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PD수첩’ 김현철 정신과의사, “그루밍 성폭력, 오히려 내가 당했다” 주장에 당황

(톱스타뉴스 진병훈 기자) 2013년 ‘무한도전’에 출연해 일명 ‘무도 정신과 의사’로 알려진 스타 의사 김현철 씨는 TV와 라디오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SNS를 통해서도 불안감을 호소하는 환자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 존경받는 ‘굿 닥터’로 통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정신질환자를 상대로 ‘그루밍 성폭력’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뿐만 아니라 2017년 김현철 씨로부터 성적으로 이용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한 다른 환자도 있었다.

그는 2017년 신중하지 못한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배우 유아인 씨를 향해서 경조증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유아인 씨가 불쾌감을 드러내자 김현철 씨는 결국 사과했다.

28일 ‘PD수첩’에서는 여러 의혹에 휩싸인 유명 정신과 의사 김현철 씨의 실체를 파헤쳤다.

제작진이 만난 제보자들은 환자들을 생각하면 더는 감출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 병원 관계자는 신경정신과 전문의 김현철 의사가 음담패설은 기본이고 자신의 성기를 자랑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환자 A 씨는 김현철 씨가 “흉기를 들고 엄마한테 대들어라. 팔을 그으라”는 말에도 맹목적으로 신뢰했다고 주장했다.

작년 말 무렵 김현철 씨가 선물을 주기 시작했고 일본 여행을 제안했다. A 씨는 눈을 떠보니까 김현철 씨가 옆에 누워 있었다고 주장했다.

몸을 안고 만지자 A 씨는 뭘 해야 할지 몰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두 달 가까이 만나면서 성관계는 계속됐다고 한다.

A 씨는 김현철 씨가 어느 날부터 잠자리만 생각하는 것 같아 불쾌한 기분이 들었을 때 갑자기 특별한 설명 없이 연락이 차단됐다고 주장했다.

환자 B 씨 역시 김현철 씨로부터 집요한 성관계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현철 씨가 “여자친구를 폭행해서 전과가 생겼다. 이혼 합의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는 개인적인 말까지 했다고 한다.

정신과 의사가 환자에게 개인사를 언급하는 것은 금기 사항이다. 정상적인 치료가 방해되기 때문이다.

환자 A와 B 씨는 김현철 씨가 심적으로 예속하느 이른바 그루밍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두 사람은 김현철 씨로부터 연락이 차단 당한 뒤 우울증 등 병이 더 심각해졌다고 한다.

김현철 씨에게 성적으로 착취당했다고 주장한 두 사람은 사과를 요구했으나 김현철 씨는 실명을 밝히겠다고 오히려 협박했다.

제작진은 김현철 씨에게 인터뷰를 요청했고 은쾌히 수용했으나 당일 갑작스럽게 취소 문자가 왔다.

직접 그를 만나러 간 제작진은 의외의 대답을 들었다. 김현철 씨는 지금까지 성폭행이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합의하에 여자분이 당할 수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며 앞서 증언한 환자 B 씨가 “항상 마지막에 예약을 했다. 오히려 내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당황한 제작진은 말을 더듬으며 “성폭행이 여러 차례 있었는데 원장님이 다 원치 않는 상황에서 이루어졌냐”고 물었다.

경찰 관계자는 김현철 씨가 성폭행을 모두 인정했다며 조사할 당시 환자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두 명의 환자에게 협박까지 당했다는 김현철 씨는 “환자와 접촉하는 것 자체를 거절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질문에 “싫은 내색을 다 했다. 달라붙은 건 두 분”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의사와 환자 관계에 대한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고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성인끼리 합의한 성관계로 판단한 것이다.

김현철 씨는 유명 연예인들과의 친분도 과시했다. 자신이 치료한 일부 연예인들의 상담 내용을 누설해 비밀을 지킬 의무마저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병원에서 진료하지 않고 향정신성 처방을 내렸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한 방송 관계자는 김현철 씨가 선심 쓰듯 약을 뿌린다는 말이 파다했다고 전했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 김현철 씨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전에 근무했던 병원 직원들은 진료 없이 향정신성의약품들이 처방됐다는 사실을 증언했다.

환자들의 제보도 잇따랐다. 한 환자는 자칫 남용하면 위험한 각성제를 카페인 음료와 함께 섭취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전문가는 김현철 씨의 이 같은 방식이 매우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김현철 씨는 전에 근무한 직원들이 법정용으로 유리한 입장을 내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여러 우려에도 김현철 씨가 운영하는 병원은 건재하다. 그런데 하루에만 백 명을 넘게 진료를 봤다. 과연 가능한 일일까.

전에 근무한 병원 직원은 백 명이 넘게 환자를 찾았다는 사실에 대해 부정했다. 그는 병원 진료 기록이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복수의 제보자는 허위청구가 있었고 실제로 공단에서 예산이 들어온다고 증언했다.

비윤리적인 행위에 불구하고 해명도 없는 김현철 씨에 대해 신경정신의학회는 제명을 결정했다.

MBC ‘PD수첩’은 매주 화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