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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 결렬로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매각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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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명수 기자) 미국의 '관세 폭탄'이 현실화하면서 이에 맞설 중국의 보복 카드로 미국 국채 매각, 위안화 평가절하 등이 거론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1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은 예고한 대로 10일 오전 0시 1분(미 동부시간) 2천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했으며, 이에 중국은 즉각 깊은 유감을 표시하고 "어쩔 수 없이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1조1천23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미 국채 보유국이다.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매각할 경우 이는 미 국채 가격의 폭락과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투자와 소비가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미국 경제의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얘기다.

떠나는 中 협상대표…"美, 3~4주내 無합의시 全수입품에 25% 관세"  / 연합뉴스
떠나는 中 협상대표…"美, 3~4주내 無합의시 全수입품에 25% 관세"  / 연합뉴스

이러한 이유로 미국 국채 매각은 중국 정부의 보복 카드 가운데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평가되지만, 이를 현실화하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 3조1천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의 외화보유액을 투자할 마땅한 대체 자산이 없다는 점이 꼽힌다. 중국이 보유한 일부 미 국채를 매각하면 국채 가격이 급락하게 되고, 이는 결국 중국이 보유한 나머지 미 국채의 가치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더구나 중국 당국이 부실 은행의 구제에 나서거나 외환시장에 개입해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려고 할 때 달러는 꼭 필요하다. 세계 금융시장의 최고 안전자산인 달러를 중국이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중국의 국채 매각이 반드시 소기의 효과를 거두리라는 법도 없다.

중국이 1조1천억 달러가 넘는 막대한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는 미국의 전체 국가채무인 22조 달러의 5%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의 매각에도 불구하고 미 국채 가격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중국이 미 국채를 매각하고 대신 항상 달러로 결제돼 '달러 자산'이나 마찬가지인 원유나 석유 기업을 사들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국이 미국 '관세 폭탄'의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절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위안화 가치가 절하되면 중국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살아나게 되고, 이는 중국 수출의 증가로 이어져 미국의 관세 폭탄이 불러올 수출 감소를 상쇄할 수 있게 된다.

MUFG은행의 임원인 클리프 탄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환율 안정 협약이 없는 한, 위안화 가치 절하는 미 관세의 급격한 인상에 대응할 방안의 하나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미국 농산물에 대한 보복관세, 중국 금융시장의 개방 지연, 미국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미국 관광 중단 등도 중국의 보복 카드로 거론된다.

미국 중서부의 농부들이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었던 만큼, 대두를 비롯한 미국 농산물에 대한 고율 관세는 농민층 지지의 이탈을 불러와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지난해 12월 미·중 정상이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후 중국이 미국산 대두를 1천400만t가량 수입했지만, 현재 추가 구매가 예정된 600만t가량은 무역전쟁 확전 시 중국 측의 수입이 불확실하다.

실제로 미국대두협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예고에 즉각 성명을 내고 "이는 대두 재배 농민들에게 최악의 사태를 불러올 것"이라며 추가 관세의 중단과 무역협상의 타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중국이 금융시장 개방 중단을 보복 카드로 꺼내 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중국 금융시장을 외국 기업에 대대적으로 개방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미국과의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이를 전면적으로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지역 은행에 대한 소유권 제한 철폐, 외국 금융기업의 중국 내 법인 설립 시 규모 제한 철폐, 외국 보험사의 독자적인 법인 설립 허용 등을 무역협상 과정에서 제시했다.

중국이 관광 분야를 보복의 수단으로 삼을 수도 있다.

이미 중국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사드) 배치를 빌미로 한국 단체관광과 유람선 관광 등을 막은 전례가 있고, 단체관광 규제는 아직도 실질적으로 시행 중이다.

2016년 미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300만 명으로, 그해 중국인이 미국에서 쓴 돈은 교육비를 포함해 33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대미 관광 규제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만, 역풍도 무시할 수 는 없다.

중국인들의 정서를 이용한 미국 제품 불매운동도 가능하다. 사드 갈등 때는 한국 제품이, 중국과 일본의 영토 분쟁 때는 일본 제품이 각각 불매운동의 타깃이 됐다.

중국 내에서는 미국에 대한 중간재와 부품 수출을 제한해 미국에 타격을 주자는 주장도 나온다.

SCMP는 "중국이 부품이나 중간재의 수출을 중단하면 미국 기업들이 이를 대체할 공급처를 당장 찾기는 힘들며, 이는 곧 미국 기업이나 소비자들의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진찬룽(金燦榮)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경제 매체인 자관망(資管網)에 발표한 기고문에서 "미국의 주요 수출품인 하이엔드 반도체의 원료인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면 미국 반도체 기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면서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5%를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자국의 희토류를 채굴할 수도 있지만, 중국의 희토류 생산 기업만큼 고품질, 대량 생산을 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부원장은 또 미국산 제품 불매운동도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면서 미국 핸드폰 생산업체인 애플과 자동차 기업인 뷰익을 언급했다.

진 부원장은 "뷰익의 지난해 중국 내 판매량은 420억 달러로 미국 내 판매량인 390억 달러보다 더 많았다"면서 "애플의 판매량 역시 460억 달러로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를 차지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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