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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중 무역분쟁 트럼프 관세 대응카드는 대두-미국국채 매각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9.05.1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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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기자] 미국이 결국 2천억 달러(약 235조6천억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물리기로 함에 따라 중국이 보복 조치로 어떤 수단을 동원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미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관세 인상을 발표한 10일 오전 0시 1분(미 동부시간) 직후에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조치의 내용과 시점은 밝히지 않았는데, 현재 류허 중국 부총리가 워싱턴에서 미국 측과 고위급 무역협상을 벌이고 있고 막판 타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협상을 둘러싼 분쟁 / 연합뉴스
미중 무역협상을 둘러싼 분쟁 / 연합뉴스

중국이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보복 수단으로는 대두를 중심으로 한 일부 농산물의 수입을 중단하거나 관세를 대폭 높이는 방안이 꼽힌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대두 수입국이다. 대부분은 사료용으로 쓰인다.

그런데 미국 정치에서 대두는 '정치적 곡물'이다.

대두의 주 생산지인 미국 중서부의 농부들은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대두 수입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이미 무역전쟁 과정에 미국산 대두에 25%의 관세를 매긴 바 있다. 대두 수입은 지난해 여름 중단됐다가 무역협상의 진전 덕분에 12월에 재개됐다. 하지만 미국이 관세 인상을 발표한 지금 시점 이후 중국의 대두 수입 전망은 다시 불확실해졌다.

미중 무역협상은 미국이 무역협상 시한을 10일로 공언한 만큼 한국 시간으로 11일 오후 1시까지는 결론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대두협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관세 인상을 예고했을 때 성명을 통해 추가 관세 조치가 미국 대두업자들에 "최악의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가격이 하락한 데다 재고가 2배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중국 시장이 몇 주 안에 다시 열려야 한다고 이들은 촉구했다.

미국 재무부 관리 출신인 브래드 셋서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미국산 대두 구입을 취소하는 것을 포함해 상대적으로 쉽게 채택할 수 있는 보복 수단이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의 보복관세에 관세로 단순히 맞대응하는 것은 가능성이 가장 높은 방법은 아니라면서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25%로 높이면 중국의 수출 제품에 들어갈 중간재에도 해당되기 때문에 중국도 직접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세 외에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매각하는 방안도 계속 거론되는 카드다.

중국은 1조1천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량은 다른 어떤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중국은 관영 매체와 관변 학자들을 내세워 미국산 농산물 수입 중단과 함께 미국 국채 매각에 나설 가능성을 흘리며 미국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하이난대학 일대일로연구소의 량하이밍 소장은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국의 추가 관세에 맞서 중국 역시 추가 관세 부과나 미국 금융시장을 겨냥하는 것을 포함해 미국 경제를 압박할 수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매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투자가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량 소장은 "하지만 그 단계까지 갈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면서 "다툼도 있고 협상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콜럼비아 트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의 에드 앨후세이니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중국의 미국 국채 매각 가능성을 낮게 봤다.

우선 중국이 4월말 현재 3조988억달러의 외화보유액을 묻어둘 마땅한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 그가 꼽은 한 이유다. 게다가 중국이 미국 국채를 투매하면 국채 가격이 급락하게 되고 이는 결국 중국이 보유한 나머지 미 국채의 가치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 국채 매각은 '최후의 수단'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미국 관세의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절하할 가능성도 들었다.

하지만 왕타오 UBS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2015년 위안화 평가 절하로 자본이탈이라는 고통스러운 경험을 했기 때문에 비슷한 행동을 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중국의 위안화 절하는 트럼프를 분노하게 했고 관세 인상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관광 분야도 보복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중국은 사드 배치를 빌미로 한국 단체관광과 크루즈 관광 등을 막은 전례가 있다.

2016년 미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300만명으로 1년만에 15.4% 늘었다. 그해 중국인이 미국에서 쓴 돈은 교육비를 포함 330억달러에 달했다. 미국 상무부는 중국인 방문자가 2021년까지 57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내에서는 미국에 대한 중간재와 부품 수출을 제한해 미국에 타격을 주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국 제품 불매 운동도 예상된다. 사드 갈등 때 한국 제품 불매 운동이 있었으며 중국과 일본의 영토 분쟁 때는 일본 제품 보이콧이 벌어졌다. 중국인 특유의 애국주의 정서를 고려할 때 실효성 있는 카드다.

각종 비관세 장벽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중국은 최근 화웨이 사태로 갈등을 빚은 캐나다를 겨냥한 조치를 내놨다. 검역 등을 이유로 캐나다산 카놀라유에 이어 돼지고기 수입도 일부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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