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종합] ‘추적60분’ 원풍모방 사태 뒤에 전두환과 양승태 사법농단 있었다

  • 진병훈 기자
  • 승인 2019.04.26 23:32
  • 댓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병훈 기자] 1980년대 전두환 정권, 영문도 모른 채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고문을 받은 원풍모방 노동자들.

단지 노동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인권유린을 당했다고 주장한 이들은 전두환 정권의 ‘노동계 정화’ 조치가 들어가면서 블랙리스트에 올라 재취업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당시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노동자는 총 943명. 그중 원풍모방 노동자들의 수는 40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은 지난 2010년 이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1과 2심에서 승소하다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그런데 이 같은 판결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 농단 중 일부였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긴급조치 9호’ 피해자를 비롯해 사법 농단의 피해 건수가 1,500여 건으로 알려진다.

26일 ‘추적60분’에서는 원풍모방 노동조합 사태의 진실과 양 전 대법원장의 사법 농단을 다시 파헤쳤다.

1980년 12월 그날을 잊을 수 없다는 이규현 씨. 그는 19세에 상경해 원풍모방에 입사했다. 출근 직후 영문도 모른 채 경찰에 연행되어 서대문 형무소로 끌려갔다고 한다.

이 씨는 서대문 형무소에서 약 22일 동안 고문을 당한 뒤 삼청교육대에 입소했다.

1980년, 전두환은 당시 노사 문제를 대화와 협조하는 풍토를 마련하겠다며 노사 협의를 설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업 단위의 노조를 활성화하겠다는 전두환의 담화는 사실이 아니었다.

노동청으로부터 온 것은 ‘노동조합 정화 지침’. 즉 노동조합을 와해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씨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2년 후 노조 탄압은 더욱 가속화됐다. 강제 해고는 물론 조합장을 감금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당시 한 노조원은 깡패 같은 남자들이 들이닥쳐 여성들까지 무자비하게 탄압했다고 주장했다. 

단식투쟁에 들어간 노조원들. 현장은 단전과 단수가 됐고 마지막에는 스팀까지 틀었다. 4박 5일을 굶은 조합원들은 몸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노조원들은 당시 아비규환이었다고 증언했다. 여러 병원으로 나뉘어 치료를 받았는데 무려 80여 명이었다.

제작진은 동작구 지역노동대책회의에서 나온 문건을 통해 정부 기관에 의한 계획된 작전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연희(가명) 씨 역시 1976년에 상경해 원풍모방에 입사했다. 김 씨는 노조원들에게 ‘회사를 정상화하라’는 문구가 적힌 머리띠를 나눠줬다는 이유로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전두환 정권은 ‘노동계 정화’라는 명목 하에 원풍모방 노조 조합원 576명을 해고, 간부 8명을 구속, 400여 명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재취업을 못하게 했다.

제작진이 확보한 경찰 조사 보고서를 보면 노동자들을 향한 심각한 인권 침해 정황도 나온다.

KBS1 ‘추적60분’ 방송 캡처
KBS1 ‘추적60분’ 방송 캡처

김연희 씨를 포함한 원풍모방 전 노동자들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시효가 소멸됐다는 이유로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양승태 사법부가 원풍모방 전 노동자들의 승소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김영중 변호사는 당시 고등법원 판결 때까지 소멸시효 이야기는 없었으며 쟁점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양승태 사법부는 2015년 5월 16일 국가에 배상을 청구하는 기한을 국가 폭력이 인정된 날로부터 3년으로 제한했다.

이 내용은 법원행정처 문건에서 정부 운영에 대한 사법부 협력 사례로 기록되어 있었다.

7개월 후 양승태 사법부는 다시 6개월로 단축한다. 김영중 변호사는 국가 소송 사건이 6개월로 단축되자 하급심에서도 받아주기 싫어했다고 말했다.

그 배경으로 박근혜 정부가 과거사 피해자들의 배‧보상 예산에 많은 돈이 투입되는 것에 대해 난색을 보였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2013년 12월 23일 국회에서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 배상금이 언급된다.

이경옥 당시 안전행정부 제2차관은 재정적 부담이 크다며 의원님들에게 당부를 부탁했다.

당시 보좌관은 안전행정부가 예산을 과장했다며 제작진에게 털어놨다.

약 2년 뒤 2015년 8월 박근혜 독대한 자리에서 양 전 대법원장은 2조 원을 아꼈다며 자랑하듯이 보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KBS1 ‘추적60분’ 방송 캡처
KBS1 ‘추적60분’ 방송 캡처
KBS1 ‘추적60분’ 방송 캡처
KBS1 ‘추적60분’ 방송 캡처

과거사 관련 국가배상 소송의 소멸 시효 제한에 대해 찬성한 대법관은 총 9명.

생활지원금 등 보상금을 받았다면 재차 손해 배상 받을 수 없는 것에 찬성한 대법관은 총 8명.

긴급조치 발령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로 국가배상 필요 없다고 판결한 대법관은 총 4명.

모든 재판에 판결을 내린 김신 전 대법관은 인터뷰를 거절했다.

민일영 전 대법관은 판결로만 이야기할 뿐이라며 피해자들에게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박보영 전 대법관은 지난 판결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제작진을 피했다.


추천기사

해외토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