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이창규 기자) *본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팀 버튼 감독이 3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그 신작이 ‘덤보’라니, 의외의 선택이었다.
전작인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으로 아주 호의적인 평가를 받지는 못했어도, 팀 버튼은 자신만의 분위기를 나름대로 잘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차기작에 대한 기대가 컸던 와중에, ‘덤보’를 선택했다. 1941년 개봉한 ‘덤보’는 디즈니 클래식 애니메이션 중 하나다.
이미 2010년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디즈니 애니메이션 실사화 시리즈에 참여했던 그는 사상 최초로 (아직 존 파브로의 ‘라이온 킹’이 개봉하기 전이므로) 각기 다른 작품의 실사화를 담당한 감독이 되었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좀 의외였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월드와이드 10억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에서 성공을 거뒀을지언정, 평가는 그리 좋지 못했기 때문. 심지어 속편인 ‘거울 나라의 앨리스’는 흥행에서마저도 참패를 거뒀다(물론 그는 속편의 연출을 맡지는 않았다).
디즈니에서 그가 연출한 작품 중 호평받았던 작품은 자신의 단편을 장편화한 ‘프랑켄위니’밖에 없었기에 불안감도 컸다. 결국 그 불안감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영화 ‘덤보’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주인공인 홀트 패리어(콜린 파렐 분)와 밀리 패리어(니코 파커 분), 조 패리어(핀리 호빈스), 맥스 메디치(대니 드비토 분)와 V.A. 반데비어(마이클 키튼 분), 콜레트 마샹(에바 그린 분) 등 원작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
오죽하면 원작서 커다란 비중을 차지했던 생쥐 티모시와 까마귀들은 거의 삭제되다시피 했을 정도. 이 점만 놓고 보면 원작과의 차별점은 확실히 생긴다. 이것 때문에 덤보가 겪는 좌절과 역경은 원작과는 다를 테니 말이다.
그러나 팀 버튼은 차이점을 두는 데에 집중한 나머지, 가장 중요한 스토리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
홀트의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나서려는 모습이나, 반데비어에게 휘둘리지 않으려는 콜레트의 모습, 대표적인 소수자인 서커스 단원들의 모습까지 설정은 나쁘지 않다. 오히려 시대에 맞게 잘 변형시키고, 팀 버튼 본인에게도 잘 맞게 바꾼 듯하다.
하지만 영화의 제목은 ‘덤보’다. 무엇보다도 덤보의 서사가 중요한데, 덤보가 겪는 좌절은 굉장히 짧게 다뤄져서, 오히려 홀트나 콜레트가 주연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덤보는 본래 코끼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던 위치였는데, 종이 다른 인간에게 멸시받는다는 모습으로 그려지니 그다지 와닿지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덤보의 활강 장면이라던지, 에바 그린이 펼치는 공중 곡예는 눈을 즐겁게 해준다. 볼거리는 확실하다. 오히려 작품은 덤보의 성장보다는 인간들의 성장에 더 초점을 맞춘 모습을 보인다.
때문에 작품의 정체성이 모호해진 것. 게다가 결말 부분은 너무나도 예측이 가능해서 심심할 정도다.
덤보의 모습은 귀엽다. 귀여운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짠한 마음이 드는 것 또한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외형에 치중하기보다는, 그가 겪는 좌절과 그걸 극복해내는 모습을 좀 더 다뤘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덧붙이는 말 - 원작에서도 유명한 ‘핑크 코끼리’ 장면은 원작만큼 공포스럽거나 괴기하진 않지만, 여기서도 충분히 임팩트 있는 장면이다. 어ㅉ면 팀 버튼은 이 장면에 모든 힘을 쏟아낸 게 아닌가 싶다.
#연기
★★★★
#연출
★★☆
#총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