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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로맨스는 별책부록’ 정유진, 데뷔 5년 차 배우의 ‘꿈’ 그리고 ‘색깔’ (종합)

  • 김하연 기자
  • 승인 2019.03.1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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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연 기자] 모델에서 배우로 어느덧 데뷔 5년 차가 된 정유진은 자기만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었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FNC엔터테인먼트에서 정유진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도도할 것 같았던 그는 첫 만남에 먼저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고 커피를 권하는 등 예의 바르고 또 밝은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었다. 

정유진 / FNC엔터테인먼트
정유진 / FNC엔터테인먼트

정유진은 모델 출신 배우로 2015년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를 통해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그는 드라마 ‘처음이라서’, ‘무림학교’, ‘W(더블유)’,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드라마 스테이지-밀어서 감옥해제’, 영화 ‘좋아해줘’, ‘여름방학’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최근에는 지난 17일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에서 송해린 역을 맡아 안방극장을 찾았다.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출판사를 배경으로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인터뷰가 진행된 날은 드라마가 종영하기 3일 전. 정유진에게 미리 종영 소감을 물어보자 “쫑파티 때 기분이 너무 이상하더라. 다음 날 촬영장에 가야 할 것 같고 정말 떠나보내기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인터뷰가 진행된 카페의) 이 책상이 ‘로맨스는 별책부록’에 나오는 책상과 비슷해서 이 자리를 보고 계속 겨루가 떠올랐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정유진 / FNC엔터테인먼트
정유진 / FNC엔터테인먼트

특히 정유진은 ‘로맨스는 별책부록’의 정현정 작가, 이정효 감독은 물론 이종석, 위하준과도 한 번씩 호흡을 맞췄던 인연이 있었다. 또한 이나영은 평소 엄청난 팬이었다고.  

그는 “종석이는 ‘W(더블유)’에서 호흡을 맞춰서 어느 정도 편한 게 있었다. 그때도 지금도 짝사랑이어서 ‘아이 또 비슷하게 보이려나?’ 우려를 했었다. 또 그때는 종석이 캐릭터가 판타지였으니까 뭔가 더 잡기가 어려웠는데 지금은 정말 선배처럼 연기를 하니까 주고받는 것도 너무 좋았고 애드리브도 저절로 생겼다”라며 이종석과의 두 번째 호흡에 대해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에 편안함 속에 탄생한 애드리브에 대해서 묻자 정유진은 “탕비실에서 은호한테 ‘나랑 같이 저녁 먹자’ 하면서 핑거스냅 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것도 원래는 한 번만 하는 거였다. 그런데 종석이가 따라 하면서 계속 주고받는 신이 됐다. 또 ‘으으음~’ 하면서 재민 대표님을 따라 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부분도 갑자기 종석이가 튀어나와서 따라 하게 되고 그랬던 것 같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정유진 / FNC엔터테인먼트
정유진 / FNC엔터테인먼트

위하준과도 두 번째 작품이다. 지난해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 함께 출연했던 두 사람은 ‘로맨스를 별책부록’을 통해 또 한 번 호흡을 맞추게 됐다. 

정유진은 “사실 하준이는 ‘밥누나’에서 한 번도 호흡을 맞춘 적이 없다. 정말 대기실에서만 봤는데 종영 후에 ‘밥누나’팀이 삼삼오오 많이 모인다. 그래서 그때부터 친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에 같이 들어간다고 했을 때 공유를 많이 했다. 그 친구는 아예 다 처음이고 저는 작가님, 감독님이랑 호흡을 맞춘 적이 있으니까 필요한 부분을 알려줬다”고 덧붙였다.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 스틸컷 이나영-정유진 / tvN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 스틸컷 이나영-정유진 / tvN

두 명의 멋진 남자 배우들, 하지만 ‘로맨스는 별책부록’에서 정유진을 설레게 한 것은 다름 아닌 이나영이었다. 

이나영과 연기를 하면서 설렘을 느꼈다고 밝힌 정유진은 “진짜 팬이라서 선배님이랑 촬영할 때 너무 긴장을 했던 기억이 난다. 털털하고 후배들을 많이 챙겨주신다”며 “다른 선배님들, 스태프 하나하나 피곤한 기색이 보이면 먼저 괜찮냐고 얘기해주셔서 너무 놀랐다. 털털하다는 건 얘기를 들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데 그렇게까지 섬세하고 다정하실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유진은 이나영과 작품을 하면서 놀랐던 점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대본을 한 장면마다 분석하시는 게 정말 대단했다. 호흡을 맞췄을 때 끌어당기는 힘이 굉장한 것 같다. 저뿐만 아니라 같이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도 똑같이 얘기했다. 분위기랑 에너지에서 확 끌어당기는 무언가가 있었고, 선배님의 매력이 정말 어마어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저는 배우가 자기만의 분위기나 색깔이 진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확고하게 있으셔서 지금까지도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유진 / FNC엔터테인먼트
정유진 / FNC엔터테인먼트

그렇다면 데뷔 5년 차를 맞이한 정유진의 색깔은 어떻게 자리 잡았을까.

