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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전례 없는 비상 상황, 日 의존형 산업구조 반드시 개선"

  • 장영권 기자
  • 승인 2019.07.1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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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권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 이후 우리 산업의 대일(對日)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만드는 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핵심 기술과 부품·소재의 국산화 비율을 높이는 산업구조 개편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문 대통령은 주력 산업의 대외 의존도를 줄이는 데 기업이 중심이 돼 달라고 당부하면서 전폭적인 정책적 지원을 약속했다.

이는 향후에도 일본이 수출 통제를 우리 정부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자는 차원이다.

뉴시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30대그룹 총수 간담회에서 "전례 없는 비상 상황", "엄중한 상황", "비상한 각오", "비상 대응체제" 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전례 없는 비상 상황인 만큼 정부와 기업이 상시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민관 비상 대응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청와대

또 "이번 일을 우리 주력산업의 핵심 기술, 핵심 부품·소재·장비의 국산화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여 해외 의존도를 낮추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특히 특정국가 의존형 산업구조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산업구조 개선을 위해 예산·재정세제 등 정책적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 만으로는 추진해나가기 어렵다며 기업들의 협력을 요청했다. 

청와대가 이날 간담회 참석 대상을 30대 그룹으로 정한 것은 부품·소재·장비의 국산화를 위해 대기업들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일본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첨단 기술 영역의 경우 우리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기술과 자본 조달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 특히 대기업의 협력을 당부드린다"며 "부품·소재 공동 개발이나 공동 구입을 비롯한 수요 기업 간 협력과 부품·소재를 국산화하는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더욱 확대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는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기업의 어려움과 대응 방안에 대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등 5대 그룹을 비롯해 국내 30대 그룹 총수 및 경영자들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주요 그룹 최고경영자와 경제부총리, 청와대 정책실장 간의 상시 소통체제를 구축하고, 장·차관급 범정부지원체제를 운영해 단기적 대책과 근본적 대책을 함께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청와대는 이날 참석자들이 건의한 사항에 대해서는 진행 상황을 사후에 상세히 알려주는 등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는 대외적으로 일본과 국제사회를 설득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하는 동시에 국내에선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탈일본'에 대한 구상을 밝히며 기업들을 독려하고 나선 것은 일본과의 대화가 잘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를 "상호 호혜적인 민간 기업 간 거래를 정치적 목적으로 제한하려는 움직임"이라고 규정하고 "조치 철회와 양국 간의 성의있는 협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은 "이번 조치가 수출 관리 차원"이라는 주장을 반복하며 우리의 제재 철회와 협의 요구를 거부했다. 일본은 오히려 우리 정부의 태도에 변화가 없을 경우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며 위협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일본의 수출 규제가 부당하다는 국제적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행동에 착수했다.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자유무역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앞장서 왔던 일본이 정치적 목적의 무역 보복을 가하고 있다는 점을 알려 일본 정부를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전날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상품·무역이사회에 이 문제를 상정하고 여론전에 시동을 걸었다. 여기서 백지아 주제네바 대사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한 개 국가만을 대상으로 하고, 정치적 목적으로 경제 보복 조치를 취하는 점에서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조치가) 당연히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므로 우리는 국제적인 공조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계 주요인사 초청 간담회 모두 발언 전문>

우리 경제가 엄중한 상황 속에서 우리 경제를 대표하는 최고 경영자 여러분을 모시고 함께 대책을 논의하는 그런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런 요청에 응해주신 기업인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여러분들의 말씀을 듣는 그런 자리이기 때문에 제 인사는 되도록 짧게 하겠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우리 경제는 내부적인 요인에 더해 대외적인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보호무역주의와 강대국 간의 무역 갈등이 국제 교역을 위축시키고, 세계 경제의 둔화 폭을 더 키우고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무역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 경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데, 거기에 일본의 수출 제한조치가 더해졌습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부당한 수출제한 조치의 철회와 대응책 마련에 비상한 각오로 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정부는 외교적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도 화답해 주기를 바랍니다. 더 이상 막다른 길로만 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일본 정부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우리 경제에 타격을 주는 조치를 취하고, 아무런 근거없이 대북제재와 연결시키는 발언을 하는 것은 양국의 우호와 안보협력 관계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양국의 경제에도, 이롭지 않은 것은 물론입니다. 당연히 세계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므로 우리는 국제적인 공조도 함께 추진할 것입니다. 

우리의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매우 유감스러운 상황이지만,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대응하고 타개해나갈지 여러분의 말씀을 경청하고자 합니다. 정부와 기업 간에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제 생각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전례 없는 비상 상황인 만큼, 그런 만큼 무엇보다 정부와 기업이 상시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민관 비상 대응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요 그룹 최고경영자와 경제부총리, 청와대 정책실장이 상시 소통체제를 구축하고, 장·차관급 범정부지원체제를 운영을 해서, 단기적 대책과 근본적 대책을 함께 세우고 협력해나가자는 것입니다.

단기적 대책으로는, 우리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수입처의 다변화와 국내 생산의 확대 등을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인허가 등 행정절차가 필요할 경우 그 절차를 최소화하고,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하겠습니다. 빠른 기술개발과 실증, 공정테스트 등을 위해서 시급히 필요한 예산은 국회의 협조를 구해 이번 추경예산에 반영하겠습니다. 국회도 필요한 협력을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이번 일이 어떻게 끝나든, 이번 일을 우리 주력산업의 핵심기술, 핵심부품, 소재, 장비의 국산화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여 해외 의존도를 낮추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특히 특정국가 의존형 산업구조를 반드시 개선해야 합니다. 정부는 부품·소재, 장비산업의 육성과 국산화를 위해 관련 예산을 크게 늘리겠습니다. 세제와 금융 등의 가용자원도 총동원할 것입니다.

정부만으로는 안 되고, 기업이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특히 대기업의 협력을 당부드립니다. 부품·소재 공동개발이나 공동구입을 비롯한 수요기업 간 협력과 부품·소재를 국산화하는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더욱 확대해주시기 바랍니다.

기업과 정부가 힘을 모은다면 지금의 어려움은 반드시 극복하고, 오히려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만남이 걱정하시는 국민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경제가 늘 그래왔듯이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좋은 의견들 편하게 말씀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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