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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l리뷰] 영화 ‘악녀‘ 김옥빈-김서형이 선사하는 느와르 ‘그의 복수가 시작된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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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채희지 기자) “보여줄게 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이 리뷰는 영화 스포일러를 포함 하고 있습니다.)

한국 액션 영화의 진일보를 일구어낸 악녀만의 매혹적인 액션은 한계를 뛰어 넘는 도전을 해낸 배우들의 끈기와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박쥐, 시체가 돌아왔다 등에서 개성 넘치는 존재감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던 김옥빈은 악녀를 통해 비로소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그가 연기한 ‘숙희’는 살인병기로 길러져 정체를 숨기며 살아가는 최정예 킬러이다. 기존 한국 영화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여성 킬러 캐릭터로 김옥빈은 촬영 2개월 전부터 매일 같이 액션스쿨에 출석도장을 찍으며 피나는 수련을 했다.

장검, 단도부터 권총, 기관총, 저격총, 심지어 도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무기들을 자유자재로 소화해내야 했기에 무기를 손에 익히고, 그에 따라 상대방과 합을 맞추는 기술까지 체득하기 위해 연습에 사활을 걸어야만 했다. 총 70회차 중 61회차의 촬영 동안, 90%에 육박하는 액션 신을 대부분 대역 없이 소화해낸 김옥빈. 무서운 속도로 달리는 차량 위에 직접 매달리고, 자신의 키만한 장검을 휘두르면서 날 선 액션을 몸소 선보였다.

실제 합기도, 태권도 유단자인 김옥빈의 ‘액션 본능’이 빛을 발하는 순간들이었다. 그 어떤 남성 액션보다 더 거칠고 독하고, 살벌한 그녀의 액션을 보고 있노라면 김옥빈이 아닌 ‘숙희’는 상상할 수 조차 없다.

신하균, 성준, 김서형, 조은지의 등장은 영화에 무게감을 실어준다. 박쥐, 고지전에 이어 세 번째로 김옥빈과 호흡을 맞추게 된 신하균은 ‘숙희’를 최정예 킬러로 길러낸 남자 ‘중상’으로 분했다.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남자 ‘중상’은 신하균 특유의 강인한 눈빛과 만나 스크린을 압도한다. 또한 절제된 액션이지만 움직임 하나도 예사롭지 않은 절대 고수의 아우라를 풍기는 신하균만의 액션이 관객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긴다. 성준은 ‘숙희’를 24시간 지켜보는 의문의 남자 ‘현수’로 등장한다.

드라마 연애의 발견, 마담 앙트완을 통해 로맨틱한 면모를 발휘했다면 악녀에서는 더욱 섬세해진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진심을 숨긴 채 ‘숙희’의 곁을 맴도는 그의 묘한 눈빛은 때로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때로는 비밀을 감춘 핵심인물로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드라마 굿와이프, 아내의 유혹 등에서 전무후무한 카리스마를 뿜어냈던 김서형은 ‘숙희’를 스카우트하는 국가 비밀 조직의 간부 ‘권숙’ 역을 맡아 극의 든든한 중심 축을 이룬다.

‘숙희’가 혼란에 빠질 때면 나타나는 그녀는 매 등장마다 분위기를 압도하는 존재감을 선사하며 진정한 걸크러쉬를 선보인다.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조은지는 ‘숙희’를 처음 본 순간부터 견제하며 긴장감을 유발하는 국가 비밀 조직의 요원 ‘김선’으로 분했다.

‘숙희’의 절대적인 실력을 향한 그녀의 열등감은 사건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끌고 간다. 이처럼 몸을 사리지 않는 배우들의 액션 투혼과 열연으로 탄생한 다양한 캐릭터들이 살아 숨쉬는 영화 <악녀>에게 관객들은 꼼짝없이 매료 당하게 될 것이다.

액션 장르에 일가견이 있는 정병길 감독은 이번에도 유례없는 액션 신들을 통해 관객들의 두 눈을 사로잡는다. 액션스쿨 출신인 정병길 감독은 늘 상상 이상의, 날 것 그대로 살아 숨쉬는 액션으로 그만의 고유한 영역을 개척해냈다.

강렬하고 치명적인 악녀의 리얼 액션은 관객들에겐 신선한 충격을, 영화계에는 액션장르의 역사적 발자취를 남기며 전에 없던 신세계를 보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악녀에는 그 흔한 참고 자료가 없다. 정병길 감독이 직접 쓴 시나리오에 그와 서울액션스쿨 동기생인 권귀덕 무술감독의 액션 그리고 박정훈 촬영감독의 시선을 더해 이전에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액션을 창조해냈다. 특히 정병길 감독과 권귀덕 무술감독은 특정한 컨셉 안에서 액션을 디자인하기 보다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며 의기투합했다.

