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진병훈 기자) KBS가 지난 9일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 관련 거센 비판을 받았던 가운데 후속 대응에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른바 ‘송현정 기자 논란’ 관련해 KBS 뉴스는 외면했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을 뒤늦게 보도하는 등 비판 여론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13일 ‘전국언론노조KBS본부’는 ‘망언을 망언이라 말하지 못하는 KBS뉴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 11일 대구에서 열린 집회에서 나왔던 ‘문빠’와 ‘달창’이라는 표현이 상당수 언론을 통해 보도됐지만 KBS는 당일 11일은 물론 논란이 더욱 커진 그 다음날(12일)에도 다루지 않았다.
논란이 불거진 또 다른 계기는 KBS 주요 보도 책임자의 발언 때문이었다.
“정치인 막말에 대해서는 무시하거나 비판하거나 두 가지 보도방식이 있는데, 해당 건은 무시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는 발언이었다.
전국언론노조KBS본부는 “제1야당 원내대표가 대중연설에서 쏟아낸 막말이 무시할 일인가”라며 위 해명을 반박했다.
또 “여당은 물론 다른 야당도 공식 논평을 통해 비판했고 인터넷과 SNS에서 관련 뉴스가 쏟아졌다. 온 국민이 다 알게 된 주요 뉴스를 애써 무시한 것이 올바른 판단이었던 말인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KBS 보도 책임자는 정치인의 막말을 무시하거나 비판하는 방식이 있다고 했지만 이중잣대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 발언에 대해서는 장애인 폄하 발언 논란이라고 명백히 보도했기 때문이다.
KBS는 13일 전국언론노조KBS본부의 성명이 나온 당일 나경원 대표의 달창 발언을 다뤘지만 이번에는 기계적 중립 논란에 휩싸였다.
KBS2 ‘아침뉴스타임’의 이윤희 기자는 <나경원 ‘달창’ 발언 일파만파>라는 보도에서 나경원 대표가 ‘토착왜구’와 ‘아베 경원’이라는 소리를 들었다며 또 다른 막말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유권자를 성매매하는 여성으로 폄하한 정치인의 망언과 친일 논란이 불거진 정치인을 향한 국민들의 풍자 목소리를 같은 선상에 비교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언론노조KBS본부는 송현정 기자 논란과 연결시키지 않기 위해 KBS뉴스가 애써 나경원 대표의 달창 발언을 다루지 않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나경원 대표의 발언 속에는 송현정 기자가 달창과 문빠들에게 공격받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62회에 출연한 이재석 기자는 KBS가 내부적으로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송현정 기자가 자유한국당의 ‘독재자’ 프레임과 거리를 두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 “문장이 명확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답했다.
김어준 총수는 “자유한국당의 프레임 중에는 가당치 않고 황당한 것들이 많다”며 “송현정 기자가 이를 날카로운 질문으로 착각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KBS가 자유한국당의 프레임을 기자다운 질문, 또는 정당한 질문으로 자격을 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송현정 기자를 자유한국당 대변인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김어준 총수는 “송현정 기자가 처음부터 자유한국당의 프레임 내에서 질문을 이어갔다”며 “자유한국당 대변인이라는 비판에 대해 오해의 소지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재석 기자는 송현정 기자가 질문을 구성하고 전달하는 과정에서 불찰이 있었던 점은 인정하지만 자유한국당에 동조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KBS1 ‘저널리즘 토크쇼 J’의 정준희 교수는 KBS 언론 관계자들이 페이스북에서 나눈 대화가 영향을 크게 미쳤다고 진단했다.
그들이 송현정 기자 비판이 특정 지지자들에 의해서만 나타나고 있다고 폄하하고 있고 본인들은 비난 받으면 안 된다는 의식이 강하다는 것이다.
정준희 교수가 언급한 논란의 중심에 선 언론 관계자들은 김경래, 윤태곤, 이광용 씨였다.
김경래 씨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 댓글은 댓망진창이라며 송 선배가 그쪽(지지층)에서는 싸가지 없는 기레기로 완전히 찍히는 분위기라고 댓글을 달았다.
윤태곤 씨는 이에 대해 오히려 다행이라며 그쪽(지지층) 파워가 옛날만 못하고 송현정한테 정규재를 기대했냐는 댓글을 달았다.
이광용 씨는 지지층이 욕한다는 경래 선배 글을 보니 내용이 상당히 좋은 모양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정준희 교수는 기자들의 불균형적인 태도를 지적하며 자신들은 비난받으며 안 된다는 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