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현장] ‘생일’ 설경구X전도연, 위로를 건네고 위안 받는 우리들의 이야기 (종합)

  • 김하연 기자
  • 승인 2019.03.21 18:02
  • 댓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하연 기자] 아픔을 가진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영화 ‘생일’이 찾아온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영화 ‘생일’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이종언 감독, 설경구, 전도연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설경구-이종언 감독-전도연 / 로스크

영화 ‘생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특히 설경구와 전도연이 2001년 개봉한 영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후 17년 만에 재회하는 작품으로, 두 배우의 만남만으로 촬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설경구 / 로스크
설경구 / 로스크

영화에 출연하기 전 “많은 걱정을 하면서 시작했다”고 운을 뗀 설경구는 “’생일’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상황이 촬영할 수 있는 스케줄이 안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시나리오를 읽고 생각을 고친 게 스케줄을 조정해서라도 해야 될 것 같았다. 이 참사가 일어난 후 시인은 시를 썼고 소설가는 소설을 썼고 또 추모하는 노래를 만들었다”며 “시기의 문제도 있겠지만 ‘왜 영화는 없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경구는 “그래서 일주일 정도 고민을 하고 스케줄 양해를 구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출연을 결정한 계기를 밝혔다.

전도연 / 로스크
전도연 / 로스크

이에 전도연은 “설경구씨와 같은 고민을 했다”며 “이 슬픔이 너무 커서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고사도 했었다. 이 이야기가 굉장히 진정성 있는 이야기고 앞으로 살아갈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용기를 내서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도연은 극 중 떠나간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슬픔을 묵묵히 견뎌내는 엄마 ‘순남’ 역을 맡아 감정연기와 폭발적인 열연을 펼친다.

이날 이종언 감독은 고민 끝에 영화에 출연한 설경구와 전도연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사실 전도연 배우에게 시나리오를 드렸을 때 거절당했다. 하지만 다시 잘 하게 돼서 여기까지 왔다”고 웃어 보였다. 

설경구에 대해서는 “선배님이 출연하신 영화기도 하고 오랫동안 같이 일했던 이창동 감독님의 ‘박하사탕’은 저의 삶의 방향을 바꾼 영화”라며 “두 선배님과 영화 작업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한 대단한 일이다. 받아들여줘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종언 감독 / 로스크
이종언 감독 / 로스크

‘생일’은 세월호 참사의 아픔이 담긴 영화다. 이종언 감독은 어떻게 ‘생일’을 만들게 됐을까.

이 감독은 “2015년에 안산에 봉사를 하게 됐다. 그곳에서 유가족들을 만나면서 생일 모임을 같이 준비하고 설거지도 하고 사진도 찍어 드리는 등의 일을 했다. 생일 모임을 하려면 3주 정도 미리 부모님들을 만나고 많은 준비를 하는데 그렇게 만나다 보면 더 많은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가 난지 오래되지 않았을 땐데 많은 매체에서 세월호 피로도 얘기가 나오는 걸 보고 마음이 안 좋았다”며 “지금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드려도 ‘그런 생각을 할까’ 싶기도 했다. 걱정도 많았지만 작게 만들든 크게 만들든 만들기로 확신했다”고 답했다. 

설경구 / 로스크
설경구 / 로스크

극 중 아들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 가족의 곁을 지키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아버지 ‘정일’로 분한 설경구는 “몇 년 후 가족들에게 다가가려고 하는 인물이다 보니까 ‘정일’은 참사의 당사자면서 감독님 시선에서 관찰자 역을 수용해야 하기 때문에 담담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옛날 같으면 혈기왕성하게 집어던지고 그랬을 텐데 꾹꾹 참아보려고 애를 썼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분노를 누르려고 애쓰면서 연기했는데 오히려 촬영이 종료되고 나서 현장에서 깊이 울었던 것 같다”고 ‘정일’을 연기하면서 느낀 점을 밝혔다.

전도연 / 로스크
전도연 / 로스크

이를 들은 전도연은 “옛날 같았으면 저희 얼굴이 부어서.. (웃음) 극 중 ‘순남’은 슬픔을 받아들이면 아들의 죽음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슬픔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혼자만 단절하고 그녀만의 방식으로 아들의 빈자리를 채워가며 살고 있다”고 ‘순남’을 설명했다.

이어 “제가 걱정됐던 건 ‘순남’과 이 이야기를 보면서 제 감정이 앞서갈까 봐 였다”며 “시나리오를 읽을 때나 감독님이랑 이야기를 할 때 ‘순남’으로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인지 혹은 이게 저의 슬픔에 젖은 건지 이런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의심하면서 촬영했던 것 같다”고 극 중 순남을 연기하면서 걱정했던 부분을 이야기했다. 

전도연은 극 중 떠나간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슬픔을 묵묵히 견뎌내는 엄마 ‘순남’ 역을 맡아 감정연기와 폭발적인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설경구-이종언 감독-전도연 / 로스크
설경구-이종언 감독-전도연 / 로스크

끝으로 이종언 감독, 설경구, 전도연은 영화 ‘생일’이 관객들에게도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종언 감독은 “한 사건이 아주 평범한 삶을 살던 우리를 어떻게 변하게 했는지를 있는 그대로 옮기고 좀 더 한다면 상처가 큰 분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며 “많은 분들에게 좋은 영화로 다가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설경구는 “생일 모임에 많은 분들이 참석해서 같이 해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라며 “위로를 할 수 있어야 자기도 받는다고 한다. 국민적인 트라우마가 있는 어마어마한 참사라 각자 아픔이 있을 것 같다. 우리 영화에서도 상처받은 사람들이 상처받은 사람을 위로하고 위안을 받는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위로해주시고 위로받고 작은 물결이 큰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언론시사회 당일 이종언 감독에게 ‘너무 떨린다’는 문자를 받았다고 밝힌 전도연은 “나도 그랬다. 그런데 나는 감독님이 이 작품을 만들기로 했을 때 그리고 만든 지금도 다 같이 붙잡고 아프자고 만든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 아픔을 딛고 다시 잘 살아보자는 힘이 생길 수 있는 영화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2014년 4월 이후 남겨진 우리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생일’은 오는 4월 3일 개봉한다.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