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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맥주-일본여행, 불매운동 확산에 초토화…블룸버그 아베 "위선적" 지적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9.07.22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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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예약 건수 반토막
"최근 수년간 처음 있는 일"
정치보복·위선 지적…"아베 명예실추·日기업에 부메랑"
韓日타협·美중재 촉구…"양국정상 임무는 긴장 고조 아닌 완화"

[김명수 기자] 일본이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에 반발해 수출규제 경제보복 조치를 하면서 촉발된 일본 관련 제품 불매 운동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아베 정부가 끝없이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문제 등에 대해 일본의 책임이 없다는 식의 태도를 취하면서 반일감정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는 중이다.

반일(反日) 감정이 커지면서 일본 여행객이 줄어들고 일본산(産) 제품의 매출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22일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일본 여행 신규 예약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절반 이상 줄었다. 평소 1100~1200건이었던 게 '일본 논란'이 벌어진 이후 약 500건까지 감소했다.

G마켓이 판매하는 일본 여행 상품 매출도 줄었다. 이달 8~14일 일본 호텔 상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 일본 패키지 여행 상품은 12% 감소했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일이 있기 전 최근 수년간 일본 여행 상품 판매량이 줄어든 적이 없었다"고 했다.

가장 흔히 접하는 일본 제품인 일본 맥주는 대형마트·편의점 등 유통 채널을 가리지 않고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이달 1~21일 이마트의 일본 맥주 매출은 전월 같은 기간 대비 34.5% 하락했다. 불매 운동이 막 시작된 첫째주에는 24.2% 줄었는데, 둘째주에는 33.7%, 셋째주에는 36% 감소했다. 이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전체 수입 맥주 매출 2위였던 아사히 맥주의 이번 달 순위는 6위로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편의점 씨유(CU)의 일본 맥주 매출은 전월 대비 40.3%, GS25에서는 24.4%, 세븐일레븐에서는 21.1% 줄었다.

올해 1~5월 외국 맥주 전체 매출 중 일본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27.5%로 1위였다(2위 벨기에 14.0%). 

편의점·마트 등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맥주 판매량 3위가 '아사히' 맥주일 정도로 일본 맥주 인기가 높았다(1위 카스, 2위 하이트).

유통업계 관계자는 "불매 운동이 점점 더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일본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본 맥주 뿐만 아니라 다수의 일본 관련 제품 매출이 하락하고 있다"고 했다. 

불매운동 여파에 팔리지 않는 일본 맥주 / 뉴시스
불매운동 여파에 팔리지 않는 일본 맥주 / 뉴시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초밥도 안 먹고 일본 라면도 먹어서는 안 된다'는 식의 극단적인 주장도 있다. 

일본에서 건너온 대표적인 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 매출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클로 측은 매출 추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이달 매출이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유니클로 일본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은 최근 "한국 내 불매 운동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던 재무 담당 임원의 발언에 전격 사과했으나, 뒤늦은 사과는 전혀 효과가 없는 상태다.

유튜브에서도 일본 관련 콘텐츠를 다루는 유튜버들이 항의를 받는 등 불똥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 생활제품 소개를 중심 콘텐츠로 하는 한 유튜버는 관련 영상 게시 후 한 누리꾼으로부터 "일본사람들은 일부러 한국제품을 불매한다는데, 굳이 일본제품을 소개해 소비를 조장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해당 유튜버는 "사실 이 영상을 올릴지 말지 굉장히 많이 고민했다"며 "이후로 한동안 신중하게 생각하고 리뷰하겠다"고 답변했다.

또 다른 유튜버는 일제 녹음기에 대한 소개를 주제로 영상을 게시하려다가 불매운동을 감안해 해당 제품을 소개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일커플'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일상을 소개하는 한국인과 일본인 커플 유튜버는 최근 일본을 배경으로 한 영상을 당분간 게시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일본 불매운동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블룸버그 통신이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를 사설을 통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22일 '한국을 상대로 한 아베 신조(일본 총리)의 가망 없는 무역전쟁'이라는 사설을 통해 일본의 수출규제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해제를 촉구했다.

통신은 "일본 지도자는 정치적 분쟁에 통상무기를 끌어들이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가 참의원 선거 승리로 많은 사안에 정치적 장악력을 얻었다"며 "그 가운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일본이 이웃국 한국을 상대로 시작한 어리석은 무역전쟁에서 빠져나오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핵심부품에 대한 수출규제가 통상을 이용한 정치보복으로 판정했다.

일본 관리들이 수출규제의 의도가 첨단제품이 북한으로 불법 유입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주장해왔으나 실제 목적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노동자에 대한 한국 법원의 배상 판결에 보복하려는 데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아베 총리가 정치적인 분쟁을 해결하려고 통상조치를 오용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즐겨 쓰는 약자 괴롭히기 전략을 모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를 가리키며 "지금까지 글로벌 무역질서를 강화한다는 이유로 존중의 박수갈채를 받은 지도자로서 특히 위선적인 행태"라고 비판을 가했다.

블룸버그는 수출규제의 부메랑으로 일본이 받는 타격이 아베 총리의 명예 실추 정도의 수준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객들 중 일부가 대체 공급지를 찾게 되면 일본 수출업체들이 시장과 신뢰를 잃을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블룸버그는 일본이 나아가 한국을 백색국가 명단에서 배제하는 절차를 강행한다면 한국이 반드시 보복할 것이라며 이미 한국에서 일본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진행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긴장이 고조되면 안보 관계의 근간이 흔들릴 위험이 있다"며 "심지어 일본은 미국과 제한적인 무역협정을 마무리하려는 판국에 한국과의 다툼 탓에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가 불필요하게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한국과 일본이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통신은 "일본은 수출규제를 해제하고 추가조치를 하지 말아야 하고, 한국은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한 중재에 동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블룸버그는 아베 총리가 이번 싸움을 시작하고 참의원 선거에서도 살아남은 만큼 먼저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과의 평화를 위한 노력을 추구하는 데 미국 도움이 절실한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총리의 행동에 신속하게 화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한국과 일본은 계속 남아있는 역사적 분쟁에 더 창의적 해결책들을 모색하는 데 전념해야 한다"며 "깊은 불만이 쉽게 치유될 것으로 보는 이들은 아무도 없지만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긴장을 키우는 게 아니라 줄이는 게 그들의 임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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