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신아람 기자) 차갑고 성숙해 보였던 스크린 속 모습과 달리 실제 이재인은 연기에 대한 열정 가득한 순수한 열여섯 소녀 그 자체였다.
이재인은 ‘사바하’에서 16년 전 태어난 ‘그것’과 쌍둥이 동생 ‘금화’ 역까지 1인 2역을 입체적으로 표현해 역대급 신예 배우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28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괴물 신예 탄생을 알린 이재인을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바하’는 신흥 종교집단을 쫓는 박 목사(이정재 분)가 의문의 인물과 사건을 마주하게 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이다.
‘검은 사제들’ 장재현 감독의 차기작이자 박정민, 이정재, 진선규, 이재인이 출연해 개봉전 부터 화제를 모은 ‘사바하’는 관객 수 이백만을 돌파하며 연일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화 개봉 후 만난 이재인은 인터넷에 올라오는 영화 해석, 결말을 찾아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낸다며 말문을 열었다.
“아직은 이런 반응이 신기하고 얼떨떨 하다. 이런 좋은 배우분들이랑 언급되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책임감도 생기는 것 같다”
이런 반응에 대한 기분을 묻자 본인 스스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며 스스로에 대한 점수를 6.5점에서 7점 사이라고 말했다.
이재인은 나머지 부족하고 아쉬웠던 부분이 금화의 몸 연기였다고 한다.
“다리를 저는 연기가 쉽지 않았다. 평소에 한쪽 발에 깔창을 끼고 연습을 하고 무릎을 못 움직이는 상태로 연습을 했었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 살짝 아쉬운 느낌이다”
연기뿐만 아니라 이재인은 이번 캐릭터를 위해 머리, 눈썹을 모두 삭발하는 등 남다른 열정으로 캐릭터를 완벽하게 완성하여 호평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캐릭터를 위해 스스로 내린 결정이었지만 삭발은 분명 남녀노소, 나이 불문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터.
이재인은 오디션 당시 “삭발할 수 있겠나”라는 감독님 질문에 고민은 단 10초밖에 안 걸렸다고 말했다. “삭발이 해보기 쉽지 않은 경험이다. 언젠가 깎을 거 같긴 해라는 마음이 있었다. 기왕 머리 깎아보는거 머리를 스스로 밀었다. 막상 깎았을 땐 슬프진 않았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니 허전하긴 했다. (웃음)”
첫 상업영화 주연작인 만큼 ‘사바하’는 이재인에게 여러 가지로 의미가 남다르다고 한다.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도 그렇고 배운 점이 많다. 특히 이번 작품은 캐릭터가 워낙 좋아 그만큼 애정도 많이 갔었던 것 같다. 영화 자체가 너무 좋고 그만큼 자부심도 생기는 것 같다”
극중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춘 박정민에 대해서는 촬영에 몰입하는 집중력을 배우는 좋은 기회였다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처음에 떨리고 긴장도 많이 했다. 선배님들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웠던 것 같다. 박정민 선배와 가장 많은 신을 촬영했는데 몰입하는 집중력을 배우기도 하고 카메라 앞에서 나한의 모습으로 변하는 걸 보고 같이 몰입이 됐던 것 같다. 아직 어리고 어리숙한 부분이 많은 나를 챙겨주시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다”
지금 열여섯 이재인이 영화 시나리오를 받았을 당시는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당시 이해하기엔 너무 어리고 어려웠던 부분도 분명 있었을 터. 이 부분에 대해 이재인은 “처음 읽었을 때 어려운 부분이 없진 않았다. 그때마다 감독님께 다 여쭤봤던 것 같다. 숨겨져있는 상징이 많다 보니까 캐릭터가 어떤 심정으로 그런 대사들을 하는지 그런 부분을 알려고 오랜 시간 고민했었다”라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어린 나이에 대한 걱정도 잠시 이재인은 그것과 금화의 1인 2역을 자청하는 남다른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처음에 금화 역 오디션만 봤었다. 쌍둥이라는 게 그들만의 감정이 있는데 자매와는 또 다른.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다가 금화와 그것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면 그런 감정들을 수월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감독님께 제안을 드렸다”
완삭발 강행은 물론 ‘그것’의 울음소리까지 직접 녹음해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강렬하게 완성했다. 이재인은 그것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울음소리가 제일 큰 전달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울음소리가 소름 끼치고 기교하고 사람 같지 않으면서도 외롭고 애타는 감정이 들어있어야 해서 어려웠던 것 같다. ‘그것’ 같은 경우 참고할 캐릭터가 없다 보니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야 해서 많은 걸 생각했었다. 동물 울음소리, 아기 울음소리 등 다양한 느낌으로 녹음하면서 계속 다듬어 나갔다”
이렇게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노력한 결과 이재인은 ‘그것’과 ‘금화’라는 역대급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끝으로 ‘사바하’만의 매력에 대해 장르를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 매력이라고 정의했다.
“미스터리적인 요소도 잘 들어가 있고 스릴러 느낌도 들어가 있는데 호러적인 요소도 조금씩 있고 다채롭다. 눈과 귀가 즐거운 영화인 것 같다. 초반부에 몰입부도 있고 후반부엔 감동이 있어서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영화다”
그러면서 꼭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이재인의 역대급 변신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 ‘사바하’는 절찬리 상영 중이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