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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L리뷰] 천우희의 연기로 본 묵직한 고통과 치유의 과정 영화 ‘한공주’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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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이승주 기자) ‘써니’의 본드걸 천우희가 끔찍한 아픔을 가진 소녀로 변신했다.

영화의 포스터에서부터 무표정함과 고인 눈물이 그가 겪었을 아픔과 고통을 고스란히 전달하며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영화 ‘한공주’는 예기치 못한 사건을 겪은 소녀가 상처를 치유하고 감내하고 극복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 기존 영화들이 사건 혹은 사건에 관계된 이들의 지독한 복수에 초점을 맞춰 사람들의 분노를 자아냈다면 ‘한공주’는 사건 그 이후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것이 바로 ‘한공주’가 주목 받고 있는 특별한 이유 중 하나다. 아무것도 잘못 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도망을 다녀야 했던 소녀, 그 소녀조차 따뜻하게 받아주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차분하게 그려내며 또 다른 종류의 울림을 선사한다. 

끔찍한 사건을 겪은 공주는 많은 것을 잃고 쫓기듯 전학을 가게 되지만 결코 살아가려는 의지와 희망의 끈은 놓지 않는다. 벼랑 끝에 선 소녀는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며 친구들을 사귀고, 노래를 부르고, 수영도 배우면서 세상 밖으로 점점 나아간다. 관객들에게 애써 감정을 강요하지 않지만 오히려 그 담담한 시선이 보는 사람들의 마음에 강렬한 파장을 일으키며 우리가 외면했던 세상의 또 다른 공주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든다. 

이수진 감독은 “난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지를 가늠하는 이야기나 그것으로 인해 공분을 일으키려는 목적이 아니다.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소녀가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는 모습과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우리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기획 의도를 밝혀, 그 어떤 작품보다 가슴 뜨거운 영화의 탄생을 알렸다. 

영화 ‘한공주’는 원래 있던 학교의 담임인 이난도(조대희)가 전학 간 한공주를 자신의 어머니집에 데려다 놓으며 시작된다.

선생님 어머니 조여사(이영란)는 그녀가 임신을 해서 그러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노골적으로 나타내며 공주를 박대하다시피 한다. 

공주는 새로 들어간 학교에서 학업에 열을 올리지도 새로 친구를 사귀는 데 관심을 나타내지도 않는 대신 숙소 근처 수영 교실에 등록해서 수영을 서툴지만 열심히 배운다. 학교 동급생이자 교내 아카펠라 그룹에 있는 이은희(정인선)는 수영 교실을 마친 공주가 탈의실에서 흥얼거리는 노래를 듣고 관심을 나타내지만, 공주는 까불지 말라며 차갑게 대한다. 공주는 우여곡절 끝에 엄마(성여진)와 재회하게 된다. 하지만 공주의 불행을 전혀 모르고 있는데다가 동물병원장과 재혼한 상태인 엄마는 딸을 부담스럽게 여겨 돈 몇 푼을 쥐어 돌려보낼 뿐이고, 이에 화가 난 공주는 동물병원에 찾아가 행패를 부린다. 

조여사는 마트 일을 거들어주고 나이를 액면가보다 열 살 이상 적게 말해 주는 공주의 모습에 경계심을 풀고 어느 정도 살갑게 대해 준다. 한편 공주는 무조건적으로 사랑을 베푸는 은희에게 마음이 조금씩 녹아서 어느새 집에 놀러가 잘 정도의 사이가 되고 은희의 아카펠라 그룹과도 어울리게 된다. 

그러다가 공주는 아빠(유승목)를 만나게 된다. 공주 아빠는 공주 앞에서 잔뜩 술에 취해 주정을 부리다가 어떤 문서를 내밀며 서명을 강요하고, 공주는 그렇게 해준다. 알고 보니 그 문서는 합의금에 눈이 먼 공주 아빠가 가해자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였다.

은희는 공주가 기타 치며 노래 부르는 모습을 카메라로 찍어서 기획사에 보내 오디션을 보러 오라는 답을 받아내고 그날 열린 조촐한 축하 파티에서 아이들 중 하나가 꿈이 뭐냐고 묻자 공주는 “풀장 완주”라고 답한다.

아카펠라 그룹 아이들은 공주를 위해 팬카페를 만들지만, 공주는 신고를 막기 위해 윤간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 당한 끔찍한 기억이 있어 세상에 자신이 드러나는 바를 극도로 꺼리는 터라 처음 은희에게 그랬던 것처럼 다시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이며 삭제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공주가 그렇게 두려워하던 일이 끝내 벌어지고 만다. 가해자 부모들이 먼저 한 명이 그랬던 것처럼 뻔뻔하게도 탄원서를 받기 위해 떼로 공주의 교실에 들이닥치고 아카펠라 그룹 아이들은 공주의 윤간 동영상을 보게 된다. 

이어 공주는 캐리어를 들고 어디론가 향한다. 한강 다리 위를 지나는 버스 승객의 시점으로 다리 난간 앞에 놓인 공주의 캐리어가 보이고, 나레이션을 통해 공주가 수영 교실을 다닌 이유가 명확하게 밝혀진다.

공주는 자살하기 위해 물에 뛰어들었을 때 혹시 살고 싶은 맘이 생길까 봐 25m를 헤엄칠 수 있는 능력을 목표로 그렇게 열심히 수영을 배웠던 것.

잠시 후, 한공주를 연호하는 아카펠라 아이들의 응원이 들리며 물속을 헤엄치는 공주의 실루엣이 보이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한공주’ / 무비꼴라쥬

모두의 관심 밖으로 벗어나버린 한 소녀의 삶을 차분한 시선으로 그려나가면서도 궁금증을 놓치지 않는 퍼즐 같은 이야기 구조, 깊이 몰입할 수 밖에 없는 배우들의 열연이 바로 ‘한공주’가 가지고 있는 힘이다. 마라케시 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인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미장센, 이미지, 사운드, 편집, 배우들의 연기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난 작품”이라며 극찬을 쏟아냈고, 배우 마리옹 꼬띠아르도 “놀랍도록 섬세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화, 여주인공의 연기도 너무 놀랍고 훌륭하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주인공 한공주 역을 맡았던 천우희는 “캐릭터 분석을 할 때에도, 너무 감정에 빠져서 연기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감정을 잡으려 했다기 보다, 그 상황에 던져져 있다고 생각하고 그 상황을 이겨내려고 했다.”며 공주란 캐릭터에 온전히 자신을 내던져 감정 몰입 했음을 고백했다. 또한 천우희는 힘든 시련을 겪은 공주에게 버팀목이 되는 것이 바로 노래와 수영이었기 때문에 이를 위해 천우희는 철저한 사전 연습을 거쳐 공주를 위해 만들어진 곡 “Give me a smile”을 완벽하게 소화해냈고, 잊지 못할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천우희의 역대 가장 강렬한 연기 변신은 ‘한공주’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한공주’는 2013년 작품으로 총 225,839명을 이끌며 평점 8.9의 높은 평을 기록했다.

또한 ‘한공주’는 ‘제 10회 맥스무비 최고의 영화상’에서 최고의 독립영화상과 최고의 여자배우상을 수상하며 독립영화가 가진 힘과 작품성을 입증했다.

천우희의 깊은 연기가 돋보이는 ‘한공주’는 30일 01:00시에 채널 CGV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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