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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실화탐사대’ 박철상, ‘청년 기부왕’은 어떻게 몰락했나

  • 진병훈 기자
  • 승인 2019.05.1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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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훈 기자] ‘청년 기부왕’, ‘한국의 워런 버핏’이라는 수식어를 몰고 다녔던 대학생 박철상 씨의 사기 행각이 8일 ‘실화탐사대’에서 전파를 탔다.

고액 기부자 모임인 어나소사이어티에 대학생 신분으로 최초 가입한 청년으로도 알려진 그는 주식으로 400억 원이 넘는 자산을 이루고 18억 원 이상을 어려운 환경의 학생들과 이웃들에게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 포브스지 ‘2016 아시아 기부 영웅’에도 이름을 올렸던 그는 2016년 각종 공중파 강연 프로그램에도 얼굴을 보였다.

그러다 2017년 400억 원이 넘는 자산은 거짓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당시 박철상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주식으로 번 돈은 14억 원이며 400억 원을 직접 언급한 적은 없지만 그간 관련 질문을 피하고 바로잡지 않은 점은 제 불찰”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그 14억 원이라는 돈도 박철상 씨의 것이 아니었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2018년 12월 투자자에게 사기, 유사수신 혐의로 민형사상 고소를 당했고 지난 1월, 구속됐다.

박철상 씨는 2013년 9월 재학 중인 경북대학교에 기부를 시작했고 교수로부터 ‘청년 기부왕’으로 불리게 됐다.

주식의 소질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각종 단체 소속 인사들이 접근하기 시작했고 400억 원이 넘는 자산가라는 소문이 퍼졌다.

박철상 씨는 당시 등록이나 신고를 하지 않고 불특정인에게 거액의 자금을 받아 유사수신 행위에 해당한다.

그러다 2017년 8월 주식트레이더 신준경 씨로부터 400억 원이 넘는 자산에 대해 증거를 제시하라는 말이 나오면서 거짓임이 드러났다.

박철상 씨의 어이없는 고백에 투자자들은 돈을 돌려달라고 했으나 박철상 씨 수중에 남은 돈은 없었다.

기부에 열을 올렸던 그는 이미 주식은 뒷전이었고 빚덩이에 허덕이고 있었던 것이다.

MBC ‘실화탐사대’ 방송 캡처
MBC ‘실화탐사대’ 방송 캡처
MBC ‘실화탐사대’ 방송 캡처
MBC ‘실화탐사대’ 방송 캡처

 

MBC ‘실화탐사대’ 방송 캡처
MBC ‘실화탐사대’ 방송 캡처
MBC ‘실화탐사대’ 방송 캡처
MBC ‘실화탐사대’ 방송 캡처

제작진은 최초 고소인을 만났다. 그는 박철상 씨를 기부 콘셉트를 가장한 사기꾼이라고 주장했다.

대국민 사기극이 끝나길 바란다는 그는 7년간 봉사단체 활동을 하다 박철상 씨와 SNS 친구를 맺고 교류를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만남을 가진 두 사람. 박철상 씨는 자신에게 투자하라고 조언했고 기꺼이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13억 9천만 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제작진은 다른 피해자들도 만나게 됐고 총 피해액만 24여억 원에 이른다는 것을 확인했다.

박철상 씨 모교 교수들도 그에게 투자했다. 수익금으로 학생들을 돕는다는 말에 거절하기 힘들었다는 교수들.

돈을 돌려받은 모 교수는 배신감이 너무 크다고 토로했다. 선생이 제자한테 사기당했다고 하니 창피해서 얼굴을 못 들겠다는 교수도 있었다.

제작진은 공판에 참석한 피해자를 만났다. 그는 박철상 씨의 탄원서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고 분노했다.

가정이 이혼당하고 다 무너진 상황인데 박철상 씨를 “제발 도와주십시오”라는 탄원서는 말도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탄원서를 낸 박철상 씨의 한 후배는 그가 장학 사업을 하느라 주식에 집중 못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으로서 지원금을 받았던 그 후배는 박철상 씨를 키다리 아저씨로 부르기도 했다.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는 박철상 씨가 영웅 심리에 도취돼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추정했다.

제보자들은 박철상 씨의 거짓말들을 증언하기도 했다. 월 200여만 원을 월세로 내고 56평 고층 아파트에서 살았으나 피해자에게는 어머니에게 줄 아파트라고 말했다고 한다.

제작진은 박철상 씨의 거래 내역을 입수해 조사한 결과 여자친구, 부모님 등에게 송금된 사실을 밝혀냈다. 모두 투자자들의 돈이었다.

제작진의 취재 결과 박철상 씨는 총 35억 원을 받았고 10억 4천만 원을 돌려줬다.

25억 원이 남아야 하는데 모두 기부하거나 생활비로 펑펑 썼던 것으로 보인다.

경북대학교는 박철상 씨를 명예의 전당으로 올려놔 피해자들의 분노를 더욱 키우고 있다.

학교는 또 피해자들의 돈으로 장학금이 들어간 것에 대해서 적극적인 입장을 표하지 않았다.

MBC ‘실화탐사대’는 매주 수요일 밤 8시 55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