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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토크쇼 J’ 블룸버그 이유경 기자 두고 항의 성명한 서울외신기자클럽, 박근혜 때는 호소 편지

  • 진병훈 기자
  • 승인 2019.03.31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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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훈 기자] 지난 12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고 발언한 나 대표는 블룸버그의 이유경 기자 기사를 인용했다고 해명하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블룸버그의 이유경 기자는 지난해 9월 26일 ‘South Korea’s Moon Becomes Kim Jong Un’s Top Spokesman at UN’(대한민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UN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수석대변인이 됐다.)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다.

자칭 보수 언론들은 ‘외신’에 집중하며 블룸버그의 기사를 받아쓰기 시작했다.

조선일보는 <외신, “문 대통령, 김정은 수석대변인 됐다”>라는 제목으로 사실상 블룸버그의 기사 제목을 그대로 받아썼다.

그러나 이유경 기자가 쓴 기사 내용에는 정작 ‘수석대변인’이 명시되지 않아 국내에서도 큰 비판을 받았다. 즉 제목 장사를 했다는 지적인 것이다.

해당 기사의 내용을 들어가면 이번 주 뉴욕에서 열리는 UN 총회에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그에게는 자신을 칭찬하며 사실상 대변인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어 “나는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대변인이라기보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둘 다 합의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걸 아는 지도자라고 생각한다”는 스테판 노에르퍼 코리아소사이어티 정책 선임연구원의 평가가 실려 있다.

31일 ‘저널리즘 토크쇼 J’에 출연한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 대학원 겸임교수는 ‘외신’이 여전히 권위 있다고 생각하는 태도 속에 이런 결과물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외신을 인용했다고 해명했지만 사실상 한국에 상주하는 한국인 기자의 주장을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발언한 것이었다.

블룸버그는 100개가 넘는 나라에서 현지 기자 1,000여 명이 넘는 기자를 현지 통신원으로 두고 있는 통신사다.

리포터들이 자국에서 상주하면서 보고서를 통신망에 올리고 구독 중인 거래처들이 읽게 된다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은 사실상 정부를 비난하거나 남북 평화 협력 정책을 공격할 때 쓰이는 일종의 기사 세탁 과정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KBS1 ‘저널리즘 토크쇼 J’ 방송 캡처
KBS1 ‘저널리즘 토크쇼 J’ 방송 캡처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13일 “미국 국적 통신사의 외피를 쓰고 국가원수를 모욕한 매국(賣國)에 가까운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다음날에는 “해당 기사는 한국인 외신 주재원이 쓴 '검은 머리 외신' 기사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지난 16일 서울외신기자클럽이 항의 성명을 내고 언론 통제고, 언론 자유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서울외신기자클럽의 이런 항의 성명이 오히려 누리꾼들로부터 역풍을 맞았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적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칼럼을 썼다는 이유로 기소돼 출국금지 된 ‘산케이 지국장 카토 타츠야 씨’ 사례 경우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선처하는 호소의 편지를 썼기 때문이다.

‘팔순이 넘는 어머니와 장모가 귀국할 거라 믿고 있다’라는 사연과 함께 서울외신기자클럽이 그동안 많은 기여를 했다는 말까지 담겨 있다.

서울외신기자클럽은 3백여 명의 외신기자가 등록돼 있는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현지 채용된 '한국인' 주재원으로 알려져 있다.

KBS1 ‘저널리즘 토크쇼 J’ 방송 캡처
KBS1 ‘저널리즘 토크쇼 J’ 방송 캡처

J 패널들은 이유경 기자의 주장을 인용한 나 원내대표의 잘못인데 엉뚱하게 외신 기사에 집중포화가 시작됐다며 오히려 민주당의 대응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누리꾼들, 특히 ‘저널리즘 토크쇼 J’의 시청자들 생각은 다른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이 유튜브에 내보낸 영상 ‘나경원에 뺨 맞은 민주당의 이상한 총질’에는 또다시 기자들의 동업자 의식이 발휘됐다며 누리꾼들의 비판적인 댓글이 주를 이뤘다.

누리꾼들은 기자도 잘못하면 비판받아 마땅하며 언론이 더 이상 성역이 아니라는 사실에 제작진은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안톤 숄츠 기자는 이후 이유경 기자가 며칠 동안 집에 나가지 못할 정도로 힘든 상태가 됐으며 입에 담지도 못할 폭언까지 나왔다며 외신 기자를 향한 집중적인 공격이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실상 제목 장사를 하고 자칭 보수 언론이 받아쓰는 이른바 외신 세탁의 빌미를 제공한 이유경 기자의 일까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지적이 대부분의 댓글을 차지했다.

KBS1 ‘저널리즘 토크쇼 J’는 매주 일요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