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신아람 기자) 선악의 경계를 오가며 인간의 다양한 얼굴을 선보여왔던 한석규가 ‘우상’ 구명회를 통해 또 한 번 대표작을 갱신할 예정이다.
지난 8일 삼청동 한 카페에서 ‘우상’에서 구명회로 분한 한석규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우상’은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이한 남자,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찾아 나서는 남자, 사고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까지 저마다 맹목적으로 지켜내려 했던 우상을 좇아 폭주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한공주’로 이름을 알린 이수진 감독의 신작 ‘우상’은 제69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되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극중 한석규는 차기 도지사 후보이자 모두의 믿음을 얻고 싶었던 남자 구명회 역을 맡았다.
구명회는 아들의 뺑소니 사고 후 자신의 정치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되고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명예와 권력이라는 본인만의 우상을 좇아감과 동시에 모두의 우상이 되고 싶었던 구명회의 양면적인 얼굴을 담아내는 데 한석규는 최적의 캐스팅이었다.
영화는 캐릭터들이 벌이는 사건의 단서들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상징적으로 그려지면서 시사회 이후 일각에서는 “어렵다”라는 반응도 나왔다.
이날 한석규는 “사실 어렵다. 그 부분에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가만히 보면 마냥 어려운 이야기만은 아니다. ‘우상’은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시나리오 때부터 우리(배우)가 하는 일은 이야기를 쉽게 풀어내고, 연기로 다 녹여내고 결과물을 쉽게 표현해내야 하는 것이다. 어려운 모든 과정은 다 삭히고 표현은 쉽게 해내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한석규는 최근 ‘우상‘ 언론시사회에서 구명회를 선택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그는 그동안 꼭 도전해보고 싶었던 비겁한 인물과 구명회가 맞아떨어졌으며 이 영화의 엔딩 때문에 출연을 결심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글로 읽었을 때 과연 영화 엔딩이 어떤 인상으로 다가갈지 궁금했다고 한다. “글로 읽고 받은 인상을 관객들에게 나를 통해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또 구명회라는 인물은 정말 비겁한 인물로 꼭 해보고 싶었던 캐릭터 중 하나였다”
그가 비겁한 인물, 구명회와 같은 캐릭터를 꼭 연기해보고 싶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멋있는 인물은 아니지만 어떤 이유로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끝까지 살아남으려 하는 본능과 같은 목적이 궁금했다. 구명회를 놓고 보면 왜 끊임없이 그렇게 바보스러운 반응만 해내면서 끝까지 달려가는지 알고 싶었다”
구명회는 야망과 성공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포기하고 앞만 보고 달려가는 인물이다. 이 모습은 아마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법한, 낯설지 않은 모습일 것이다.
한석규 역시 이런 구명회의 선택이 낯설지 않았다고 한다. “어쩌면 나의 모습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구명회를 통해 스스로 한 번 더 돌아보는 기회도 될 수 있고”
이번 작품을 통해 어느 때보다 진솔한 연기를 선보였다는 한석규는 구명회를 통해 각자의 우상은 과연 무엇인지, 그것에 홀려 어리석은 선택을 한 이들이 어떤 파국을 맞이하게 되는지 강렬한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