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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픽] ‘프로듀스 X 101’, E엔터 원혁의 눈물과 위에화 조승연의 담담함…눈물의 의미를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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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이정범 기자) 지난 주 금요일 ‘프로듀스 X 101’(시즌4, 프듀 엑스, 프듀X)에서는 1차 순위발표식이 진행됐다.

이날 순위 발표식에서는 참가자 중 약 3분의 1이 탈락했고, 3분의 2가 생존했다.

이날 방송을 굳이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눈물’이라고 할 것이다.

기자 입장이 아닌 시청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거의 신파장르의 영화를 보는 것과 다름이 없을 정도로 눈물, 눈물, 눈물 그리고 눈물이었다.

물론 힘들기로 소문난 프로그램인 ‘프로듀스101’ 시리즈에서 생존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는 입장이니 긍정적인 쪽으로나 부정적인 쪽으로나 스위치가 켜지면 울컥할 수는 있을 것이다.

다만 온전히 시청을 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시청자는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출연자의 감정이 먼저 앞서는’ 장면이 제법 있었다고 느껴졌다.

‘감정의 일치’가 돼야 시청하는 입장에서도 그 눈물에 공감을 할 텐데, 분량 문제인지 편집 문제인지 대체적으로 그 눈물에 공감을 하기가 힘들었다. 좀 비판적으로 보자면 빌보드에 도전할, 그리고 케이팝의 미래이자 기둥이 될 친구들이 ‘영 믿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엠넷 ‘프로듀스 X 101’(시즌4, 프듀 엑스, 프듀X) 방송 캡처
엠넷 ‘프로듀스 X 101’(시즌4, 프듀 엑스, 프듀X) 방송 캡처

물론 다 그랬던 건 아니다. 특히 강현수 연습생의 사연에는 기자도 가슴이 아팠다. 아직까진 자식 신분(?)이기만 한 사람으로서 자식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분투하는 아버지의 마음은 감히 헤아릴 수 없었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에 속상해하고 눈물 흘린 강현수 연습생의 모습에도 공감이 갔다.

다만 강현수 연습생의 사연은 이미 많이 화제가 됐으니, 이번에는 좀 다른 연습생들의 ‘눈물’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엠넷 ‘프로듀스 X 101’(시즌4, 프듀 엑스, 프듀X) 방송 캡처

그 주인공은 원혁 연습생과 조승연 연습생이다.

그룹배틀평가 ‘에너제틱’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원혁 연습생. 그는 사실상 전 연습생 중 온라인 투표 최저 순위까지 찍었다가 극적으로 1차 순위 발표식에서 생존했다.

엠넷 ‘프로듀스 X 101’(시즌4, 프듀 엑스, 프듀X) 홈페이지

최저 순위가 99위였는데 중도에 나간 연습생이 2명이니 그야말로 꼴찌 연습생이었던 것.

1차 순위 발표식 57위라는 숫자도 사실 데뷔권과는 거리가 먼 숫자이지만, 그의 입장에서 당장 중요한 건 생존이지 높은 순위가 아니었다.

원혁 연습생은 얼반웍스 김민서 연습생과 함께 ‘왜 저 실력에 저렇게 순위가 낮지?’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 양대 연습생이었다. 둘 다 최소 1차에서는 살았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여튼, 남이 보기에는 57위라는 숫자가 낮은 숫자일 수도 있지만, 그런 순위를 받고 눈물 흘리는 원혁의 모습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엠넷 ‘프로듀스 X 101’(시즌4, 프듀 엑스, 프듀X) 방송 캡처
엠넷 ‘프로듀스 X 101’(시즌4, 프듀 엑스, 프듀X) 방송 캡처

연습생들이 ‘프로듀스 X 101’에 도전한 이유야 당연히 큰 성공을 위해서이고, 국민 프로듀서들의 투표는 그들에게 바로 그 큰 성공을 주기 위해서이다. 다만 이런 거 빼고 투표라는 행위만 놓고 생각하자면 누군가 나에게 투표를 한다는 건 ‘타인이 나를 인정한다’는 표시라 할 수 있다. 반대로 투표수가 부족하다면 ‘인정을 받지 못한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실력이 모자라거나 매력이 없거나 아니면 둘 다 거나.

내가 세상에서 제일 매력적이고 제일 잘한다고 생각해도 모자란 곳이 연예계. 하지만 ‘낮은 득표수’와 ‘낮은 순위’라는 정량적인 성적표를 받고나면 자기 자신에게 ‘의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내가 이 꿈을 계속 꾸는 것이 잘 하는 짓인가. 내게 실제로 아이돌로서 가치가 있는가. 이런 근본적인 의심이 마음속을 파고들 수 있다. 심지어 그 성적이 약 100명 가까운 사람 중 꼴찌라고 하면 말할 것도 없다.

