잘 치면 많은 사람을 도와줄 수 있다. 더 유명해지고 챔피언이 되면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말해 큰 울림을 전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두에게 알리고 싶은 뉴스라면 ?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버튼을 눌러주세요.
추천을 많이 받은 기사는 ‘독자 추천 뉴스’에 노출됩니다.

240201_광고보고투표권

기사 추천 기사를 추천하면 투표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If you recommend an article, you can get a voting ticket.


모바일 모드로 보기 Go to the Mobile page 모바일 모드로 보기 Go to the Mobile page.

이 기사를 후원해 주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해외토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