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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추적60분’ 아역 연예기획사 주소지가 술집? 미등록 업체들의 사기행각

  • 진병훈 기자
  • 승인 2019.07.05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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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훈 기자] 한류 스타를 꿈꾸는 아이들을 돈벌이로 이용하는 일부 아역 연예기획사들의 실태를 5일 ‘추적60분’에서 집중 취재했다.

부모들에게 소속비나 전속비를 내야 한다며 수천만 원에 이르는 돈을 요구하고 교육비 등의 명목으로 편취하는 일도 있었다.

연예인 지망생 박유라(가명) 양은 지상파 방송의 MC 오디션에 합격했다. 그러나 연예기획사는 전속계약을 조건으로 5천만 원을 요구했다.

유라 양의 어머니는 “연예기획사 대표가 전속비를 주지 않으면 5천만 원을 들고 대기하는 아이에게 MC 자리를 넘길 것이라고 했다. 이후에도 전속계약을 하자고 전화가 왔다”고 주장했다.

결국 5천만 원에서 3천만 원으로 깎았고 유라 양의 어머니는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입금했다.

당시 울면서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딸의 간절함을 유라 양의 어머니는 외면할 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장 손성민 씨는 “전속비 요구가 말이 안 된다. 연예 활동 자체에 드는 비용은 기본적으로 연예기획사가 지급한다”고 반박했다.

해당 연예기획사에게 금전적인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또 있었다. 이들은 결국 연예기획사 대표를 고소했다.

이지우(가명) 어머니는 제작진에게 문서를 하나 보여줬다. 지우(가명)가 SBS와 투니버스에 편성된 드라마에 배역이 확정됐다는 문구가 보였다.

지우(가명) 어머니는 “SBS와 투니버스에 편성 다 됐고 언론 홍보도 한다더라. 인터넷 기사도 나간다고 해서 전속비 600만 원을 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계약 한 달 전에 이미 다른 아이가 배역을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SBS와 투니버스는 해당 드라마를 검토한 적도 없었으며 “사기를 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인터넷에서도 일부 아역 연예기획사로부터 피해를 봤다는 목소리가 높다. 방송 출연 기회가 생긴다는 이른바 소속비를 빌미로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직접 인터넷을 통해 아역 연예기획사에 사진을 보내고 지원을 해보았다. 그중에 특이하게도 얼굴도 안 보고 오디션을 보자는 곳이 있었다.

그렇게 찾아간 곳은 놀랍게도 주소지가 술집으로 되어 있었다. 술집 주인은 자신이 연예기획사 대표라고 주장했다.

술집으로 번 돈을 영화에 투자하고 연예기획사를 운영한다는 그녀는 제작진이 가져온 사진만 보고 좋은 배역을 맡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2천만 원의 소속비를 요구했다. 그녀는 “프로필을 갖고 다닐 필요가 없다. 포털 사이트에 이름이 나오는 것 자체가 이력서”라며 달콤한 말을 쏟아냈다.

그녀는 배우 송승헌 씨가 섭외된 영화 제작도 추진 중이라고 주장했다. 송승헌 씨와 아역 배우가 같이 출연할 수 있다는 말로 현혹하는 것이다.

그러나 송승헌 씨 측에 확인해 본 결과 해당 영화를 제안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녀는 호텔에서 영화 제작 발표회도 열었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영화 제작사 주소지를 찾아갔으나 관계자를 만날 수 없었다.

텅 빈 사무실을 뒤로 돌아간 제작진은 다행히 관계자와 통화할 수 있었다. 

그는 “당시 전통 궁중 의상 대회였다. 맨 마지막에 10분 내외로 인사한 것뿐”이라며 영화 제작 발표회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영화는 투자금 부족으로 제작도 중단된 상태였다. 그러나 술집을 주소지로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영화 제작을 기정사실로 하고 있었다.

구청에 확인한 결과 해당 업체는 대중문화예술기획업으로 미등록된 곳이었다.

KBS1 ‘추적60분’ 방송 캡처
KBS1 ‘추적60분’ 방송 캡처

지난 2년여간 학부모 15여 명에게 총 5억 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 아역 연예기획사는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이름을 바꾸는 수법을 쓰기도 했다.

제작진은 해당 연예기획사 사무실에서 서류 뭉치를 발견했고 거기에서 다른 연예기획사의 이름들을 발견했다.

이른바 ‘간판 바꿔치기’를 하며 운영해 온 것. 현재까지 3번에 걸쳐 회사명을 변경했고 이로 인해 피해를 본 학부모들은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수천만 원의 교육비 등을 준 학부모가 모두 45명, 피해액은 총 8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5년부터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 제도를 시행해 오고 있지만 미등록 업체들이 이 같은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

아역 연예기획사 전 직원은 “개나 소나 엔터테인먼트 한다. 쉬워지니까 그냥 다하는 것 같다”며 심각한 실태에 대해 토로했다.

이어 “조그마한 사무실만 있어도 운영할 수 있는 자격을 준다”며 관계 기관의 단속을 촉구했다. 

KBS1 ‘추적60분’은 매주 금요일 밤 10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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