원혁 연습생의 실제 마음이 어땠는지는 (타인으로서) 제대로 다 헤아리기는 어렵지만, 데뷔는커녕 1차 순발식 생존도 간당간당했던 그의 마음속에 약간의 의심도 자라나지 않았다고 하면 그게 더 비인간적이지 않을까.

그렇기에 그가 흘린 눈물은 안도를 의미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자기 의심의 파괴’라고도 여겨진다. 이번 순발식을 통해 원혁 연습생은 ‘노력하면 인정받을 수 있는 존재’로서 자신을 좀 더 믿을 수 있게 됐다.

원혁 연습생의 ‘에너제틱’ 무대는 아쉬운 부분도 분명 존재했지만 그냥 보기만 해도 ‘젊음’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수밖에 없는 무대였다. 테크니컬한 측면으로만 설명할 수 없고 평가할 수 없는 젊음 그 자체, 청춘 그 자체를 보여준 연습생이라는 이야기. 원혁은 뿜어내는 젊음의 에너지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점수를 줄만한 연습생이다.

꼴찌까지 갔다가 국프들에게 인정받아 생존한 만큼, 포지션평가에서 좀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그 다음은 조승연 연습생.

‘大눈물파티’였던 1차 순위 발표식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담담하게 소감을 밝힌 참가자 위에화 조승연. 이날 그는 자신에게 투표해준 국프들에 대한 감사와 함께 아버지 이야기를 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언급하며 ‘아버지가 가슴에 심어 준 낭만을 가슴 속에 새기며 살겠다’고 말한 그의 모습은 기자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조승연
엠넷 ‘프로듀스 X 101’(시즌4, 프듀 엑스, 프듀X) 방송 캡처

사실 ‘낭만’이라는 단어는 좀 ‘프로듀스’와는 거리가 먼 단어다. 프듀는 여러모로 ‘낭만’보다는 ‘꿈’이라는 단어에 꽤 많이 집착하는 프로그램이고, 이 ‘꿈’을 향한 도전에는 ‘낭만’이 낄 자리가 별로 없다.

‘낭만’이 숨을 쉬려면 다소간의 여유, 다소간의 관용이 필요한데 ‘프로듀스’ 시리즈에서 여유와 관용은 최종화 종료 후에나 허용된다.

기본적으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 연습생은 물론이고 국민 프로듀서들도 미친 듯이 달리게 만드는 방송인 것이 그 원인. 이에 연습생들끼리는 아무리 친해도 국프들끼리는 ‘내 아이를 데뷔시키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진다. 비유가 아니라 진짜 전쟁이 벌어진다.

심지어 프듀 그룹의 경우에는 방송 종료 이후에도 경쟁을 유도하는 이벤트와 자주 만날 소지가 있다. 이에 선배 그룹들 팬(아이오아이, 워너원)하다가 진이 다 빠진 국프들의 후기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잔혹하고 힘든 프로그램이지만 ‘꿈’(=성공)이라는 이름 안에서 이 모든 잔혹함이 정당화가 된다. 그러니 낭만이 비집고 들어 올 공간이 적거나 없을 수밖에.

엠넷 ‘프로듀스 X 101’(시즌4, 프듀 엑스, 프듀X) 홈페이지

프듀에 나온 연습생 중 간절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 급한 거로 치면 조승연이 그중 단연 수위권 연습생일 것이다. 9년 차 연습생인 그의 현재 나이는 24살. 물론 기존에 데뷔해서 활동한 이력도 있기는 하지만(유니크)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전무했으니 국내 인지도로 치면 그냥 연습생으로 24살까지 먹은 것과 다름없다. 아이돌에게 스물넷은 이 일을 계속 할 것이냐, 아니면 포기할 것이냐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나이다.

어찌 보면 그 누구보다 생존 그 자체, 데뷔 그 자체에 집착하고 오로지 그것만 바라보고 있는 게 정상일 연습생이 ‘낭만’을 말한다니. 그것도 돌아가신 아버지를 언급하면서 담담하게.

조승연이 앞으로 남은 순위 발표식에서 계속 살아남는다면, 언젠가 최소 한번은 울 날이 오긴 할 것이다.

그리고 그날이 온다면 그때 조승연이 흘리는 눈물은 누가 봐도 가볍지 않을 것이고, 누가 봐도 무의미하지 않을 것이며, 누가 봐도 임팩트가 있을 것이다.

엠넷 ‘프로듀스 X 101’(시즌4, 프듀 엑스, 프듀X)은 매주 금요일 저녁 11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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