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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허영만, “오 한강 재출간, 참고 견뎌준 안기부 덕분”

  • 진병훈 기자
  • 승인 2019.05.1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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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훈 기자] 1980년대 말 젊은 세대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던 허영만 작가의 만화 <오! 한강>이 25년 만에 재출간됐다.

허영만 화백과 김세영 작가가 함께한 <오! 한강>은 해방 이전부터 1987년 6.29선언까지 좌우 이념의 대립으로 고통을 겪은 한 화가의 고뇌를 그린 작품이다.

한국 현대사를 사실적으로 그린 이 걸작은 1980년대에 대학생들의 필독서로 인기를 끌 정도였다.

주인공 이강토와 그의 아들 석주의 2대에 걸친 이야기가 격동의 현대사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소작농의 아들이지만 그림의 재능이 있던 이강토가 해방 이후 사회주의에 눈을 돌리고 투쟁하게 된다.

이 작품은 한국전쟁 직후 월북, 석주가 운동권 학생으로 활동하는 일 등 당시는 민감할 수 있는 소재들을 다뤘다.

17일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허영만 화백은 당시 안기부의 요청으로 탄생된 만화라고 밝혔다.

최루탄을 동반한 시위가 계속되던 시절 성인 만화 잡지사였던 만화광장에서 갑자기 연락이 왔다.

사무실에는 편집부장과 안기부 측 사람 2명이 앉아 있었다. 그들은 시위를 하는 대학생들을 가리키며 반공 교육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허영만 화백은 우스꽝스러운 늑대와 빨갛게 그려진 반공 포스터가 끔찍하기만 했다.

대놓고 시위하는 학생들을 향해서 빨갱이라고 할 수 없었던 허영만 화백은 오히려 안기부의 약속을 받아냈다.

“내 작품에 대해 끝날 때까지 간섭하지 말아 달라. 끝까지 믿어 달라.”

허영만 화백은 안기부를 등에 업고 신병 안전을 확보했다고 회상했다. 군사 정권 시절 안기부가 보호해줬다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이 작품에는 군사 정권이 고문을 하는 등 만행을 저지르는 장면도 등장한다.

인공기까지 등장해 경찰에서는 경고성 전화까지 왔었다.

당시 이데올로기를 생각하면 금방이라도 잡혀갈 것 같았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고 한다.

허영만 화백은 당시 전라도 출신 주인공이 표준어를 쓰는 점에 대해서 안기부 측이 불편해하는 것을 제외하면 큰일은 없었다고 밝혔다.

유튜브 tbs TV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 캡처
유튜브 tbs TV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 캡처

허영만 화백은 우울증 환자와 텃밭에서 지내는 주인공을 다룰 예정이라며 지금까지의 인생을 정리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적적해지고 유행을 따라가기도 부담스럽다는 허영만 화백은 수많은 상업 영화들의 원작 작가이기도 하다.

<타짜>, <식객> 등 26편 등이 큰 사랑을 받았다. 

허영만 화백은 옛 연인의 추억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것은 부정적이었으나 결국 출판사의 설득으로 25년 만에 <오! 한강>을 재출간했다.

가디언 출판사는 “허 화백이 재출간을 원치 않아 그동안 빛을 보지 못하다가, 지난해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 분위기를 타고 올해 1월부터 다시 작업해 책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알쓸신잡3’에서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규제와 억압이 있을 때도 능력 있는 예술가들은 자신의 기준으로 작품을 만들어 낸다“고 언급해 큰 홍보 수단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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