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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포커스] ‘캡틴 마블’, 11년 마블 역사 방점 찍기 위한 쉼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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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이창규 기자) * 본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쿠키 영상에서 로고로 등장했던 ‘캡틴 마블’을 드디어 스크린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작품이 공개되기 한참 전부터 기자는 속으로 ‘너무 기대하지 말자’고도 되뇌였다. 잔뜩 기대감을 가졌다가 실망했던 영화가 어디 한 둘인가.

영화를 보고 나서 든 첫 번째 감정은 만족스러움이었다.

‘캡틴 마블’ 스틸컷 / 월트 디즈니 픽처스 코리아 제공
‘캡틴 마블’ 스틸컷 / 월트 디즈니 픽처스 코리아 제공

히어로무비 사상 최초의 여성 히어로 솔로영화 타이틀은 DC의 ‘원더우먼’에 뺏겼지만, 마블은 자신들의 스타일로 첫 여성 히어로 솔로영화를 만들어냈다.

사실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면 좋았을텐데, 아쉽게도 ‘캡틴 마블’은 ‘원더우먼’처럼 선구자적 작품이 아니다. 그 자체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극장을 나와 곱씹어보면서 영화의 단점을 생각해보니, 정말 많은 부분이 있었다. 때문에 내 만족감은 점차 아쉬움으로 변해갔다.

그렇다면 좋았던 부분과 아쉬운 부분을 하나하나 짚어 보겠다.

우선 액션 씬은 만족스러웠다.

캐럴 댄버스(브리 라슨 분)가 손이 묶인채 20여명의 스크럴족을 상대로 ‘무쌍’을 펼치는 장면은 초반부의 백미다.

이외에도 후반부의 활강 액션씬 등 강하게 표현해야 할 때엔 확실히 보여준다.

브리 라슨 역시 왜 자신이 ‘캡틴 마블’ 역으로 캐스팅됐는지 증명해 보였다.

작중 은근히 불량스럽고 반항아 기질이 있는 캐럴 댄버스의 모습은 브리 라슨이 아니었다면 상상하기 힘들었을 거다.

‘캡틴 마블’ 스틸컷 / 월트 디즈니 픽처스 코리아 제공
‘캡틴 마블’ 스틸컷 / 월트 디즈니 픽처스 코리아 제공

이외에도 젊은 모습으로 등장하는 닉 퓨리(사무엘 L. 잭슨 분)나 필 콜슨(클락 그레그 분)의 모습은 반갑기 그지없다.

필 콜슨은 분량이 많지 않지만, 닉 퓨리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매력을 한껏 드러낸다(이번에도 ‘어머니’를 소환했다).

무엇보다도 예고편에서부터 화제를 모았던 고양이 ‘구스’는 작품 최고의 씬 스틸러. 정말 행동 하나하나가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다시 보고픈 마음이 들 정도다.

다만 작품의 한계점 역시 뚜렷하다.

애초에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와 ‘어벤져스 : 엔드게임’의 연결고리를 위한 작품으로 만들어졌기에 두 작품 사이에 생긴 빈 공간을 잘 메꿔줘야 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중후반부를 거치면서 설득력을 잃는다.

욘-로그(주드 로 분)의 비밀이 밝혀지는 부분까지는 그나마 괜찮다. 그런데 스크럴들의 실제 정체가 밝혀지면서 작품은 갑자기 드라마로 장르가 바뀐다.

‘캡틴 마블’ 스틸컷 / 월트 디즈니 픽처스 코리아 제공
‘캡틴 마블’ 스틸컷 / 월트 디즈니 픽처스 코리아 제공

죽여야만 하는 이들이라고 생각했던 스크럴이 갑작스레 아군으로 돌아서는 부분은 설득이 부족하다. 스크럴에 대한 서사는 최근 이슈가 되는 ‘난민’을 떠올리게 하는데, 그 때문에 급하게 넣은 설정이 아닐까 싶은 정도. 비어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캐럴이 자신의 정체를 깨닫게 되는 점 역시 큰 임팩트가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최종 각성 부분.

분명 예고편에서든 본편에서든 그가 진정한 ‘캡틴 마블’로 거듭나는 부분은 굉장히 중요하게 그려졌다. 초반부터 사용할 수 있던 ‘광자 블래스트’는 그 자체만으로도 위력적인 기술이다.

때문에 그가 후반부에 욘-로그의 계략에 의해 능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시점에서는 그가 어떻게 그 난관을 해쳐나갈지 기대를 하게 된다. 하지만 작품은 그 기대를 처참하게 부숴버린다. 캐럴은 ‘기계’로 인해 억제됐던 능력을 스스로의 각성으로 새롭게 ‘캡틴 마블’로 거듭나게 된다.

‘캡틴 마블’ 스틸컷 / 월트 디즈니 픽처스 코리아 제공
‘캡틴 마블’ 스틸컷 / 월트 디즈니 픽처스 코리아 제공

캐럴은 작중 지구에서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가려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잃어버린 기억과 캐럴의 능력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그러나 캐럴이 능력을 얻게 된 건 마-벨이 만들어낸 광속 엔진을 총으로 박살냈기 때문이다. 엔진이 박살나면서 안에 응축되어있던 에너지가 전부 그에게 빨려 들어간 것이다. 뭔가 능력을 얻게 된 비밀에 대한 기대를 했던 이들에게는 실망감을 안길 뿐.

게다가 각성 이후로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해지기 때문에 적들의 존재 의의가 사라진다. 심하게 표현하면 DCEU의 슈퍼맨을 바라보는 느낌이다. 너무나 강력해서 아군조차 어쩌지 못하는 그런 존재. 그게 캡틴 마블이다.

스탠 리 옹/ 월트 디즈니 픽처스 코리아 제공
스탠 리 옹/ 월트 디즈니 픽처스 코리아 제공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서 닉 퓨리가 먼지로 변하기 전에 왜 그를 호출하게 됐는지, 캡틴 마블이 가진 능력은 무엇일지 등등의 궁금증은 작품을 보면 해결할 수 있다. 분명 본 작품은 그 지점에 대해서는 확실히 설명해주고 있다.

그러나 그 이외의 부분이 정말 아쉽다. 특히나 속편에서 매력적인 빌런으로 그릴 수 있었던 미네르바를 일회성으로 소비한 것은 너무나 아쉽다. 로난이나 코라스는 등장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다.

다만 ‘어벤져스 : 엔드게임’서 캡틴 마블이 어떻게 팀에 도움을 줄지는 대략 예상이 된다. 한 달 뒤 공개될 작품서 과연 어떤 식으로 결말을 맞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말 - 영화 오프닝 부분서 마블 명예회장 故 스탠 리를 추모하는 방법은 정말 감탄이 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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