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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종합] 무인(無人)의 시대…‘디지털화 속 노인을 위한 나라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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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류가을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 빠른 디지털화로 무인(無人)의 시대가 열리면서, 디지털 취약계층 소외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최근 유명 프랜차이즈 매장을 방문하면 예전과는 달라진 모습이 하나 있다. 

바로 무인주문기 키오스크의 존재다.

무인계산대 키오스크가 빠르게 확산된 곳은 롯데리아나 맥도날드와 같은 대형 패스트푸드 체인 업체다. 

전국에 1000여개의 매장을 두고 있는 대형 햄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는 지난 2015년 80곳에 불과했던 키오스크 운영매장을 현재 826곳으로 늘렸다.

KFC는 2017년 무인화 시스템 첫 도입 후 지난 2018년 전국 196개 매장 중 야구장 등 특수매장을 제외한 모든 곳에 키오스크 설치를 마쳤다.

키오스크 / 연합뉴스
키오스크 / 연합뉴스

키오스크 도입은 비단 패스트푸드점만의 일은 아니다. 무인계산대는 영화관, 카페, 분식점에 까지 점점 그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06년 대비, 국내 키오스크 시장 규모는 4배 가까이 급증했다. 

키오스크 브랜드 ‘터치비’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1~3월 프랜차이즈 가맹정보에 등록되지 않은 일반 매장에서 주문한 키오스크 수량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며 “프랜차이즈 업종과 일반 자영업자의 키오스크 구매 비중이 5대 5에 가까워질 만큼 동네마다 무인 기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건비 절감과 회전률 증가에 따른 매출 증대가 도입의 주요 이유다.

하지만 이에 고충을 토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디지털 취약계층 중 하나인 노년층이 그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11월 17일, 연신내의 한 패스트푸드점에는 한 노인이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유튜브 영상캡쳐
유튜브 영상캡쳐

전광판에 뜬 주문번호를 보지 못해 왜 주문이 나오지 않느냐고 직원에게 항의를 한 것이 싸움으로 번진 것이다. 

이는 키오스크 시스템에 익숙하지 못한 노인들의 상황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모습이다.

만 72세의 유명 노인 유튜버 박막례씨는 과거 한 영상에서 키오스크 주문에 실패한 것을 언급하며 “우리가 설 자리가 점점 없어지는 것 같아 슬프다. 무인계산대를 잘 사용하지 못하는 것에 자존심이 상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박막례 유튜브 캡쳐
박막례 유튜브 캡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의 조사에 따르면 만55세 이상 장·노년층의 디지털 정보화수준은 일반 국민과 비교해 평균 58.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들의 디지털 접근률이 일반인과 엇비슷한 91% 정도 수준인 것을 생각했을 때, 접근률에 비해 한참 못미치는 수치다.

지난 2월 서울 청량리역에서는 모바일이나 인터넷으로 차마 표 예매를 하지 못한 노인들이 입석으로 기차를 타는 모습이 즐비했다.

시외버스나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QR코드의 대대적인 도입이 시행된 이후에는 이유도 모른채 표가 매진되어 우왕좌왕 하는 노인들도 많았다.

경향신문의 인터뷰에서 67세인 김모씨는 “젊은이들은 인터넷 예매다 뭐다 하지만 아직 우리한테는 너무 어려워요“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의 설문조사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75세 이상 고령자의 90% 이상이 “온라인뱅킹을 할 줄 모른다“고 답변했으며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금융거래 방식은 ‘영업점 방문‘이었다.

이들의 대부분은 “인터넷뱅킹을 이용할 때 긴장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노인과 스마트폰 / 연합뉴스
노인과 스마트폰 / 연합뉴스

노인의 스마트폰 이용률은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60대이상 스마트폰 비율은 80%에 다다른다. 그러나 문제는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앞서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디지털 접근률과 디지털 정보화 수준이 30%이상 차이나는 점도 이 같은 현실을 잘 보여주는 예다.

즉, 노년층 또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디지털의 노출은 되고 있으나 아직 머리로는 이를 받아들이지는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방식에 불편함에서 기반한 감정의 문제가 크다.

관건은 이들이 어떻게 이 색다른 시대적 변화 과정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지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점차 모든 시스템이 기계화, 자동화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회적 현상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상대적 약자도 사회구성원인 만큼 디지털정보취약계층 소외현상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인터넷뱅킹, 기차표예매 등 생활기술의 관점에서 디지털 취약계층에 대한 교육과 관련 서비스 확대를 지향하는 정부차원의 노력이 선행됨은 물론 노년층 또한 옛것을 고집하려는 생각을 조금 내려놓고 새로운 생활 방식을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과도기를 극복하고 디지털 시대에서 상생을 이루어내는 것은 현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숙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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