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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 "박근혜, 일본 징용재판 잘 챙겨달라"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9.05.07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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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기자] 일제 강제징용 재판거래 의혹이 불거질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박준우(66) 전 수석이 7일 법정에 나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강제징용 재판은) 중요한 문제인 것 같으니 국무총리가 잘 챙겨달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박 전 수석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윤종섭) 심리로 열린 임종헌(60·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속행 공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외교부 공무원 출신인 박 전 수석은 2013년 11월15일 박 전 대통령에게 국정현안 보고 당시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이 확정되면 한일관계에 파장이 예상되므로 대법원 판결을 늦춰야 한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후 같은해 12월1일 청와대 비서실장 공관에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 주재로 윤병세 전 외교부장관, 황교안 전 법무부장관, 차한성 전 법원행정처장 등이 참석한 '소인수회의'에서 강제징용 재상고심 진행 지연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이 회의 내용대로 이행하기 위해 청와대·외교부 등 입장을 담은 법원행정처 보고서를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재판에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수석은 당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면 큰 혼란이 오게 되고 일본은 한국이 1965년 체결한 한·일청구권협정을 포기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것이므로 대법원에 접촉해 판결을 늦춰야 한다"며 "그렇게 늦추면 일본이 우리 노력을 인정해 협조를 확보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2017년 4월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 뉴시스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2017년 4월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 뉴시스

박 전 수석은 이날 당시 상황을 묻는 검찰 질문에 "이듬해 봄까지 한일정상회담을 준비하되 우리 정부가 노력해서 다소 늦추게 되면 일본이 한국 정부가 상당한 노력을 한다는 평가를 할 것이고, 그 경우 재단 설립에 대한 협조를 이끌어내기 유리하다는 취지로 (대통령께)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도 증인의 건의사항에 동의하며 외교부가 담당부처니 그렇게 하는게 좋겠다 화답한 게 맞냐'는 검찰 질문에 "맞다"며 "그전에 아마 대통령께서 정홍원 전 국무총리께 이 문제가 중요한 문제인 것 같으니 총리님이 잘 챙겨주시라 당부 말을 한 걸로 기억되고, 그걸 받아서 총리가 '내려가는대로 외교부장관에게 지시하겠다'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변했다. 

재판부는 이날 박 전 수석을 상대로 "외교부가 노력하면 대법원과 접촉해 판결을 늦출 수 있냐"고 직접 질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전 수석은 "그건 제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어 "증인은 앞서 총리 국정현안 보고 자리에서 외교부가 대법원과 접촉해 판결을 늦추도록 해야 한다고 발언한 건 사실이라고 했는데 그런 발언이 삼권분립 원칙이나 사법독립 원칙을 침해한다고 한 번도 생각 안 했냐'고 언성을 높였다.

그러자 박 전 수석은 "그래서 제가 '소관부처가 그런 노력을 해야 한다.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고, 외교부 담당 국장이 제 말을 들어 적은 건 오해 소지 있게 적었다"며 "다만 제가 쓴 게 아니다. 제 생각은 그런 뜻이라고 말씀드렸다"고 해명했다.

임 전 차장은 2012년 8월~2017년 3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차장으로 근무하면서 사법농단 의혹을 실행에 옮기고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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