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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l리뷰] 영화 ‘철의 여인’ 영국 최조의 여성 총리 마가렛 대처의 비하인드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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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채희지 기자) “요즘 정치인들의 문제가 뭔지 아십니까? 대중의 기분만 묻는다는 겁니다. 무엇을 생각하는지는 묻지 않고요.”

(이 리뷰는 영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아카데미 시상식 17번 노미네이트, 골든글로브 시상식 26번 노미네이트의 대기록을 갖고 있는 동시대 최고의 배우 메릴 스트립, 그가 세계에서 가장 파워풀한 여성 ‘마가렛 대처’로 돌아왔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카리스마를 지닌 패션지 편집장, 유쾌하고 발랄한 싱글맘으로 약 460만 관객을 사로잡은 맘마 미아!까지.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독보적인 연기력의 배우 메릴 스트립은 철의 여인에서 실존 인물인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를 연기한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로서 영국을 상징하는 인물을 맡게 된 그는 첫 리허설 때 40여 명이 넘는 영국 배우들 속에서 혼자 연기하며, 대처가 보수당 회의에 걸어갔을 때의 기분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방인이었으며, 미국인이었다는 점이야말로 대처 역을 맡을 용기를 줬다고 말한 메릴 스트립. 자타공인 세계에서 가장 파워풀한 배우답게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 같은 자세로 ‘대처’ 총리의 목소리와 억양을 깊이 연구하여 완벽한 영국식 액센트를 구사하는가 하면 분장으로 자연스럽게 만든 코와 가발, 보철을 착용해 외적인 모습까지 대처 총리와 100% 싱크로율을 만들어냈다.

철의 여인은 1979년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 자리에 올라 강인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11년간 최장기 재임기록을 남긴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삶을 최초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런던 북부 지방 도시에서 식료품점 둘째 딸로 태어나, 남성 의원들과 유권자들의 여성에 대한 편견과 냉소, 한 번의 낙선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히 의회로 진출한 그는 보수당 당수에 이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최초 그리고 유일의 여성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된다.

‘매일을 전쟁을 치르듯이 살았다’는 영화 속 그의 말처럼, 누구에게도 굴복하지 않는 굳은 의지와 결단력은 그에게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을 만들어주었다. 메릴 스트립은 보그(VOGUE)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지치지 않는 열정, 끈기는 정말이지 놀라웠다. 상상이 가는가? 11년 동안이다. 그리고 힘이 사라졌을 때도, 근면함을 멈추지 않았다. 슈퍼휴먼이다”라고 놀라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타임지 선정 20大 정치인, The annual USA Today/Gallup poll 선정, 2011년 가장 존경 받는 남녀 탑 10 리스트에 오르는 등 여전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마가렛 대처. 그러나 철의 여인의 제작진들은 이 영화가 ‘마가렛 대처’라는 정치인의 삶을 그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놀랍도록 정치적이지 않다고 증언한다.

필리다 로이드 감독은 “마가렛 대처의 정치적 색채나 정책의 옳고 그름 아니라 남자만 있는 세상에서 여성 혼자서 느껴야 하는 고립과 고독감, 즉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이 영화는 정치에 관한 것이나 마가렛 대처가 옳고 그르다고 이야기하는 영화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메릴 스트립 또한, 대처의 정치적 입장보다는 정치적 결정 때문에 인간으로써 치러야했던 대가에 관심이 많았다며 그가 느끼고 감내해야 했을 압박감과 당시에 왜 그런 말을 했는지, 그리고 그 말들이 왜 반발을 샀는지 <철의 여인>을 통해 이해하게 될 것이라 전했다.

실제 마가렛 대처의 곁에서 일했던 한 사람은 이 영화가 담았으면 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의 외로움이다. 나에겐 그가 집무실에 홀로 앉아있는 모습이 계속 남아있다. 모두가 저녁파티, 클럽에 다 가고 마지막까지 남아서 램프 등불아래에서 무언가를 읽거나 펜으로 쓰는 모습이 떠나질 않는다” 고 회고했다.

