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이창규 기자) 영화 ‘사바하’가 최근 논란에 휩싸이며 화제의 중심에 자리하게 됐다.
지난 28일 뉴시스의 보도로 인해 독립운동가의 사진을 합성해 극중 사이비 교주로 둔갑시켰다는 내용이 알려졌기 때문.
극중 사이비 교주 ‘풍사 김제석’(정동환 분)의 사진은 독립운동가이자 대종교의 초대 교주 홍암 나철의 사진을 그대로 가져와 얼굴만 정동환의 것으로 합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객들과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게 되자 제작사인 외유내강 등은 공식입장을 내고 “명백한 실수”였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실수였다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황당하다. 해당 사진은 교과서에도 실릴 정도로 널리 알려진 사진이기 때문이다.
나철은 유신회를 조직하고, 을사오적을 암살하려 한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다. 건국훈장 독립장 수훈자이기도 하며, 종교적으로는 단군을 교조로 하는 대종교(당시에는 단군교)를 공표하여 일제에 저항한 인물이다.
그런데 그런 인물을 사이비 교주로 둔갑시켰으니, 유족들 입장에서도 황당할 것이며, 역사학자나 일반 관객들 모두에게 황당할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실수’를 “조심하지 아니하여 잘못함. 또는 그런 행위”라는 단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제작사는 이 문제에 대해 조심히 다루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번 사건은 애초에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다. 과거 느낌의 사진을 원했다면,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에게 옷을 입히고 사진을 찍어서 낡은 흑백사진으로 보정하면 되는 일이다.
‘사바하’는 1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상업영화다. 작중에 등장하는 사진 한 장에 대한 돈을 아까워할만한 현장이 아니라는 것.
게다가 영화는 한두명의 사람이 제작하는 게 아니다. 정말 최저비용 수준의 제작비가 들어가는 영화조차도 5~6명의 인원이 만든다.
그런데 영화에 참여한 그 수많은 사람들 중 합성된 사진에 대한 의구심을 가진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건, 확실히 문제다. 미술감독이나 감독 모두가 책임을 져야할 부분이다.
제작사는 29일 YTN등 여러 언론을 통해 현재 상영관에서 상영되는 작품 속 사진을 교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VOD 서비스도 시작한 상황이지만, 극장에서라도 수정된 버전을 상영한다는 점은 제대로 된 후속처리라고 본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없어야 하며, 어떤 사유에서도 재발하면 안 되는 일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가이드라인 등의 구체적인 해결책이 마련되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