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이정범 기자) 이달의 소녀(LOONA) ‘버터플라이’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평가.
이달의 소녀(LOONA)의 리패키지 앨범 ‘멀티플 멀티플’은 타이틀곡 ‘버터플라이’(Butterfly)를 포함해 ‘멀티플 멀티플’(X X), ‘위성’(Satellite), ‘큐리어시티’(Curiosity), ‘색깔’(Colors), ‘웨어유엣’(Where you at)까지 6곡의 신곡과 더불어 총 12곡이 수록됐다.
이번 앨범은 발매 전부터 ‘사전 예약 완판’의 기록을 보여주며 아이튠즈 월드 와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랐으며, 아이튠즈 팝 탑 앨범 차트에서 미국, 오스트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총 26개국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이달의 소녀 타이틀곡 ‘버터플라이’의 뮤직비디오는 컴백 티저 영상 ‘For All LOOΠΔs Around the World’(세상의 모든 이달의 소녀를 위하여)와 연결된다. 특히 이달의 소녀가 나비효과가 되어 이달의 소녀의 음악을 통해 용기를 얻고, 자아를 찾고, 스스로 일어서는 목소리를 낸다면 ‘너 역시도 이달의 소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뮤직비디오를 두고 미국 빌보드는 “이달의 소녀의 서사가 담겨있는 예술적인 영감을 주는 뮤직비디오”라고 평했다.
확실히 이번 ‘버터플라이’는 케이팝 메이저씬에서 자주 보기 힘든 노래와 퍼포먼스로 구성된 작품이다. 여기서 케이팝이라고 하면 아이돌 뿐만 아니라 非아이돌 계열 아티스트들도 포함된다.
공감을 하실 분이 얼마나 있을 진 모르겠지만 이번 노래, 그리고 퍼포먼스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떠올린 곡이 있다. 바로 2015년에 나온 오마이걸의 ‘CLOSER’다. 두 가지 지점에서 이 노래들이 닿아있다고 여겨졌기 때문.
하나는 아이돌 계에서 좀처럼 나오기 힘든 노래이지만, 반대로 非아이돌 아티스트의 작품 중에서도 좀처럼 나오기 힘든 작품이라는 것이다.
케이팝 아이돌‘이라서’ 할 수 있는 케이팝 아이돌‘답지 않은’ 작품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대략 이렇다. 이 평가는 노래, 뮤직비디오, 퍼포먼스, 세계관까지 다 포함해서 하는 소리다. 각각의 요소만 따지고 보면 유사점을 찾을 만한 다른 작품이 있을지 모르지만, 전체적인 그림을 모두 테이블 위에 놓고 봤을 땐 정말 희귀한 케이스라는 뜻.
나머지 하나는 각 그룹의 두 번째 완전체 활동곡으로서 팀의 아이덴티티, 세계관을 구축한 노래라는 것. ‘버터플라이’는 데뷔곡 ‘하이하이’ 이후에 나온 두 번째 타이틀곡이고, ‘CLOSER’는 오마이걸이 데뷔곡 ‘큐피드’ 이후에 낸 두 번째 타이틀곡이다.
일단 이번 기사의 주인공은 이달의 소녀이니 오마이걸의 세계관 관련 이야기는 여기선 생략한다.
여튼, ‘버터플라이’의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처음 든 감상은 ‘그래, 원래 이게 이달소에게 기대한 게 이거였어’였다.
과거 이달소 프로모션이 진행될 당시,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가 그린 엄청난 큰 그림에 감탄했다. 이정도 프로모션을 앞으로 어느 기획사에서 또 할까 싶을 정도(3대 기획사+빅히트 포함)로 엄청난 장기, 대형 프로젝트였던 이달소 프로모션 프로젝트.
첫 멤버 희진 티저를 2016년 9월 26일에 냈고, 완전체 데뷔를 2018년 8월 19일(데뷔 콘서트 기준, 앨범 발매일 기준으로는 8월 20일)에 했으니. 이를 계산해보면 프로모션을 거의 2년 가까이 한 셈이다.
이 프로모션을 한 줄 요약하자면 ‘가성비 따윈 내다버린 기획’이라 표현 가능하다. 멤버 한 명 프로모션 영상 촬영하자고 해외 로케이션을 진행하고, 딱 봐도 한두 푼 든 게 아닐 것 같은 멤버 별 솔로 뮤직비디오를 매번 제작하고, 근데 멤버 수는 사실상 현역 걸그룹 최대급인 12명이고 등등등.
이 당시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논해도 최소 A4용지 3페이지는 나올 것이다. 최근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 이종명 대표는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초기 투자비용만 100억이 들었다고 밝혔는데, 멤버들 솔로 뮤비 몇 편만 봐도 그게 납득이 간다.
대중예술은 돈이 퀄리티를 만든다고 할 수 있는데, 그 말 그대로 이 프로모션 기간 동안에 꽤 재밌는 노래들이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그중 ‘이게 바로 이달의 소녀다’라는 걸 보여주는 솔로곡이 세 개 정도 된다고 생각한다. 희진의 ‘비비드’, 하슬의 ‘소년, 소녀 (Let Me In)’, 김립의 ‘이클립스’가 그 주인공이다. 그리고 이중에서만 놓고 보자면 ‘버터플라이’는 김립의 ‘이클립스’에 가까운 편이라 본다.