정유진은 “사실 처음에는 모델 출신이다 보니까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부분들을 좋게 봐주신 줄 알았다. ‘차도녀’ 이미지의 캐릭터를 많이 했으니까 키도 크고 외적인 부분 때문에 찾아주시나 싶었다”며 “어떻게 보면 나의 숙제인 것 같다. 배우라면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더 다양한 모습을 시도해야 하는 것 같다”고 자신의 외적인 모습으로 만들어진 ‘차도녀’ 이미지에 대한 자기 생각을 밝혔다.

이어 “그래서 나는 다른 배역이 들어올 때 ‘아 내가 배우 하기 잘했구나’ 생각한다. 새로운 도전이 생긴 거니까 그런 부분들이 좋은 것 같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유진 / FNC엔터테인먼트
정유진 / FNC엔터테인먼트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방송 전부터 이종석의 성덕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데뷔 초부터 이상형을 이나영이라고 꼽았던 이종석이 드디어 이나영을 만났다는 것에 이목이 쏠린 것. 실제로 이종석은 방송 전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나는 성공한 팬”이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정유진에게도 그런 존재가 있을까. 

정유진은 “우선 이나영 선배님을 ‘네 멋대로 해라’ 때부터 좋아했다. 친오빠도 너무 좋아한다. 그리고 전도연 선배님도 꼭 한 번 호흡을 맞추고 싶다. 선배님들의 다양한 연기를 보면서 너무 대단하다고 느낀 것 같다”라며 이나영과 전도연을 향한 존경심을 표했다. 

극 중 호흡하는 장면이 많았던 배우 김선영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김선영이 연기할 때는 항상 옆에서 지켜봤다고 밝힌 정유진은 “연기 내공도 내공이지만 마음이 너무 따뜻하신 분이고 후배들도 잘 챙겨주신다”고 말했다. 

정유진은 ‘로맨스는 별책부록’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선배들에게서 ‘유연함’을 배우고 싶다고 밝혔다. 

“김선영 선배님이랑 고이사님이랑 회의하면서 의견 충돌로 부딪히는 신이 있는데 대사도 너무 길고 밤을 새면서 촬영했다. 어떻게 보면 감독님이 디렉팅 하는 부분에서도 혼란이 있을 수 있는데 주고받고 하는 게 너무 유연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스파크가 튀긴다고 해야 하나? 너무 대단하더라. 다들 촬영이 끝나고 ‘우와’ 하면서 박수쳤다”

정유진 / FNC엔터테인먼트
정유진 / FNC엔터테인먼트

정유진은 극 중 카리스마 넘치는 ‘겨루’ 2대 마녀이자, ‘차은호 바라기’ 송해린으로 분했다. 송해린은 겨루 출판사 내 ‘얼음마녀’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일하는 데 있어서는 똑 부러지고 카리스마 넘치지만,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는 여리고 사랑스러운 인물. 그는 그간 걸크러쉬한 매력이 돋보이는 캐릭터를 많이 맡아왔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좀 더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시청자들에게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 ‘이번 작품이 인생 캐릭터 같다’는 평도 들었던 바. 이에 정유진은 정현정 작가와 이정효 감독에게 감사한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해린이가 너무 다이내믹한 캐릭터다. 화날 땐 불같고 은호 앞에서는 순둥순둥해서 조절을 잘 해야겠다고 느꼈다. 그런데 이 갭이 너무 커서 작가님, 감독님이랑 상의를 많이 했다”며 “사람이면 누구든 부모님한테 하는 거랑 친구한테 하는 거랑 상사한테 하는 거랑 다르지 않나. 그런 부분을 현실적으로 접목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작가님이 후반에 사랑스럽게 잘 표현해주셔서 놀라긴 했는데 걱정도 많이 했다. 그런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어서. (웃음) 감독님이랑 작가님도 많이 응원해주셨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정유진 / FNC엔터테인먼트
정유진 / FNC엔터테인먼트

정유진에게 ‘로맨스는 별책부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이나영과 함께 한 엘리베이터 신이었다. 

