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한수지 기자) 영화 ‘나랏말싸미’가 주연 배우 전미선의 사망과 저작권 시비로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60부(부장판사 우라옥)는 ‘나랏말싸미’의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첫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평전’의 영화화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출판사 나녹은 지난달 27일 “‘나랏말싸미’가 출판사의 동의 없이 ‘훈민정음의 길’의 내용을 영화로 각색해 제작했다”면서 제작사와 감독, 배급사를 상대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양측은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 ‘나녹출판사’라는 명칭이 들어갈지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재판부는 이날 심문에서 양측에게 조정을 권고했으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무산됐다.
제작사는 “훈민정음 창제 과정에서 불교계 신미가 관여했다는 이야기는 ‘신미평전’ 출간 훨씬 이전부터 제기돼 온 역사적 해석”이라며 영화 ‘나랏말싸미’가 순수 창작물이라고 반박했다.
출판사는 엔딩 크레딧에 출판사의 명칭을 올리면 합의하고 소를 취하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지만 영화사 측은 “엔딩 크레딧을 이제와서 바꿀 수 없으며”라며 법원의 판단을 기다린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지난 15일 열린 영화 ‘나랏말싸미’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는 두둥의 오승현 대표가 먼저 무대에 올라 출판사의 상영금지가처분 소송 제기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그는 “우리 영화가 최근 저작권 소송에 휘말렸다. 영화가 개봉하면 모두가 알게 될 것이다. 우리 영화는 원안이나 원작 없이 순수하게 창작된 작품임을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출판사와) 합의하지 않고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또 최근 사망한 고인 전미선의 비보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전했다. 오승현 대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함께했던 전미선 님의 비보를 접하고 충격에 빠졌다. 영화가 잘 되고 안 되는 것을 떠나 진심으로 애도하는 마음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영화 개봉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고 유족 분들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고인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이 영화를 많은분들이 함께 보시고 좋은 영화, 최고의 배우로 기억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서 개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기자간담회는 진행됐지만 故전미선을 추모하는 뜻에서 별도의 포토타임은 진행되지 않았다.
배우 전미선의 사망 원인에도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당시 경찰은 전미선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경위를 조사했다. 전미선은 지난달 29일 전주의 한 호텔 객실에서 목숨을 끊었다.
전미선의 소속사 보아스 엔터테인먼트는 공식입장을 통해 “배우 전미선씨가 올해 나이 50세로 평소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았으나 슬픈 소식을 전하게 됐다”라고 사망 원인이 우울증임을 밝혔다.
한편, 비보와 저작권 시비 등으로 난항이 예상되는 영화 ‘나랏말싸미’가 난관을 극복하고 고인을 위한 마지막 선물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송강호, 박해일, 전미선 등의 배우들이 출연하는 ‘나랏말싸미’는 세종대왕의 한글창제라는 역사적 사실을 새로운 인물 추가와 색다른 시각에서 표현해낸 영화로 오는 24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