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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PD수첩’ 수술실 CCTV 의무 설치 故 권대희 법은 왜 미뤄지고 있나

  • 진병훈 기자
  • 승인 2019.07.09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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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훈 기자] 내부자들 사이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무서운 관행. 수술실 내에서 일어나는 범죄들을 9일 ‘PD수첩’에서 집중 취재했다.

2018년 4월 18일, 한 병원에서 척추 수술을 받았던 남성이 회복실로 옮긴 지 3분 만에 의식을 잃고 약 한 달 뒤 사망했다.

유가족은 수술에 의문을 품고 집도한 A원장을 찾았으나 그가 직접 수술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환자 유가족 김민수(가명) 씨는 “수술 기록지에 A원장 이름이 있었다”고 말했다. 제작진도 마취 기록지에 A원장이 집도한 기록을 확인했다.

당시 피해자의 심장이 멎어 심폐소생술을 하던 장면이 찍힌 영상이 있다. 그 영상에는 A원장이 보이지 않았다.

해당 병원의 원무과 직원은 “급하게 수술실로 갔더니 낯선 어린 친구가 심폐소생술을 하더라. 손도 소독하지 않았고 수술 모자도 없었다”고 말했다.

A원장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척추관협착증으로 수술을 권유한 것은 맞지만 수술 당일에는 외래 진료를 봤다고 시인했다.

집도의가 수술을 권유해 놓고 진료실에 있었다는 황당한 주장. A원장은 “수술을 유도하고 제반 검사가 이뤄지면 위에서 알아서 진행한다. 마치 공장 찍어내듯이…”라고 말해 충격을 줬다.

그렇다면 집도의는 누구였을까. A원장은 기기상(의료기구 영업 사원) 이 부장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기록분석업체 관계자 황승우(가명) 씨는 “이 부장은 척추 수술 쪽에서 유명하다. 수술하는 병원이 여러 군데 있다”고 증언해 충격을 줬다.

인근 병원 내부 고발자도 이 부장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는 “이 부장이 의료진들이 하는 수술과 똑같이 한다고 들었다. 주치의는 환자를 안도시키는 일만 하고 이 부장이 수술한다”고 증언했다.

황승우(가명) 씨는 해당 병원의 회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병원에서도 수술한 인물이 A원장이 아니라, 이 부장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회의에는 변호사도 동석하고 있었다. 그는 이 사실이 알려지면 100% 구속이며 방송을 타게 되면 더 큰 일 난다고 말하고 있었다.

A원장은 해당 병원이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대표원장이 돼서 병원을 이끌라고 했다. 보상적인 문제도 모두 책임져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책임져주면 민사적인 것과 더불어 플러스알파까지 제안했다. 이 제안을 받으면서 이게 한 번이었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녹취록에는 또 하나의 충격적인 음성이 나왔다. 병원에서 A원장에게 수술을 한 거로 해 달라고 요구한 것. 사실상 조작을 시도한 것이다.

황승우(가명) 씨는 해당 병원의 피해자가 어깨 1명, 허리 1명, 돌아가신 분 2명으로 밝혔고 면허가 취소된 의사가 수술하다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해당 의사는 리베이트로 인해 면허가 취소된 의사였다. 그리고 문제가 된 병원은 문을 닫았다가 최근에 다시 연 것으로 밝혀졌다.

MBC ‘PD수첩’ 방송 캡처
MBC ‘PD수첩’ 방송 캡처

수술실 내에 일어나는 연이은 사건 때문에 수술실 CCTV 의무 설치 법제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故 권대희 법을 둘러싸고 소극적 진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사 단체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故 권대희 씨는 3년 전 강남의 성형외과에서 안면윤곽술을 받고 난 뒤 49일 만에 중환자실에서 사망했다.

권 씨의 어머니 이나금(60세) 씨는 병원 CCTV와 의무기록지 등을 통해 아들의 죽음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간호조무사의 단독 지혈과 자리를 비우고 있는 집도의.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행해지는 의료 행위에 이나금 씨는 경악했다.

거기에 출혈이 일어나 바닥에 피가 떨어지면 반복적으로 대걸레질이 시작됐다. 해당 영상을 지켜본 한 의료인 역시 경악하고 말았다.

이나금 씨는 500번 넘게 수술 장면을 돌려 보면서 수술실 내에서 벌어진 범죄 행각을 하나씩 밝혀냈다.

명백한 의료법 위반 행위가 드러난 가운데 당시 수술 집도의는 제작진과의 인터뷰를 거부했다.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는 여론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국회에 올라온 故 권대희 법은 하루 만에 철회됐다.

이 법안을 공동 발의한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출장 중에 철회 소식을 들었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공동 발의했다가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꾼 주승용, 김진표, 송기헌, 이동섭, 이용주 의원의 입장을 들어봤다.

주승용 의원 측은 “보좌관이 사항을 확인하지 않고 서명했다”고 말했고 김진표 의원 측은 “의사협회에서 전화가 와서 거친 표현이 오갔다”며 사실상 압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MBC ‘PD수첩’은 매주 화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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