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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삼바) 김태한 대표 영장 기각…삼성전자 사업지원TF 김모 부사장과 박모(54) 부사장은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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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이인 법조인 : 송경호 부장판사 vs 송경호 부장검사

[김명수 기자] 회사의 공용서버 등을 공장 마룻바닥에 숨기고, 직원들의 노트북과 휴대전화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의미하는 'JY'와 '합병', '지분매입', '미전실' 등 단어를 검색해 삭제하는 등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김태한(62) 대표이사의 구속영장이 25일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전 10시 30분부터 5시간여에 걸쳐 김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송경호 부장판사는 "작년 5월 5일 회의의 소집 및 참석 경위, 회의 진행 경과, 그 후 이뤄진 증거인멸 내지 은닉행위의 진행 과정, 김 대표의 직책 등에 비춰보면 증거인멸교사의 공동정범 성립 여부에 관해 다툴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관한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이사가 24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9.5.24 / 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관한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이사가 24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9.5.24 / 연합뉴스

이어 "주거 및 가족관계 등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와 그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증거인멸 행위가 적발되었으나 김태한 대표가 증거인멸 지시를 부인하면서 다툴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

검찰은 김 대표를 포함한 삼성 수뇌부가 공휴일인 어린이날이었던 작년 5월 5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모여 증거인멸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송경호 부장판사는 김 대표의 구속영장은 기각하면서 김모(54)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 박모(54) 삼성전자 부사장의 구속영장은 각각 발부했다.

송경호 부장판사는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삼성바이오는 삼성전자의 계열사로 계열사 사장은 구속을 면했으나 윗선에 해당되는 삼성전자 임원이 구속되면서 무게중심이 삼성전자로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송경호 부장검사는 지난 22일 검찰의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수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삼성바이오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의 회계자료와 내부 보고서 등을 은폐·조작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로 이들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김태한 대표는 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고, 지난 19∼21일 소환조사에서 "회사 직원들과 삼성전자 사업지원 TF가 알아서 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의 변호인은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김 대표가) 공장 바닥에 증거를 은닉한 사실을 몰랐으며 본인도 이렇게 광범위한 증거인멸이 있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김 대표 측은 바이오산업 분야에서의 그의 독보적 지위 등을 고려해 불구속 수사 원칙을 지켜달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구속되면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해외 언론에 연일 대서특필될 것이며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이 뿌리째 흔들릴 것"이라고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대표의 증거인멸 지시를 뒷받침할 복수의 삼성바이오 임직원들 진술 등을 주요 근거로 구속 필요성을 주장했으나, 신병을 확보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이 때문에 증거인멸 및 분식회계 의혹의 최종 책임자 규명에 속도를 내려던 검찰 계획에도 일부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법조계에서 '다툴 여지가 있다'는 말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가 구속할 정도의 수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돌려서 한 것으로 이야기된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후신으로 통하는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수장이자 이재용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현호 사장의 소환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검찰이 삼성바이오 임직원들의 진술뿐 아니라 압수수색 등을 통해 얻은 객관적 증거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수사는 당분간 강도 높게 진행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는 회사의 공용서버 등을 공장 마룻바닥에 숨기고, 직원들의 노트북과 휴대전화에서 'JY'(이재용 부회장), '합병', '지분매입', '미전실' 등 단어를 검색해 삭제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삼성에피스가 작년 검찰 수사에 대비해 삭제한 '부회장 통화결과' 및 '바이오젠사 제안 관련 대응방안(부회장 보고)' 폴더 내 파일 2천100여개 중 상당수를 디지털포렌식으로 복원해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7일 바이오로직스 자회사인 바이오에피스 양모 상무와 이모 부장을 증거인멸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고, 지난 24일에는 바이오로직스 보안 실무 담당 직원 안모씨를 구속기소했다.

또 지난 11일에는 이들의 증거인멸 과정을 지휘한 것으로 파악된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소속 백모 상무와 보안선진화 TF 소속 서모 상무를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 이들은 구속 이후 증거인멸과 관련해 '윗선'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대표에 대한 기각 사유를 분석해 영장 재청구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4명으로 신종열(47·사법연수원 26기), 명재권(52·27기), 송경호(49·28기), 임민성(48·28기) 부장판사가 배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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