“단이랑 엘리베이터 신이 두 번 있다. 상사랑 후배를 떠나 사람 대 사람으로 나누는 대사가 너무 좋았다. 마지막에 단이가 회사를 떠날 때도 우는 신이 아닌데 정말 감정이 울컥해서 나도 선배님도 계속 울음을 참았다. 그런 부분들이 되게 마음이 따뜻했던 촬영이다”

긴 모델 활동을 하다 2015년 ‘풍문으로 들었소’로 연기를 시작한 정유진은 데뷔작을 통해 작품을 하는 동안에는 모니터링을 하지 않는 습관이 생겼다고 밝혔다.

정유진은 “저는 모니터링을 현장에서 하고 방송은 다 끝나고 나서 본다. ‘풍문으로 들었소’ 때 계속 모니터링을 했었는데 연기 말고 다른 부가적인 것들이 신경 쓰이더라. 모델이라는 보여지는 직업을 해서 그랬던 것 같다”며 “내가 보고 싶은 신들이 있으면 찾아보는데 내가 나오는 부분은 웬만하면 현장에서 바로 모니터링한다. 댓글이나 기사도 많이 안 찾아본다. 오히려 친구들이 보내주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정유진 / FNC엔터테인먼트
정유진 / FNC엔터테인먼트

그렇다면 ‘로맨스는 별책부록’을 하면서 들었던 시청자들의 반응 중 정유진의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는 “‘항상 얄미운 역할만 할 줄 알았는데 이런 부분도 있구나’라는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 배우로서 시청자들에게 이렇게 보이게끔 하니까 성취감도 있고 기분이 좋았다”라며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배우 정유진 하면 따라오는 두 가지 키워드가 있다. 바로 ‘차도녀’와 ‘짝사랑 전문 배우’다. 이종석과 처음 호흡을 맞췄던 ‘W(더블유)’는 물론, 그동안 그가 출연했던 작품에서는 쌍방향으로 사랑을 주고받는 모습은 드물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로맨스에 대한 갈증도 있을 터. 

이에 정유진은 “예전에는 많이 있었다. 사실 내가 뭔가를 하기 전에 걱정이 많아서 그런 부분들을 잘 할 수 있을까. 그래도 로맨스를 한다면 설레기도 하고 굉장히 재미있겠다”며 “내가 보여줄 수 없던 부분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도 있다”고 로맨스 연기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정유진 / FNC엔터테인먼트
정유진 / FNC엔터테인먼트

정유진이 살아가면서 잃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딱 하나 ‘바른 인성’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의 가르침이 있었다. 어쨌든 저는 대중들한테 나서서 보여줘야 하는 직업이고 저를 보고 영향을 받으시는 분들도 분명 있을 거 아니냐. 제가 그런 사람이 아닌데 나서는 건 원치 않고, 바르고 좋은 에너지를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서 항상 바른 인성을 먼저 생각하는 것 같다”

올해로 31살을 맞이한 정유진은 30대가 되면서 삶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있었냐는 질문에 ‘W(더블유)’를 언급했다.

그는 “사실 ‘W(더블유)’ 끝나고 29살 때 그런 게 왔었다. 그때가 배우로서의 성장통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개인적인 부분도 있었다. 그게 복합적으로 쌓여있다 보니까 저한테 1년 넘게 휴식 기간을 줬다”며 “그때 생각을 정말 많이 했는데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니까 좋은 에너지를 주는 배우가 되자’ 싶어서 마인드컨트롤을 많이 하고 다 잡았던 것 같다. 30대, 여배우, 그냥 정유진의 인생도 긍정적이고 밝게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유진 / FNC엔터테인먼트
정유진 / FNC엔터테인먼트

자기 자신에게 쉬어가는 시간을 준 덕분일까.

정유진은 ‘W(더블유)’ 이후 2018년부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시작으로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드라마 스테이지-밀어서 감옥해제’, ‘로맨스는 별책부록’ 등에 출연하며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특히 복귀작인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안판석 감독의 말은 그에게는 ‘힐링’이 됐다. 

“안판석 감독님이랑 드라마를 할 때 사람들한테 많은 치유를 받아서 너무 감사했다. 더 열심히 해서 보답해야겠다고 느꼈다. 감독님이 너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자기 자신을 제일 사랑하고 잘 알아야 한다’였다. 옆에서 ‘너는 항상 좋은 배우야’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그런 말들이 힘이 많이 됐다” 

길고 어두웠던 터널을 지나 세상 밖으로 나온 그의 모습은 한층 더 여유로워져 있었다. 

끝으로 정유진은 대중들에게 ‘궁금증을 자아내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정말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궁금증을 자아내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이 배우는 이것만 해’가 아니라 ‘이 배역을 이 배우가 하면 어떻게 할까?’ 생각하게 만드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다”

2019년 목표가 체력을 기르는 것이라고 밝힌 정유진. 더욱 밝고 건강해진 모습으로 찾아올 그의 차기작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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