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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윤리위 제소 원인된 '김정은 수석대변인' 블룸버그 보도기사의 맥락은?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9.03.1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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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오늘 전날 나경원 원내대표의 연설내용을 문제삼아 국회 윤리위에 제소키로 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역시 나경원 원내대표 연설을 방해했다며 홍영표 원내대표를 윤리위에 제소하겠다며 맞불작전에 나섰다.

어제 문제가 된 사건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수석대변인"이라 발언한 것으로 이로 인해 국회가 발칵 뒤집혔다.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등이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등이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나경원 대표는 해명을 통해 그 발언은 블룸버그 외신을 인용한 것이라 주장했다.

그런데 정작 알고보니 블룸버그 외신 보도는 실제 해외에서 그렇게 보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한국 담당 한국인 기자인 이유경 기자의 보도내용이다.

블룸버그 이유경 기자 개인의 생각인지, UN에서 실제 그렇게 받아들였는지에 대해선 체크가 필요한 대목이다.

이유경 기자는 지난해 9월 26일 'South Korea's Moon Becomes Kim Jong Un's Top Spokesman at UN(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이 됐다)’는 제목의 보도를 했다.

이유경 기자의 기사 첫 리드문을 보면 이렇다. 

"While Kim Jong Un isn’t attending the United Nations General Assembly in New York this week, he had what amounted to a de facto spokesman singing his praises: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번역해보면 "김정은이 이번주 뉴욕의 UN총회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의 대변인 한국의 대통령 문재인에게 찬사를 보냈다" 정도로 해석된다.

그런데 기사 전체를 보면 기사의 제목에 대한 해석에 대해 알려진 것과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얻지 못하는 김정은 위원장은 미사일을 발사하며 긴장을 고조시켰고, 이러한 긴장관계를 끝내고 대화의 장으로 끌어낸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콜롬비아 대학의 정치학 부교수 스테픈(Stephen Noerper)의 말을 인용한 대목을 보면 이렇다.

"나는 문재인을 김정은의 대변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김정은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 모두 합의에 순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 지도자"라고 스테픈 누퍼는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접근 방식은 "타협에 대한 의혹을 무릎쓰고도 현실적으로 두 사람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맞춰져 있다"는 것.

기사 전체의 맥락을 보면 이유경 기자가 대변인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은 총회에 참석하지 못해 북한의 입장을 전달할 수 없는 김정은 위원장을 대신해 남북정상회담에서의 성과를 이야기하며 국제사회에 남북관계를 잘 설명했다는 정도의 의미다.

우익이 이야기하는 바와 같은 친북 좌파라는 비판이 아니다.

기사의 말미를 보면 과거의 북한을 보며 북한을 신뢰하지 못하는 국제사회를 향해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신뢰해달라"라는 요구를 했고, "김정은 위원장이 생중계에 합의했다"며 "정상회담 생중계를 통해 전 세계가 김정은 위원장이 어떤 사람인지 보게 하려 했다"는 내용이다.

국제사회는 남북 문제에 대해 정통하지 못하며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게 마련이며, 그러한 국제사회에 있는 그대로를 전달하기 위해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해 온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이 어떤 의미를 가졌는가에 대해서도 잘 정리되어 있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수석 대변인이 되었다는 제목의 의미는 김정은 위원장 스스로는 설득하지 못하는 국제사회를 한반도 평화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잘 설득했다는 칭찬이 담긴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러한 기사 전체의 맥락을 모르거나 혹은 무시한 채 제목만을 직역해 '외신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위원장의 대변인이라고 이야기한다'는 식의 인용은 아전인수에 가깝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유경 기자의 기사 제목을 빗대어 인용한 의도를 살펴보면 국내에서 보수세력은 여전히 남북간 긴장완화에 대해 부정적인 것은 틀림없다.

이대로 문재인 정부에 의해서 남북정상회담이 북한의 비핵화를 끌어내고 그 결과 북한에 대한 제재완화와 남북 경제협력 등으로 갈 경우, 우익 보수가 설 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본인이 했던 말이 아니라 외신 보도를 소개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하지만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란  표현을 인용한 배경은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의 평화를 위해 노력한 것을 폄훼하고 친북좌파로 몰아 태극기부대의 결집을 유도한 것이라 해석된다.

또한 이러한 무리수를 두게 된 것은 한국당 내에서 황교안 당대표에게로 집중되는 권력을 분산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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