맘마 미아!의 파워 우먼 필리다 로이드 감독과 메릴 스트립의 두 번째 만남은 영화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제작자 데미안 존스는 “20세기의 위대한 여성에 대한 영화를 뛰어난 재능을 가진 여성들이 감독하고, 연기했다”라며 철의 여인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필리다 로이드 감독은 철의 여인에 메릴 스트립을 캐스팅한 것에 대해 “무슨 작품이 됐든 메릴 스트립과 다시 한 번 꼭 작업해 보고 싶었다. ‘마가렛 대처와 메릴 스트립 조합이 어떨까? 영국 사람들의 반응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마가렛 대처 영화를 만드는 것 못지 않게 메릴 스트립 캐스팅이 더 도발적이란 생각이 들었다”라며 캐스팅 배경을 밝혔다.

메릴 스트립은 “필리다 로이드 감독은 엄청난 인내심의 소유자이고 명확한 사람이다. 촬영 내내 한 번도 원래 논의한 것에서 방향을 틀어버린 적이 없다”며 필리다 로이드 감독에 대한 무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그들의 작업을 지켜본 작가 아비 모건은 “감독과 배우 둘 다 완벽을 추구하며 일한다는 점에서 매우 좋은 협력자이다. 둘의 작업을 지켜보는 것이 굉장히 즐거운 일이었다”라며 그들과 함께 작업한 소감을 밝혔다.

제작단계에서 마가렛 대처로 완벽 변신한 메릴 스트립의 모습이 공개되자 영국을 비롯한 각국의 언론이 이를 보도하는 등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모았다. 제작진들 역시 제일 처음 메릴 스트립이 가발을 쓰고, 보철을 끼우고, 마가렛 대처의 옷을 입은 것을 보았을 때 정말 환상적이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는 모두 메릴 스트립의 생각이었다.

외모에 대해 아주 확실한 생각이 있었다. 내가 특정 부분을 강조한다면, 그와 매우 닮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어떻게 가만히 있는지, 서 있는지, 앉는지, 다리를 꼬는지, 중요한 포인트를 집어낼 때 어떻게 하는지 등 모든 자세가 다 중요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마가렛 대처를 연기하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바로 ‘목소리’라고 생각한 메릴 스트립은 마가렛 대처의 연설을 들으며 숨을 고르는 것까지 빼놓지 않고 거듭 연구한 끝에 시작할 때 가볍고 침착한 목소리에서 갑자기 권위 있는 목소리로 변하는 두 가지의 다른 목소리를 찾아냈다.

그는 지금까지 했던 그 어떤 것보다도 목소리를 연기해나가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전하며 “그의 연설 대부분을 TV로 보지 않고 다 들었다. 듣는 것은 자세를 만들어주고 모든 것을 알려준다. 보이스를 만드는 것은 새로운 언어를 익히는 것과 같다.” 라고 말했다.

실제로 메릴 스트립은 후반 사운드 작업을 할 때, 보철을 끼고 녹음을 진행했을 정도. 목소리뿐 만 아니라 그가 처한 상황의 변화에 따라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변해가면서 헤어스타일도 함께 변화한다.

필리다 로이드 감독은 “대처의 헤어스타일은 마치 엘리자베스 여왕의 블라우스 깃처럼 권력과 지위를 상징한다. 특히 남성들로 가득 찬 정치판에서 더욱 그러하다”고 특징을 설명해주었다. 이러한 그의 완벽한 외적 변신은 해리포터의 분장사 마크 쿨리어와 디 아워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제이 로이 헬런드의 손을 거쳐 탄생했으며 이들은 2012년 아카데미 분장상에 노미네이트 되는 영예까지 얻었다.

프로덕션 디자이너 사이먼 엘리엇은 “대처는 항상 핸드백을 지니고 다녔다. 그래서 우린 세월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단계에서 그의 핸드백들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료조사에 임한 스탭들에 따르면 대처의 핸드백은 ‘판도라의 상자’와 같았다고 한다. 각료 중 한 명이 기억하기를 그의 핸드백이 열리는 순간을 모두가 두려워하곤 했다고.