이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가 구축하고 싶었던 이달의 소녀 이미지는 ‘전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고급스러운 소녀들’이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개인 프로모션을 진행할 때마다 촬영하는 국가를 달리하는 엄청난 짓을 할 리가 없다.
지금도 하슬의 ‘소년, 소녀’나 김립의 ‘이클립스’ 뮤비를 감상하면 ‘뮤비 촬영팀이 돈 생각 안 하고 정말 하고 싶은 데로 했구나’라는 감상이 절로 든다. 뮤비 촬영장소, 때깔, 연출 등 모든 면에서 그렇다.
여튼, 전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고급스러운 소녀들’이 이달의 소녀가 추구하는 이미지라고 봤을 때 ‘버터플라이’는 이 아이덴티티를 꽤나 충실하고 보여주는 노래라 할 만 하다.
사는 나라와 생김새와 처한 상황이 각기 다른 전세계의 소녀들이 뮤직비디오에 나오고, 그 소녀들이 자신의 꿈을 향해 날개짓 하는 모습이 은유적으로 표현된다. 한 나라가 아니라 아이슬란드, 파리, 홍콩 이 세 곳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했으니 프로모션 기간 중 보여준 이달소의 개성을 집대성한 뮤비라 할 만 하다.
뮤비에서는 이달소의 퍼모먼스를 아주 진지하고 고급스러운 톤으로 그려낸다.(안무 자체도 대단히 고급스럽다) 굳이 따지자면 여돌 컨셉 중 걸크러쉬로 분류 할 수 있을 듯. 아예 ‘아이돌’ 이달의 소녀보단 ‘퍼포먼서’ 이달의 소녀를 표현하는데 중점을 줬다는 것이 기자의 감상이다.
노래의 가사는 이달소라는 팀의 포부와도 딱 맞다. 전세계에 있는 ‘이달의 소녀’ 들을 응원하는 노래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이달의 소녀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는 이야기.
‘세계가 점점 작아져 가’
‘구름 위의 싱크로나이즈 새로운 이 느낌 Bling, bling, shine like a starlight’
‘넌 마치 Fly like a Butterfly 더 높이 날아가줘 Wings Wings’
프로모션 기간은 길었지만 완전체 활동으로만 치면 이번이 두 번째 활동인 ‘신인’ 이달의 소녀이니, 자기 자신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을 리 없다.
상기한 것처럼, 기자는 이번 ‘버터플라이’를 꽤 좋게 보고 있다. 그런데 왜 제목을 ‘또 다른 데뷔곡’이라고 지었을까. 그건 데뷔곡인 ‘하이하이’가 프로모션 기간 중 이달소가 보여준 모습과는 ‘결’이 약간 다른 노래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걸그룹 노래로써 ‘하이하이’는 나쁘지 않은 노래였지만 이달소라는 팀의 정체성을 표현하기에는 좀 아쉬운 곡이었다고 생각한다. 프로모션 기간 중 나온 노래로 치면 이달의 소녀 1/3의 ‘지금 좋아해’ 발매 때 느꼈던 아쉬움과 비슷하다. ‘김밥처럼 넌 만두처럼 달콤해’ 같은 가사를 이달소 노래에서 기대한 건 아니니까. 그래서 이달소가 프로모션 기간 중 보여준 세계관과 개성을 제대로 살리고 집대성한 곡으로 평가하고 있는 ‘버터플라이’를 이들의 또 다른 데뷔곡이라 본 것이다.
특별히 뭘 알고 하는 소리는 아니나, 이번 활동 끝나고 머지않아 이달의 소녀가 어떤 식으로든 해외 진출을 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팩트라는 얘기가 아님을 재차 강조한다) 좀 스케일을 크게 잡자면 아예 투어까지 기획&추진할 수도.
컨셉은 간단하다.
‘이달의 소녀가 전 세계 이달의 소녀들을 찾아간다’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가 ‘몇 개국이 됐든 한번 투어를 도는 게 노래 이야기의 진짜 완성이 아닐까’ 싶어서 한번 언급해봤다.
이달의 소녀는 데뷔 1년이 안 된 팀이지만 콘서트를 이미 두 번이나 한 팀이다. ‘버터플라이’ 자체가 지난 2월 16-17일에 진행된 이달소 두 번째 단독 콘서트 ‘루나벌스’(LOONAVERSE)에서 최초로 공개된 곡이다. 데뷔를 작년 8월에 했으니 약 반 년 동안 단독콘서트를 두 번이나 한 셈. 아마 이런 행보를 보이는 것도 훗날 이들이 본격적인 공연형 아이돌로 거듭났을 때를 대비하기 위한 포석(=경험치 획득)일 것. 이런 관점에서 보면 위에 쓴 예상이 그렇게 말이 안 되는 생각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