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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대림동 여경 사건, 알고 보니 구로동 주취자 경찰 폭행 사건… 단순한 가짜뉴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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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진병훈 기자) 지난 5월 15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경찰이 술에 취한 남성들을 제압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졌던 이른바 ‘대림동 여경 사건’이 어처구니없는 가짜뉴스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15초짜리 분량의 영상에는 주취자가 남성 경찰의 뺨을 때리고 뒤이어 제압하는 과정에서 여경의 미숙한 대응이 있었다는 주장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급속도로 퍼졌다.

뺨을 맞은 남성 경찰은 곧바로 주취자 팔을 꺾어 제압했고 또 다른 주취자가 이를 방해하는 과정에서 여경이 뒤로 밀려나는 장면이 나온다.

여경은 다급히 무전 요청을 했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육성도 들린다. 이를 두고 여경 무용론까지 나오면서 인터넷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는데 공영방송 3사가 관련 보도를 하면서 오히려 논란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 바 있다.

KBS는 여경이 실제 경찰관의 뺨을 때린 주취자를 제압했고 침착하게 미란다 원칙까지 고지했다고 보도했다. 또 일부 영상만 퍼지면서 여성을 바라보는 왜곡된 인식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원본 영상에는 여경이 주변에 있던 시민에게 수갑을 채우라는 육성이 담겨 있었다는 주장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면서 KBS의 조작 논란까지 불거졌다. KBS는 해당 기사를 삭제하고 여경이 결국 혼자의 힘으로 취객을 제압했다는 후속 보도로 마무리했다.

SBS는 수갑을 채우냐는 질문을 한 쪽은 남성 시민이었고 재촉한 쪽은 여성 시민이라고 보도해 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MBC는 수갑을 채우라고 묻는 사람은 교통경찰이며 채우라고 재촉한 인물은 여성 시민이라고 보도했다.

이렇게 혼란이 일어난 이유는 여경이 뒤로 밀려난 뒤에 영상이 검은색으로 변하고 음성만 들렸기 때문이다.

수갑을 채우라고 묻는 사람이 남성의 음성이었고 채우라고 재촉한 사람은 여성의 음성이었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도 있었다.

지난 5월 20일, CBS fm ‘김현정의 뉴스쇼’ 취재에 따르면 최종적으로 취객을 제압한 인물은 교통경찰로 알려졌다.

해당 교통경찰은 CBS fm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논란이 되고 있던 여경이 확실하게 취객을 제압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정리하면 수갑을 채우라고 묻는 사람은 교통경찰, 바로 “네”라고 대답한 사람은 여경, 수갑을 채우라고 재촉하는 사람은 여성 시민이었다.

지난 8일, MBC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에서는 당시 CCTV 영상을 통해 교통경찰이 직접 사건 현장을 찾은 장면과 인터뷰에 응한 교통경찰의 음성을 분석했다.

CCTV 영상에는 실제로 교통경찰이 사건 현장을 찾아왔고, 15초짜리 영상에 등장하는 남성의 음성과 인터뷰에 응한 교통경찰의 음성이 일치한다는 점을 방송했다.

제작진 취재에 따르면 이 사건은 대림동이 아니라 구로동에서 벌어진 것으로도 밝혀졌다. 사실상 제목부터 가짜뉴스였던 셈이다.

대림동 지구대는 제작진에게 (언론에) 정정 신청을 했는데도 해주지 않았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112 상황실에서는 “당시 구로에서 벌어진 해당 사건은 취객이 돈을 내지 않아서 벌어졌다. 구로에서는 술값이나 취객 등 시비가 잦은 편”이라고 답했다.

관련 사건을 취재한 장호기 PD는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69회에 출연해 “가짜뉴스를 취재하다 보면 쉽게 진실이 밝혀져 황당할 때가 있다. 전화 한 통화만 해도 진실이 가려진다”고 밝혔다.

이어서 일부 유튜버들이 여경 무용론을 확산시키고 실체와 근거도 없는 영상들도 돌아다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중 하나는 2019년 3월 25일 관악구 초등학교 앞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 사건이었다. 당시 남성 경찰관들이 흉기를 든 남성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물끄러미 지켜만 보고 있던 여경의 모습이 보였다.

이 사건을 희화화하는 영상이 유튜브로 퍼졌고 실제로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여경이 필요 없다는 주장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작진의 취재에 따르면 그는 여경이 아니라 머리가 긴 할아버지였다. 실제로 그는 제작진에게 “장 보러 가는 길에 사건이 있어 주시하고 있었다. 위급한 상황에 도와주려고 관망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 제작진은 이 사건을 대림동 여경 사건이 아니라 ‘구로동 주취자 경찰관 폭행 사건’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왜 여경에 집착하는지 의문을 보내기도 했다.

MBC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 방송 캡처
MBC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 방송 캡처

김어준 총수는 이에 대해 예전부터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남녀 대결 구도로 몰아가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진실을 밝히는 일이 쉬운데도 그것이 통하지 않을 만큼 각종 게시판에 소위 짤이라는 것과 동영상이 순식간에 도배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반론이나 이의를 제기하면 미친 듯이 댓글로 공격하는 양상도 보인다는 것.

김어준 총수는 현 정부의 20대 지지율을 떨어뜨리기 위한 프레임으로 보고 성 대결 구도로 몰아가려는 게시물이 대량으로 생산되면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여성만 챙긴다는 이른바 페미(페미니스트) 정권이라는 비난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김어준 총수는 이런 실체와 근거도 없는 가짜뉴스가 인터넷 커뮤니티로 퍼지면 언론도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일보는 <대림동 여경 당사자 베트남서 휴가 복귀, 표정 밝고 직원과 티타임>(2019.05.24)이라고 보도했고 중앙일보는 <대림동 여경 휴가 끝내고 업무 복귀, 직원들과 티타임 표정 밝았다>(2019.05.24)에서 여경이 쌀과자를 나눠줬다는 내용을 본문에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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