마치 혼자서 수십 명의 적을 소탕하는 FPS슈팅게임의 한 장면처럼 연출한 오프닝 시퀀스부터 오토바이를 타고 도심 한복판을 질주하면서 칼을 휘둘러 상대를 제압하는 액션은 지금껏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액션의 신기원이다.

악녀의 액션은 엔딩에 다가갈수록 정점에 이른다. 자신의 삶을 완전히 짓밟아버린 일당을 소탕하기 위해 ‘숙희’는 칼 두 자루를 들고 나선다. 자동차를 타고 옆 건물 옥상에서 적들의 아지트로 뛰어들며 시작된 싸움은 버스로 옮겨져 도심을 달리면서 계속된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좁은 버스 안에서 ‘숙희’는 칼과 도끼를 이용해 군더더기 없이 적들의 숨통을 끊어나간다.

지금까지 오로지 죽이는 것만 배워온 최정예 킬러의 면모가 여실히 드러나는 장면이다. ‘숙희’가 보여주는 액션은 레퍼런스가 없기 때문에 신선함 그 자체이다. 어떤 영화에서도 본 적 없는 강렬한 악녀의 액션은 앞으로 탄생할 수많은 영화들의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숙희’는 한 명의 적과 싸우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 누구를 상대하든 그녀의 앞에는 항상 둘 이상의 적이 있고, 대부분 수십 명의 상대를 혼자서 처리한다. 자칫 길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일대다 결투는 아이러니하게도 단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다. 이는 오프닝 액션 시퀀스부터 예고되는 대목이다. 5일 동안 촬영된 오프닝 액션 시퀀스는 롱테이크로 진행되었기에 사전에 철두철미한 설계와 연습을 요하는 장면이었다.

촬영 전 액션의 컨셉을 짜는 프리 비쥬얼을 시작으로 장소 헌팅을 하며 여러 가지 동선을 구상하고, 장소의 지형 지물을 이용해 합을 새로 맞춰나갔다. 1인칭 시점샷으로 보이는 액션이기에 카메라의 앵글에 맞춰 개별 반응동작을 반영해가며 장면을 완성해나갔다. 이어 시점샷이 끝나면 카메라가 360도 회전하며 ‘숙희’가 등장한다.

영화의 시작부터 관객들을 꼼짝달싹 못하게 압도하는 이 장면은 악녀가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에게 신선하고, 놀라운 액션을 선보일 것임을 예고한다. 이후 ‘숙희’의 활약은 계속된다. 어릴 때부터 고도로 훈련된 킬러답게 ‘숙희’는 적의 급소를 집중공략하며 최대한 효율적으로 상대의 숨통을 끊는다. 또한 총과 칼 등 무기에서도 끊임없이 변주를 꾀한다. 이후 이어지는 다섯 번의 액션 시퀀스를 지나는 동안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뷔 초부터 신비로운 마스크와 눈빛으로 많은 감독과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배우 김옥빈. 가장 신선하고 강력한 액션 배우다. 정병길 감독과 권귀덕 무술감독은 되려 여느 남자보다 더 강력하고 독하고 살벌하게 상대를 제압하는 액션을 디자인했다.

킬러 ‘숙희’에게 있어 무기의 성역은 없다. 하지만 가장 돋보이는 것은 도끼다. 거침없이 도끼를 휘두르는 모습은 그 동안 여성 주연의 액션 영화뿐만 아니라, 남성들의 액션에서도 볼 수 없었다.

단도로 단숨에 적을 제압하고, 기관총을 난사하며, 육중한 도끼를 거침없이 휘두르는 등 자신과 한 몸처럼 무기를 장착한 채 적들을 제거해나가는 그녀의 강렬한 액션은 장르 자체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다.

린 시절부터 액션 장르를 사랑해왔던 액션키드 정병길 감독은 악녀를 통해 무한한 상상력과 새로움에 대한 도전을 이어갔다. 전에 본 적 없는 ‘새로운 액션을 만들자’는 포부를 가지고, 상상 속에 있던 액션 비쥬얼을 마음껏 펼쳐 놓기로 마음먹은 정병길 감독은 CG를 배제한 날 것 그대로의 액션 장면을 연출하고자 했다.

