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훈민정음 상주본 소장자 배익기씨 "제3의 독지가와 소유권 이전 협의 중"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톱스타뉴스 장영권 기자)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소장자가 문화재청의 반환 강제집행을 막아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자, 제3의 독지가와 소유권 이전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반환을 위한 절차가 조만간 진행될 전망인 가운데 소장자인 배익기(56)씨가 최근 제3의 독지가와 상주본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상주시 등에 따르면 배씨가 훈민정음 상주본을 국가에 귀속하는 대신 합당한 보상을 국가 대신 제3의 독지가가 배상해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배씨는 제3의 독지가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지난 15일 상주본 소장자 배씨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청구인의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문화재청
훈민정음 해례본(제자해) / 문화재청

재판부는 원심 판단을 그대로 인정해 심리불속행으로 상고를 기각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형사사건을 제외한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에 위법 등 특정 사유가 없으면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기각하는 제도다. 

법원에 따르면 배씨는 2008년 7월 골동품 판매상 고(故) 조모씨 가게에서 30만원 상당 고서적을 구매하면서 상주본을 몰래 끼워넣어 가져왔다. 

조씨는 상주본을 반환하라며 같은 해 12월 소송을 제기했고, 2011년 5월 상주본을 반환하라는 취지의 판결이 확정됐다. 

이와 별도로 배씨는 상주본 절도 혐의로 2011년 9월 재판에 넘겨졌으며, 1심은 배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지만 2심과 대법원은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확정했다.

이후 조씨는 2012년 5월 국가에 상주본 소유권을 기증하겠다고 밝힌 뒤 다음해 숨졌다. 이후 문화재청은 상주본 회수 절차에 돌입했다. 

그러자 배씨는 형사사건에서 무죄가 확정돼 상주본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다며 이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형사사건 무죄판결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확신을 갖게 하는 증명이 없다는 의미일 뿐, 공소사실이 존재하지 않았는 게 증명됐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배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도 "배씨의 청구이의 사유는 민사판결 변론종결일 후에 생긴 게 아니라면 주장할 수 없는데, 상주본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다는 배씨 주장은 변론종결 이전 사유"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씨가 상주본을 인도받지 못해 문화재청이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한다고 주장하지만, 동산 물권변동에 필요한 인도에 목적물 반환청구권 양도도 포함된다"며 상주본을 반환하도록 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17일 배씨를 만나 상주본 회수를 위한 설득 작업에 나섰다.

이날 문화재청 직원 3명은 경북 상주의 배씨 작업실을 찾아 30여분에 걸친 면담을 진행했다.

문화재청은 상주본 소유권이 국가에 있음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문과 상주본 반환 요청 공문도 전달했다.

상주시도 배씨를 상대로 상주본 회수를 위한 구체적인 보상안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왕의 명령으로 정인지, 성삼문, 최항, 박팽년 등 집현전 학사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훈민정음 한문 해설서로, 전권 33장 1책의 목판본이다. 세종이 직접 쓴 서문에 해설이 붙어 있기 때문에 훈민정음 해례본 또는 훈민정음 원본이라고 부른다. 훈민정음의 창제 동기와 의미, 사용법 등을 소개하고, 한글의 과학적 우수성을 증명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값을 따질 수 없는 무가지보(無價之寶)로 평가된다. 

1446년 출간된 해례본 한 권(1962년 국보 제70호,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이 서울 간송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이 판본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08년에 상주에서 동일 판본이 발견되었는데 간송본에 비해 보존 상태가 좋은데다, 표제와 주석이 모두 16세기에 새롭게 더해져 간송본보다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받는다.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논란 일지>
2008. 7. 배 씨,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발견·방송에서 공개
2010. 2. 골동품 판매업자 조 씨, 배 씨가 상주본을 훔쳐갔다며 배 씨 상대로 물품 인도 청구 민사소송 제기
2011. 5. 민사소송 3심, 조 씨 소유권 인정·조 씨에게 인도 요구
2011. 9. 검찰, 문화재 절도죄로 배 씨 구속, 형사소송 제기
2012. 2. 형사소송 1심, 배 씨에게 징역 10년 선고. 배 씨, 감옥에서 수감
2012. 9. 형사소송 2심, 증거 불충분으로 배 씨 무죄 선고
2012. 12. 조 씨 사망으로 소유권 문화재청에 넘어감.
2014. 5. 형사소송 3심, 배 씨 무죄 확정 판결
2015. 3. 배 씨, 집에 화재 발생, 상주본 한 장 소실·불에 탐.
2015. 10. 배 씨, 상주본 헌납 대가로 1000억 원 보상금 요구, 민사 재심 계획 밝힘.
2017. 4. 배 씨,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하며 상주본 사진 공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두에게 알리고 싶은 뉴스라면 ?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버튼을 눌러주세요.
추천을 많이 받은 기사는 ‘독자 추천 뉴스’에 노출됩니다.

240201_광고보고투표권

기사 추천 기사를 추천하면 투표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If you recommend an article, you can get a voting ticket.


모바일 모드로 보기 Go to the Mobile page 모바일 모드로 보기 Go to the Mobile page.

이 기사를 후원해 주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해외토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