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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으로 치닫는 중국의 보복관세 결정…중국 강경 선회 배경은 내부요인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9.05.13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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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기자] 미·중 무역협상 과정에서 줄곧 강경 대응을 자제해왔던 중국이 최근 워싱턴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난 직후부터 미국에 '강대강 대응'으로 돌아서 그 배경 등에 눈길이 쏠린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응해 6월 1일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5∼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고 13일 발표했다.

이는 미국이 지난 10일 2천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한 데 따른 보복 조치로, 중국의 강경 대응을 여실히 보여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은 이러한 강경 대응의 배경으로 겉으로는 미·중 무역전쟁 속에도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중국 경제에 문제가 없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일대일로 포럼 기자회견하는 시진핑 2019.4.27 / 연합뉴스
일대일로 포럼 기자회견하는 시진핑 2019.4.27 / 연합뉴스

하지만 속내는 올해 신중국 창립 70주년을 맞아 애국주의 물결이 높아지면서 중국 지도부 내 보수 강경파인 '잉파이(鷹派)'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13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는 11차례에 이르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미국의 압박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는 데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미국과 실무 협상에서는 합의점을 찾기 위해 총력을 다하되 대외적으로는 대미 보복을 단행하면서 내부 결속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시진핑 지도부 2기가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아야 하는 해인 데다, 신중국 창립 70주년으로 중국의 위상을 대내외에 과시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해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해 티베트 봉기 60주년과 톈안먼 사태 30주년 등 내부적으로 민감한 현안이 산적해 있어 중국 내 불만을 밖으로 돌려 민심을 수습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중국 내 체감 경기가 갈수록 나빠지는 상황에서 무역협상마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엄포에 밀려 합의서에 서명하는 모양새가 될 경우 민심을 다잡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중국이 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시진핑 지도부는 올해 신중국 70주년을 맞아 경제 발전을 최대 성과로 자랑하려고 하는데 미국과 무역 전쟁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국 내 애국주의 분위기가 커서 일단은 민심 수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경제 책사로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이끈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과 "원칙 문제"에 대한 견해차가 있다며 이에 대해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동안 강경한 발언을 비교적 자제해왔던 류 부총리였기 때문에 그의 발언은 중국 지도부 내 매파, 즉 '잉파이'의 강한 불만을 대변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도 13일 1~3면에 걸쳐 미·중 무역협상에서 미국의 부당성을 대대적으로 지적했고 환구시보(環球時報) 등은 미국 국채 매각,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 공격 등을 경고하고 나섰다.

다른 소식통은 "중국이 미국 제품 수입을 늘리고 지재권도 보호하겠다면서 많은 약속을 했는데 법제화까지 요구하는 것은 너무하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경제 이상 무'를 언급한 류허 부총리의 주장처럼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 전쟁에도 중국의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 때문에 중국의 내상이 적어 중국 정부가 이처럼 강경한 자세로 선회했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중국의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1로 경기 위축과 확장을 가르는 기준선인 50을 넘겼지만, 시장 예상치(50.7)와 전달(50.5)보다는 낮았다.

제조업 경기 확장 추세가 약화하면서 중립에 가까운 수준으로 다시 떨어짐에 따라 중국의 경기 안정화 추세가 아직 공고하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중국 지도부가 미·중 무역협상에서 막판 뒤집기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과 연결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 있다.

미·중 무역 전쟁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운동까지 연결해 최대한 흠집을 내서 판을 바꾸려 한다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최근 협상에서 너무 심하게 당하고 있어서 2020년 차기 대선 무렵까지 기다리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내 두 번째 임기에 협상이 진행된다면 (미중 간의) 합의는 중국에 훨씬 더 나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중국 지도부 또한 미·중 무역 전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아 미국에 다시 손을 내밀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날 중국은 '맞불 관세'를 발표하면서도 추가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중국이 이날 발표한 추가 관세의 부과 시점을 '6월 1일'로 잡은 것은 그때까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무역갈등을 해소할 의지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 측도 10일 오전 0시 1분 이후에 미국으로 출발하는 중국 화물부터 25%의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혀, 인상된 세율로 관세를 실제 징수하기까지 시차를 뒀다.

이는 중국과의 협상 시간을 벌겠다는 미국 측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두 나라 모두 즉각 확전을 피하고 추가 협상을 위한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은 조만간 베이징에서 추가 무역협상을 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의 말대로 내달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양측간 팽팽한 신경전을 통해 상반기 내 잠정 합의점을 찾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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