그 중 하나가 게임에서 차용한 1인칭 시점샷이다. 악녀만의 액션을 더욱 생생하게 담아내기 위해 고심 끝에 박정훈 촬영감독은 새로운 장비를 만들기에 이른다. 오토바이 헬맷부터 아이스하키 헬맷까지, 직접 깎고 조이며 헬맷에 카메라를 부착한 특수 장비를 만들었고, 스턴트맨이 헬맷 카메라를 착용한 채 강렬한 시점샷의 오프닝 액션 시퀀스를 현실감 있게 담아냈다. 이는 그 어떤 앵글보다 주인공에게 몰입하게 만들며 관객들이 영화의 시작부터 마치 주인공이 된 것처럼 생경한 경험을 하게 한다.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버스 액션 씬에서는 촬영팀 역시 주인공 못지 않은 노고를 겪어야 했다. 슈팅카에 지미짚을 올리고 배우들의 모습을 순간 포착해보았지만 ‘숙희’의 역동적인 모습을 담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장비가 액션을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악녀의 액션은 속도감이 생명이다.

고민 끝에 촬영감독이 와이어에 매달린 채, 와이어 액션을 연기하는 배우를 촬영하기에 이르렀다. 그 외에도 스피디한 순간들을 담아내기 위해 핸드 헬드 촬영을 이어가며 역동적이고 액션감 넘치는 모습을 더욱 생생하게 화면 속에 잡아낼 수 있었다. 액션에서 또한 중요한 것은 캐릭터의 감정이다. 복수심으로 얼룩진 ‘숙희’가 폭주하며 내달리는 감정은 영화 속 강렬한 액션의 원동력이 된다.

기존의 액션 영화들은 대다수가 망원렌즈를 활용해 빠른 컷 분할로 촬영하는 데 반해, 특수한 12, 13mm 광각렌즈로 보다 인물에 가깝게 다가가 촬영했다.

네이버영화 제공
네이버영화 제공

인물의 감정이 아닌 액션 동작만 눈에 들어온다면 그것은 죽은 액션이나 다름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액션과 함께 배우의 표정과 감정 하나 역시 놓치지 않았기에 액션 씬들은 그 어떤 액션 영화들보다 몰입도가 높다. 마치 CG가 아닌가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생생함이 살아 숨쉬는 날 것 그대로의 액션, 배우들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이 장면들은 촬영팀과 정병길 감독의 도전 정신과 새로운 액션을 선보이겠다는 투지가 만들어낸 산물이다.

김희진 미술감독은 여성 킬러가 등장하는 신선한 영화 악녀를 통해 기존의 틀을 벗어난 미술 컨셉을 잡기로 마음 먹었다. 정병길 감독 역시 후반 색보정에 기대기 보다 초반 미술 셋팅에 공을 들이길 원했다.

새로운 시도 중 하나가 과감한 색상이다. 강렬한 레드와 블루를 적극 활용해 전체적인 미쟝센에 강렬함을 부여했다. 그 노력이 여실히 드러나는 장면은 오프닝 시퀀스에 등장하는 범죄 아지트다. 영화의 시작과 동시에 등장하는 범죄 아지트에서 ‘숙희’는 다수의 남자 범죄 조직원들을 차례로 제압해나간다.

복도, 계단, 마약 제조실, 체력 단련실까지 이어지는 긴 액션 시퀀스를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것 중 하나는 바로 공간 미술이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장면이었지만 공간마다 대비되는 색상으로 꾸며 변주를 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액션을 더욱 강렬하게 담아내기 위해 색감을 돋보이게 하는 페인팅에도 신경을 썼다. 조명이 반사되는 유광 에나멜 페인트와 광택제를 활용해 액션 씬을 더욱 빛나게 완성했다.

또 하나의 주요 공간인 기도원은 ‘숙희’가 국가 비밀 조직의 요원으로 탈바꿈하는 곳이다. 앞서 범죄 조직의 아지트가 다크한 공간으로 꾸며졌다면, 기도원은 킬러들이 훈련을 받는 공간으로 조금 더 세련되고 깔끔한 컨셉으로 완전한 대비를 이룬다.

‘숙희’가 기도원의 감금실에서 벗어나며 등장하는 공간인 발레실은 밝고 화사하게, 발레실에서 도망쳐 다다른 분장실은 어두운 분위기로 확실한 차별화를 두어 혼란스러운 ‘숙희’의 모습을 극대화했다.

또 ‘숙희’가 임무를 부여 받고 생활하게 되는 아파트는 그녀의 보금자리라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우드와 화이트톤을 사용해 내츄럴하고 따스한 분위기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생동감 넘치는 액션이 펼쳐지는 공간에는 레드, 블루, 골드 색감의 틀을 깨는 과감한 원색을 사용하고, 일상적인 공간에는 따스한 색감을 입힘으로써 미술에서도 캐릭터의 변화를 따라가게 만들었다.

‘악녀’는 2017년에 개봉해 누적관객수 1,208,081 명 (2019.03.29,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기록, 관람객 평점 7.83, 기자·평론가 평점 5.04, 네티즌 평점 6.96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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