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신아람 기자) “당신의 우상은 무엇입니까”
‘우상’은 아들의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쫓는 아버지, 사건 당일 비밀을 거머쥔 채 사라진 여자,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는 본인만의 우상을 향해 맹렬하게 돌진해 나가는 세 인물의 이야기를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그려간다.
사고의 비밀을 둘러싸고 얽히고설킨 세 사람의 퍼즐 같은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종국에는 각자의 우상이 무엇인지, 그것에 홀려 어리석은 선택을 한 이들이 어떤 파국을 맞이하게 되는지 강렬한 메시지는 관객들에게 깨달음을 얻게 한다.
‘우상’ 러닝타임은 143분으로 보통 영화들 보다 조금 더 긴 편이다. 하지만 지루함을 느낄 틈도 없이 세 배우의 연기는 143분 내내 폭발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영화에서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드는 큰 원동력 중 하나는 음악이다. 심오한 장면들에서 클래식하면서도 오묘한 음악들이 반복해서 나온다.
스크린 위를 흐르는 선율들은 각 캐릭터의 색깔을 온전히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구명회는 명예와 권력이라는 우상을 좇지만 동시에 우상이 되고 싶었던 양면성을 지닌 속마음을, 유중식은 본인에게 닥친 일련의 사건들 앞에서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그 미스터리를 음악 안에 녹여냈다.
구명회의 이면이 드러나는 장면에서는 성가가 주로 삽입되는데 마치 거룩한 소명이라도 되는 듯 맹목적으로 우상을 좇아가는 그의 정서를 두드러지게 하며 몰입감을 더한다.
영화는 갑작스러운 반전도, 억지스러운 설정도 더하지 않았다.
또 있을 법한 현실 배경과 현시대를 살아가며 누구나 겪을 법한 내면 갈등을 억지스럽게 표현하지 않아 우리들의 이야기라고 공감대를 느낄 수 있다.
초반부터 발생했던 사고와 인물 간의 갈등은 후반부로 가면서 하나씩 풀어져 나가며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로 긴장감을 선사한다.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은 천우희가 연기한 조선족 최련화의 대사가 명확하게 대사가 전달되지 않은 것.
너무 과한 억양의 연변 사투리와 중국어는 내용 흐름에 집중력을 흐린다.
하지만 배우들의 열연이 빛났던 것은 분명하다. 세 배우가 만들어낸 강렬한 만남과 강렬한 연기 시너지만으로도 ‘우상’은 관객들에게 선물 같은 영화가 될 것이다.
3월 20일 개봉. 15세 관람가.
# 완성도
★★★☆☆
# 연기력
★★★★★
# 총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