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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눈이 부시게’ 남주혁, 제작발표회 당시 말 아꼈던 이유

  • 김효진 기자
  • 승인 2019.03.2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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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 남주혁이 오해를 풀었다. ‘눈이 부시게’ 제작발표회 당시 유독 말을 아꼈던 남주혁은 당시 상황을 “어려웠다”고 정의했다.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이준하 역을 맡은 남주혁과의 JTBC ‘눈이 부시게’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눈이 부시게’는 주어진 시간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잃어버린 여자와 누구보다 찬란한 순간을 스스로 내던지고 무기력한 삶을 사는 남자, 같은 시간 속에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두 남녀의 시간 이탈 로맨스다. 드라마의 단순 소개는 이렇다.

하지만 10회에서 김혜자가 알츠하이머 환자였다는 반전이 밝혀지며 ‘눈이 부시게’는 시청자들의 인생드라마가 됐다.

남주혁 / 톱스타뉴스 HD포토뱅크
남주혁 / 톱스타뉴스 HD포토뱅크

지난달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눈이 부시게’ 제작발표회 당시 남주혁의 말수는 유독 적었다.

이날 남주혁은 이준하 캐릭터와 자신의 싱크로율에 대해 “비슷한 점이 참 많다. 아르바이트를 여러 번 해 봤다”며 “남들은 제 겉모습을 보고 ‘서울에서 자랐을 것 같고 좋은 환경에서 자랐을 것 같다’고 하는데 저는 부산에서 살았다”고 답했다.

남주혁의 캐릭터 설명은 짧게 끝났다. “제가 말을 잘 못 해서 죄송하다”고 까지 했다. 

한지민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연기하면서 정말 행복한 순간이었다. 정말 잘해주셨기 때문에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짧게 답했다.

남주혁 / 드라마하우스 제공
남주혁 / 드라마하우스 제공

‘눈이 부시게’ 촬영은 1월에 끝났다. 대본 역시 처음부터 10회까지 숙지한 상태였다. 알츠하이머라는 반전을 미리 알고 있었기에 남주혁은 더 조심스러웠다.

남주혁은 “‘눈이 부시게’에는 너무나 많은 반전이 있었기 때문에 정말 친절하게 모든 걸 얘기하기가 너무 어려웠었다. 제가 어디까지 말해야 될지 모를 정도로 머리가 너무 아팠다”며 “있는 그대로 표면적으로 말을 하다가 너무 더듬거리게 되더라. 이렇게 힘들게 드라마를 만들었는데 머릿속에 있는 말이 나와서 그 순간 말을 한번 잘못해버리면 시청자분들이 모든 반전을 다 알고 시작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알게 되는 포인트들이 너무 많았다”고 제작발표회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시청자분들이 정말 이 드라마를 보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참 말하기가 어려웠었다. 제가 말을 참 편하게 못했었다. 정말 쉬운 질문인데 너무 어려웠었다. 그냥 이야기하면 되는데 이걸 얘기해버리면 알츠하이머에 대한 이야기를 1부부터 생각할 수 있어서 최대한 말을 아꼈었다”고 밝히며 오해를 풀었다.

남주혁 / 드라마하우스 제공
남주혁 / 드라마하우스 제공

종영 인터뷰로 만난 남주혁은 얘기를 잘 하는 배우였다. 제작발표회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당시 나왔던 질문은 종영 인터뷰에서도 다시 나왔다.

남주혁은 이준하 캐릭터를 “참 안타까운 캐릭터”라고 얘기했다. 그는 “책을 보면서 ‘아 이렇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드라마와 영화를 보면서도 같이 울고 웃듯이 ‘저 친구처럼 살아봐야겠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며 “그런데 준하 캐릭터는 죽지 못해서 살고 말은 하고 있지만 어떻게든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친구다. 준하를 보면서 ‘저 친구도 저렇게 힘들어하면서 살아가는데 나라는 사람은 지쳐도 슬퍼도 포기하면 안 되겠다. 저렇게 힘든 친구도 준하로 살아가는데 나도 더 열심히 노력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준하 캐릭터와 자신의 닮은점을 “아르바이트 경험과 겉모습”이라고 답했었던 남주혁은 “사람들 앞에서 티 안 내는 성격이 닮았다”고 다시 설명했다.

