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권미성 기자) “나는 부자가 되고 싶었다”
영화는 시작에는 주인공 조일현(류준열 분)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된다.
누구나 느끼는 ‘돈’의 매력은 달콤하다.이렇게나 달콤하고 짜릿한 ‘돈의 맛’을 거부할 자는 아무도 없다. 돈에 울고, 웃는 우리네 인생이 보인다. 누군가를 기대하고 절망하게 하는 것.
돈을 얻기 위해 한없이 무모해지다가도 속수무책으로 나약해지는 조일현 그리고 여의도 증권가의 민낯을 그려냈다.
조일현은 직장 선배로부터 달콤한 제안을 받는다. 클릭 한 번으로 단숨에 거액과 실적 1위 자리를 보장받는 번호표(유지태 분)와의 거래다. 유혹을 떨칠 수 없는 제안 앞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렇게 조일현은 베일에 싸인 인물인 번호표와 거래가 시작된다.
영화는 속도감과 몰입감에 올인한 연출이다. 또한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져 ‘돈’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었던 초입부.
콤마가 3개면 100억이다. 0이 10개여도 100억이다. 통장에 점점 쌓여가는 액수를 확인할 때면 웃음이 절로 난다.
조일현 역시 통장 잔고를 확인할 때면 웃는다. 웃는만큼, 배경에 깔리는 음악 역시 흥을 돋운다.
조일현이 거액을 얻게 되는 루트를 이상하게 여긴 한지철(조우진 분)은 조일현 앞에 어김없이 나타나 압박을 가하기 시작한다. 한 가지도 아닌 다양한 방법으로, 조일현은 한지철의 등장으로 겁을 먹는다. 그러나 번호표의 한마디로 한지철의 존재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조일현은 자신 뒤에 든든한 버팀목 번호표가 있다고 생각해서다.
조일현은 번호표와의 거래는 계속해서 이어진다. 또 돈이 증가하는 속도도 빨라진다.
하지만 번호표를 통해 자신의 통장에 거액을 모으지만, 돈이 들어오기까지 과정은 합법적이지 않다. 그 사실을 알지만 ‘돈의 맛’에 헤어나오지 못한다.
조일현은 한 사건으로 인해 끝없는 탐욕과 양심 사이 기로에 놓인다. 그래서 그는 돈이 사람 위에 있어야 할지 사람 위에 돈이 있어야 할지 선택을 해야만 하는 순간이 다가온다.
순식간에 일현을 홀리는 돈처럼 분초 단위로 오가는 돈의 흐름이 스크린 위로 읽히며 관객을 끌어당기기 시작한다. 특히나 실감할 수 없는 단위의 돈과 열정적인 증권의 풍경이 시선을 끌기 충분했다.
류준열은 어리바리한 신입사원에서 어느새 증권가를 장악한 일현의 변화가 속도감 잇게 펼쳐져 ‘돈’에 따라 180도 달라진 조일현의 모습을 처음과 비교해보며 봐도 좋을 것.
류준열의 연기로 긴장감과 웃음의 훌륭한 비율이 돋보였다.
영화의 거의 모든 회차게 참여했다는 류준열은 ‘돈’의 핵심이다.
류준열을 위한 영화라해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극 중에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열망에 휩싸인 남자가 파멸 직전에 내몰리기까지.
조일현의 변화를 설득력 있게 그린다. 부드러움 속에 악랄함을 감춘 번호표의 유지태 또한 류준열과 균형을 맞춰 영화 ‘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또한 조우진, 그리고 김재영, 원진아 등 신예 배우들의 연기도 부족함이 없었다.
조일현이 인생역전의 주인공으로 변모해가는 모습을 보며 관객들의 머릿속에도 저마다의 꿈이 펼쳐질 것이다.
류준열은 다양한 표정을 섬세하게 그린다. ‘돈’에서는 꿈을 향한 당찬 포부를 시작으로 절망, 불안함 등 섬세한 감정 연기로 다시 한 번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한 류준열의 포마트 헤어스타일의 질감이 달라지는 것과 진화해가는 패션 스타일도 그의 다양한 표정만큼이나 확 달라진다. 눈여겨 볼만하다.
‘돈’은 역시 돈으로 시작해 돈으로 끝이난다. 돈 밖에 남지 않는 영화다. 긍정적인 이유로 말이다.
돈의 가치는 더욱 절대적이다. 오로지 숫자로만 통용되는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매혹적이다. ‘돈’이란 그런 것이다.
‘돈’은 한마디로 매우 재미있는 영화다.
하지만 ‘돈’의 결말은 아쉬움만 남을 뿐. 전체적으로 돈이라는 소재에 충실한 오락 영화 한 편이라는 감상평을 남길 수 있다.
조일현은 범죄자 신분이지만 사면권이 주어진다.
한가지 더 남는게 있다면 숫자다. 돈이라는건 결국 숫자일뿐. 1,000,000,000원. 콤마가 세 개면 10억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3월 20일 개봉. 러닝타임 115분. 15세 관람가
# 완성도
★★★☆☆
# 연기력
★★★★☆
# 총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