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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 친딸 죽인 새 남편에게 "고생했다"…강간미수 계부에게 살해당해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9.04.30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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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기자] 의붓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30대 남성에 이어 조력자 역할을 한 친모(親母)가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두 살배기 젖먹이 아들 앞에서 중학생인 딸을 목 졸라 살해한 부부의 잔혹한 범행이 경찰 수사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 저수지에 떠오른 시신…비극의 전조

30일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머리에 비닐봉지가 씌워지고, 벽돌이 가득 담긴 마대 자루가 발목에 묶인 여중생 A(12)양의 시신이 지난 28일 오후 3시께 동구 너릿재터널 인근 저수지에서 발견됐다.

시신에서는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소지품이 나왔는데 의붓딸 사망 소식을 경찰로부터 연락받은 김모(31)씨가 곧바로 자수했다.

김씨는 자신을 성범죄자라고 지목한 의붓딸 A양을 하루 전인 27일 오후 6시 30분께 전남 무안군 한 초등학교 근처 농로의 차 안에서 목 졸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의붓딸을 살해한 뒤에는 자신의 고향인 경북 문경의 한 저수지까지 밤새 시신을 유기할 장소를 찾아다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김씨가 목포의 친아버지 집에서 사는 A양을 만나러 갔을 때 아내 유모(39)씨도 동행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공모자 존재 여부도 파악에 나섰다.

'새 남편과 함께 친딸 살해' 여성 체포30일 오전 새 남편과 함께 12살 딸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긴급체포된 39살 친모가 광주 동부경찰서에서 광역유치장으로 옮겨지고 있다. / 연합뉴스
'새 남편과 함께 친딸 살해' 여성 체포30일 오전 새 남편과 함께 12살 딸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긴급체포된 39살 친모가 광주 동부경찰서에서 광역유치장으로 옮겨지고 있다. / 연합뉴스

◇ 친모 공모 사실 드러나…잔혹한 범죄에 충격

광주 동부경찰은 A양 살해에 가담한 친모 유씨를 살인 혐의로 30일 오전 긴급체포했다.

1차 조사에서 혼자 범행했다고 진술한 김씨가 추가 조사 때 공모 관계를 경찰에 털어놨다.

부부는 살해 당일인 27일 낮 두 살배기(생후 13개월) 된 아들을 승용차에 태우고 목포로 향했다.

노끈과 청테이프 등 살해 도구는 약 이틀 전 마트에서 구입했다.

부부는 목포터미널 인근에서 A양을 승용차에 태워 살해 장소로 이동했는데 친모 유씨가 휴대전화가 아닌 공중전화로 딸을 불러냈다.

한적한 농로에 다다른 김씨는 자동차를 세우고 운전석에서 내려 아내 유씨와 자리를 바꿔 앉았다.

A양이 숨을 거두는 동안 친모인 유씨는 운전석에서 아들을 돌보고 있었다.

27일 늦은 오후 광주 북구의 집으로 돌아온 김씨는 유씨와 아들을 집에 내려준 뒤 벽돌이 가득 든 마대 자루 2개를 챙겨 시신유기에 나섰다.

유씨는 28일 오전 A양 시신을 유기하고 귀가한 김씨를 "고생했다"며 다독인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A양 시신을 은닉한 장소는 부부가 평소 드라이브를 즐겼던 곳이다.

오후 들어 부부는 시신은닉 장소를 찾아갔다.

저수지 수심이 얕은 데다 한쪽 발목에 묶어둔 마대 자루가 풀리면서 A양 시신이 발견됐고, 경찰차가 현장에 도착한 상황이었다.

'새 남편과 함께 친딸 살해' 여성 체포30일 오전 새 남편과 함께 12살 딸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긴급체포된 39살 친모가 광주 동부경찰서에서 광역유치장으로 옮겨지고 있다. / 연합뉴스
'새 남편과 함께 친딸 살해' 여성 체포30일 오전 새 남편과 함께 12살 딸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긴급체포된 39살 친모가 광주 동부경찰서에서 광역유치장으로 옮겨지고 있다. / 연합뉴스

◇ '질투? 보복?'…학대와 폭력으로 얼룩진 가정사

30일 A양 시신을 거두는 절차를 밟으려 광주 동부경찰서를 찾아온 조부모는 김씨와 유씨가 숨진 손녀를 지속해서 학대했다고 주장했다.

A양은 2016년부터 작년까지 광주의 김씨 집과 목포의 친아버지 집을 오가며 생활했다.

A양은 최근 친아버지에게 광주에서 생활하는 동안 의붓아버지인 김씨로부터 몹쓸 짓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일각에서는 친모 유씨가 남편과 딸 사이에서 질투심을 느껴 범행에 가담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A양 조부모는 의붓아버지와 친모에게 살해당한 손녀가 불행한 생활을 했다고 기자들 앞에서 울분을 토했다.

친아버지 품을 떠나면서 구박받고, 구타당하고, 추운 겨울에 집 밖으로 쫓겨나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조부모는 주장했다.

조부모는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은 유씨와 김씨 부부가 '도저히 못 키우겠다'며 아동보호소로 쫓아낸 지난해 A양을 목포로 데려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성범죄자로 지목된 김씨의 복수심과 사건을 숨기려는 비정함이 살인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에게 적용한 살인 혐의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으로 변경 적용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김씨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은 부부 진술을 비교하며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다.

◇ 경찰 원칙 앞세워 늑장 수사 도마…추가 규명 사실은

살인과 사체유기가 저질러지기 전 의붓아버지 김씨가 A양에게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경찰이 빠르게 대응했더라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나온다.

경찰이 아동 성범죄 사건 처리를 위한 원칙과 절차를 지키려다 결과적으로 수사를 지연시켜 끔찍한 살인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A양은 친아버지와 지난 9일 목포경찰서에 A씨를 성추행 혐의로 신고했다.

김씨가 음란 동영상을 휴대전화 메시지로 보낸다는 내용이었다.

나흘 뒤 다시 경찰서를 찾은 A양은 김씨가 강간하려 했다는 사실을 추가로 털어놨고 강간미수 혐의가 적용됐다.

단순 음란 동영상 사건인 줄 알았던 경찰은 이때부터 중대한 아동 성범죄 사건으로 수사를 전환했다.

하지만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와 국선변호인, 진술 분석가 등이 참여하는 조사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사흘이 흘렀다.

관할지 규칙을 지키고자 사건을 광주청으로 넘기는 과정에서도 일주일가량 더 수사 일정이 미뤄졌다.

강간미수 범행 장소가 광주인 데다가 피의자로 지목된 의붓아버지 김씨의 주거지가 광주라는 이유였다.

광주청도 주말을 앞둔 시점에서 우편으로 발송된 피해진술 속기록 등 정식 서류를 넘겨받아 즉각 수사에 착수하지 못했다.

김 씨를 조사하기 전 추가 증거를 확보한다며 지난 24일에서야 친부에게 첫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정확한 경로가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김씨와 유씨 부부는 성추행 의혹 사건이 경찰에 접수된 사실을 알아챘고 살인으로 이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지목된 김 씨를 섣불리 조사할 경우 보복범죄의 우려가 있었다"며 "피의자를 부르기 전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수사의 원칙이었기에 이를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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