그는 “시놉시스를 처음 읽었을 때 가장 와닿았던 게 이준하 캐릭터가 남들이 보기에는 귀하게 자랐을 것 같고 뭐든지 쉽게 해냈을 것 같다고 나와있다. 그게 사람들이 보는 첫인상이자 이미지인 거다. 속마음은 모른다. 그런 부분들이 많이 닮았다”고 덧붙였다.

남주혁 / 드라마하우스 제공
남주혁 / 드라마하우스 제공

25세 혜자를 연기한 한지민과의 호흡도 자세히 전했다. 극중 한지민과 남주혁이 만나는 장면은 극히 짧다. 하지만 촬영 현장은 한지민 덕분에 한결 편해졌다.

남주혁은 “제 첫 촬영 날 지민 선배님이 촬영이 없으신데도 와주셨다. 제가 막내에 또래 친구들도 없고 선배님들과 함께 하는 작품이다 보니까 너무 많이 긴장하고 있는 걸 아셨다. 그래서 현장에 직접 와주셔서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하면서 저를 비롯해 스태프분들의 긴장을 풀어주려고 노력하셨다”며 “현장에서 참 많은 사람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고 정말 많은 걸 배웠다. 저 역시 좋은 선배님들을 항상 봐오면서 성장해가고 있다. ‘나도 선배님들처럼 주변 한 분 한 분을 챙기면서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기하면서도 불편함 없이 편하게 얘기도 많이 걸어주셨다. 첫 촬영을 하기 전에도 ‘부담 없이 연기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본인도 편하다’고 스스럼없이 말씀해주셔서 저 역시 편하게 연기했다”며 “그래서 정말 얼마 안 되는 장면을 보면서도 시청자분들이 ‘다시 둘이 잘 됐으면 좋겠다.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신 건 현장에서 정말 편하게 해주셨기 때문에 그렇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주혁 / 드라마하우스 제공
남주혁 / 드라마하우스 제공

반면 “한편으로는 마음이 많이 쓸쓸했었다”고 털어놨다. 남주혁은 “드라마가 단순한 시간 이탈 판타지 로맨스가 아니다. 제가 말을 못 한 이유도 정말 엄청난 큰 비밀이 있어서였다. ‘빨리 다시 돌아와서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다. 둘이 다시 꽁냥꽁냥하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말이 참 쓸쓸하더라. 새로운 반전이 있으면 마음을 바꾸실 텐데 그 순간에는 그런 부분들이 참 많이 쓸쓸했었다”며 “그래도 지금은 시청자분들이 알츠하이머라는 반전을 알고 ‘대박이다. 어떻게 이런 반전이’라고 하신다. 고구마 전개라고 얘기하셨던 많은 분들도 미안해하신다. 그런 걸 보면서 한편으로는 쓸쓸하면서도 행복하고 다행이다”라고 속내를 고백했다.

남주혁에게 ‘눈이 부시게’라는 작품은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는 “‘눈이 부시게’라는 작품을 할 수 있게 돼서, 작품을 만들기 위해 팀의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한 순간이었다. 잊지 못할 경험을 또 한 번 한 것 같아서 저에게도 참 행복한 순간이다. 시청자분들도 저처럼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며 “’눈이 부시게’를 보고 정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돼서, 많이 울고 함께 웃을 수 있어서 정말 좋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신다. 그런 작품을 만드는 데 소속해있는 한 명의 사람이자 배우로 준하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게 돼서 정말 행복했던 순간이었다”고 과거형으로 정의했다.

드라마가 끝나면 “속 시원하게 맥주를 한 잔 마시고 싶다”고 밝힌 남주혁. 12회로 끝난 ’눈이 부시게’는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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