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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변호사 소개' 녹음파일 공개에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문자 전제 자체가 잘못"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9.07.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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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8~9일이틀에 걸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를 실시했다. 야권은 윤 후보자 관련 각종 의혹들을 집중 질의했지만 결정적 한 방이 없었다. 날짜를 넘겨서야 윤 후보자가 뇌물수수 혐의를 받았던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사 출신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돼 청문 국면이 전환됐다.

뉴시스에 따르면 윤 전 세무서장은 후보자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이다. 윤 전 세무서장은 2013년 육류 수입업자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은 바 있는데 한국당은 그가 해외 도피를 전전하다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게 된 배경에 주목했다.

윤 후보자는 이와 관련된 야권의 질의에 "그런 (윤 전 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며 골프를 한 두 차례 쳤고 이따금씩 점심식사를 함께 한 사실 정도를 인정했다. 또 수사에 개입하는 등 영향을 끼친 바 없다고 밝혔다.

실마리가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야권의 질타가 이어졌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교안 현 자유한국당 대표의 책임론을 꺼내들며 윤석열 지키기에 나섰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당시 수사와 전혀 관련이 없었냐'고 직접적으로 물었고 윤 후보자는 "그렇다"고 답했다.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이 수차례 기각한 것과 관련해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에 관한 물음에도 "영장이 언제 들어가고 어떤 영장이 발부, 기각됐는지를 지금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송기헌 의원은 "윤석열 청문회인지 윤우진 청문회인지 모르겠다. 시중에 떠도는 소문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억측하는 것을 주장하지 말고, 후보자 관련한 것만 정확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종민 의원의 경우 "(당시 사건이) 불기소처분 됐을 때 법무부 장관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라며 "당시 사건은 검경 갈등으로 언론에 매일 보도되기도 했다. 궁금하다면 황 대표를 증인으로 부르면 된다"고 맞불을 놨다.

윤 후보자의 윤우진 사건 의혹은 당시 수사를 맡았던 경찰 측 증인들과의 질의에서도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다.

장우성 총경은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방해한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묻는 질문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영장이 반복적으로 기각돼 의아했다. 당시 수사지휘는 지금도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윤 후보자나 윤대진 검찰국장이 사건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없다"고 답했다.

윤 후보자를 두고 빚어진 여야 간 질의 공방은 9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그러던 중 뉴스타파가 방송에서 공개한 2012년 12월 윤 후보자와 언론사 소속 기자 간 통화내용이 청문회장에서도 공개됐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해당 보도를 거론했고, 윤 후보자는 당시 전화통화에서 '이모 변호사에게 윤대진에겐 얘기하지 말고 윤 전 세무서장을 만나보라고 얘기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은 윤 후보자를 향해 "변호사를 소개해줬다고 나오는데, 하루종일 부인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윤 후보자는 "당시 이 변호사를 소개했다는 문자가 있다고 해 여러 기자들에게 전화가 왔다"며 "윤리적으로, 법적으로 문제 되는 건 변호사 선임 아니냐. 변호사는 선임되지 않았다고 (인터뷰에서도) 말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내가 정해주는 걸 변호사 소개라고 하지 않는다.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문자 전제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니냐"며 "저 상황이 (있고) 몇 달 지나 기자들이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문자가 있다고 얘기해서 그런 말을 한 것"이라고도 했다.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검찰총장후보자(후보자 윤석열)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 후보자가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9.07.08. / 뉴시스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검찰총장후보자(후보자 윤석열)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 후보자가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9.07.08. / 뉴시스

김도읍 한국당 의원과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 등은 이러한 윤 후보자의 태도를 지적, '정의'의 상징이었던 윤 후보자에게 실망했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어쨋든 녹취파일 내용과 (오전에) 답변 했던 것이 다르니까 사과하는게 낫겠다. 오해의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권유했다.

윤 후보자도 이에 "오해가 있다면, 명확하게 말씀 못 드려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여야 법사위 간사들은 이날 청문회를 산회하는 조건으로 윤 후보자가 청문자료 제출을 확실히 보장받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윤 후보자는 군 면제를 받게 된 '부동시'(짝눈) 관련 자료를 오는 10일 오후 6시까지 제출할 것과 본인 재산관계 서류를 가능하면 제출해줄 것을 약속했고 청문 질의는 마무리, 회의는 산회했다.

이날 또 하나의 쟁점은 윤 후보자가 지난 4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회동했다는 의혹이었다. 한국당은 이를 근거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지적했다.

윤 후보자는 이에 대해 "사실과 많이 다르다" "오보"라며 부인했다. 그러면서 시기는 올 2월께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두 사람 모두 술을 좋아해 지인들과 만나 술 한 잔 마시고 헤어지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양 원장을 만난 게 매우 부적절하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완전히 물건너갔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김진태 의원은 "양 원장이 검찰총장 시켜준다고 그러더냐"고 윤 후보자를 몰아세웠다. 이에 윤 후보자는 허탈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김도읍 한국당 의원은윤 후보자가 2015년 양정철 원장을 만나 정치입문 제안을 받았다고 한 것을 거론하며 "입문 제안 받고 얼마 뒤에 서울중앙지검장이 됐다. 이번에 만난 것이 4월이든 1~2월이든 이미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됐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면서 "2000명 대한민국 검사가 자존심 상해하지 않고, 민원인들로부터 불신 안 받고 어깨펴고 일할 수 있도록 정치적 중립성을 반드시 지키기 위해 지금이라도 후보자에서 사퇴할 용의가 없나"라고 전했다.

윤 후보자는 이에 "의원 말씀을 유념하겠으나 (그 말씀엔) 드릴 말씀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여당 의원들은 '삼성 떡값 수수' 의혹을 꺼내들어 황교안 대표를 정조준하기도 했다.

삼성 떡값은 삼성그룹이 검찰 고위 간부들에게 명절 때마다 금품을 제공하면서 인맥관리를 해 왔다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해 황 대표가 삼성으로부터 떡값을 받아온 검사 중 한 명이었다는 의혹이 과거에도 제기된 바 있다. 윤 후보자는 지난 2007년 김 변호사의 폭로로 촉발된 삼성 비자금 의혹 수사를 위해 꾸려진 특별수사본부에 소속돼 있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당시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가 내부 고발을 준비하면서 작성했던 진술서의 일부"라며 황 대표의 이름이 적힌 서류를 공개했다.

민주당이 황 대표를 직접 겨냥하자 한국당은 '황교안 흠집내기' 중단을 요구하며 엄호에 나섰다.

한국당 정점식 의원은 "황 대표가 삼성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은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사법적 판단이 내려진 부분"이라며 "이러한 의혹을 언론에 공포한 노회찬 전 의원은 징역형을 선고받고 의원직을 상실한 바 있다"고 상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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