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이낙연 총리의 '베트남 여성 폭행사건 엄중처리 유감표명'에 현지여론 변화…국내에선 "돕고 싶다" 문의 잇따라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9.07.09 17:36
  • 댓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깊은 관심과 실질적 조처에 감사"…비난 일색에서 응원 댓글도

[김명수 기자]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인 남편이 베트남 출신 아내를 무차별 폭행한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 구속수사 등 신속한 조처가 이뤄지고 이낙연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베트남 국민의 여론이 달라지고 있다.

관련 뉴스가 처음으로 베트남 현지 매체에 보도된 지난 7일에는 피해자를 위로하는 글과 함께 가해자는 물론 한국과 한국인을 비난하는 댓글이 넘쳐났다.

그러다가 8일 가해자가 구속됐고, 민갑룡 경찰청장이 엄정한 수사를 약속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지인의 분노가 다소 누그러지는 기미를 보였다.

여전히 비난 글이 대세를 이뤘지만, "어느 나라에나 좋은 사람이 있는 반면 나쁜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내가 아는 한국인은 남을 잘 배려하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는 글도 보였다.

이어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피해자를 만나 위로하고, 이 총리가 방한 중인 또 람 베트남 공안부 장관을 만나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는 뉴스가 전해지자 9일에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이낙연 총리 유감표명 뉴스 보도한 베트남 언론들 [뚜오이째·VN익스프레스 캡처]
이낙연 총리 유감표명 뉴스 보도한 베트남 언론들 [뚜오이째·VN익스프레스 캡처]

비난 수위가 한층 낮아지면서 한국 정부의 조처를 응원하는 글이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그들은 정말 책임감이 있다"면서 "친구의 나라에 감사한다"라고 썼다. "그런 책임감을 배우자"는 글을 올린 이도 있었다.

"피해자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될 이 총리의 사과는 존경받을만하다"면서 이런 가슴 아픈 일이 재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글도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친절함과 깊은 관심, 실질적인 조처에 감사한다"면서 "이는 한국에 있는 베트남 교민을 더 편안하게 하고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를 더 친밀하게 만들 것"이라고 응원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남편으로부터 무차별 폭행당한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과 아기를 돕고 싶다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가정폭력 피해에 놓인 이주여성들을 안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남 영암군은 9일 피해 이주여성 A(30)씨와 아들(2)을 돕고 싶다는 문의 전화가 경찰과 군청에 10여건이 왔다고 밝혔다.

영암군은 주민복지실 무한돌봄팀(☎061-470-2069)에 창구를 개설하고 후원 문의 등을 접수하고 있다.

A씨와 아들은 피해 신고를 한 이후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의 보호를 받고 있지만 체류 자격이 불안정한 상태다.

A씨는 지난달 남편과 혼인신고를 하고 배우자 비자로 입국한 뒤 이달 초 1년간 체류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베트남에서 태어난 아들은 한국인 아버지 B(36)씨의 호적에는 등재됐지만, 아직 법무부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를 통해 국적 취득 절차를 밟기 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기가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면 친권자인 아버지나 어머니가 출입국본부에 인지 청구를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인인 부모의 DNA 검사가 필요하다.

엄마인 A씨가 귀화하면 자녀 자격으로 특별 귀화가 가능하나 이 또한 쉽지 않다.

법무부는 결혼이민자가 한국인과 이혼하거나 배우자 사망 등으로 혼인 관계가 끊겨도 본인에게 주된 책임이 없으면 체류 기간 연장과 귀화 신청 등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 과거 체류 연장 시 요구됐던 한국인 배우자의 신원보증제도를 폐지했고 귀화 과정에서도 한국인 배우자의 신원보증제도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주여성 지원단체들은 이혼 판결문에 귀책 사유가 명시돼야 하고 생계유지 능력 입증 등을 위한 서류를 받는데 여전히 남편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 현실적으로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기의 경우 인도적 차원에서 체류 연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두 사람의 안정적인 치료 등을 위해 대책이 필요해 유관 기관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