당시 ‘독일 통일’에 관한 고위급들의 미팅이 있었는데 모든 협의가 정리되려는 순간 갑자기 ‘딸까닥’하는 핸드백 열리는 소리가 났고 그의 백 속에서 접착테이프로 아슬아슬하게 붙인, 비스마르크 독일을 미리 볼 수 있는 지도가 나왔다고 한다. 그의 이런 모습은 ‘핸드배깅(Handbagging)이라는 단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또한 대처는 ‘시’를 읽는 것을 아주 좋아해 영국의 낭만파 시인들의 시구를 적어두거나 다양한 음식의 레시피 쪽지도 넣어두었다고 한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 ‘키플링’의 시를 인용하기도 한다.

핸드백뿐 만 아니라 제작진들은 마가렛 대처가 가장 좋아한 제비꽃 향기의 플로리스 제품 향수까지 찾아내기도 했으며 잡지에서 발췌한 기사나 처칠 어록 등을 모아놓은 마가렛 대처의 노트북이 보관되어있는 재단을 방문해 자료를 모은 뒤 영화에 맞게 고쳐나갔다.

네이버영화 제공
네이버영화 제공

영화의 가장 규모가 큰 씬이라면 하원 의사당과 브라이튼 회의 장면이다.

350명에 가까운 보조 출연자를 동원한 장면을 촬영할 당시, 모두 정장을 입고 구레나룻을 하고 안경을 쓰고 있었는데, 씬이 바뀔 때마다 시간이 흐르는 느낌까지 살렸다.

그 안에는 실제 의원들을 배치해 자신의 역할을 하게 했는데, 자신의 당을 지지하거나 반대 진영에 대항하며 격분의 분위기를 조성했다. 특히, 사전에 2단계 조롱, 10단계 조롱 등 단계별 격분의 정도를 정하며 자연스러운 긴장감을 형성했다고 한다. 

극 중 메릴 스트립의 의상은 또 하나의 볼거리다. 실제로 필리다 로이드 감독은 “그의 여정을 보여주기 위해 색깔을 사용했다” 고 말한다. 젊은 마가렛 시절에는 담청색, 그의 절정기에는 감청색, 재임시기에는 트위드 자켓 컬러인 연보라색을 사용했다.

또한, 단순한 재현의 수준을 넘어 의상의 변화가 잘 드러나도록 해 젊은 대처가 입은 아름다운 푸른 실크가 다트포트 보수회에 참석할 때에는 조금 빛이 바라고, 총선에 도전하기로 결정하는 자리에서는 그 푸른색이 점차 어두워진다. 또한 총리 자리에 오를 때는 로열 블루에 가까운 색으로 변한다.

또한 각료들이 하나 둘 그에게서 등을 돌리고 국내에서 퇴임을 종용하는 여론이 몰아칠 때 의연하게 파리 베르사유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씬에서 메릴 스트립이 착용한 화려한 의상과 화장이 유독 눈에 띈다. 이 의상은 실제 정상회담 때 입었던 옷이 아니라, 마가렛 대처의 의상 중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입었던 것과 거의 비슷하다는 비난을 받았던 드레스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필리다 로이드 감독은 “여기에는 그의 자만심이 깃들어 있다. 마지막 영광의 순간이다”라며 “가장 힘 있어 보이는 사람들을 대처의 주위에 포진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감독의 노력과 완벽한 현신으로 나타난 메릴 스트립 덕에 함께 작업한 한 엑스트라는 “눈을 감아도 마가렛 대처, 눈을 떠도 마가렛 대처가 있는 느낌이었다” 라고 말했다.

‘철의여인’은 2012년에 개봉해 누적관객수 144,401 명 (2019.03.25,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기록, 기자·평론가 평점 6.43, 네티즌 평점 7.92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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