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이정범 기자) 이게 벌써 12년 전 일이라니.
2007년 3월 3일, 서울 어린이 대공원 돔아트홀에서 김택용과 마재윤의 ‘곰TV MSL’ 결승전이 펼쳐졌다.
이 당시 결승전은 딱히 예상도 불필요한 결승으로 평가 받았다.
부인할 수 없는 시대의 최강자이자 프로토스의 재앙이라 불렸던 마재윤이 결승전에 올랐고, 상대는 신예 프로토스.
심지어 당시 마재윤은 기세도 좋았다. 상기한 경기가 있기 일주일 전인 2007년 2월 24일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신한은행 스타리그 시즌 3 결승에서 이윤열을 3-1로 누르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당시의 마재윤을 대적할 수 있으라 여겨졌던 강민(프링글스 MSL 시즌1 준우승), 이윤열 등이 다전제에서 그에게 모두 패배했으니. 2007 ‘곰TV MSL’은 결과가 정해진 대관식처럼 생각이 됐다. 전문가들도 마재윤의 우세를 들어줬고.
김택용이 1:0으로 앞서면서 시작할 때도 많은 사람들은 ‘이대로 지더라도 김택용이 현존 최강의 프로토스다’라고 생각했다. 잠시 앞설 순 있어도 아예 이긴다고는 생각 안 했던 것. 마재윤 상대로 잠깐이라도 우세했으니 최강의 프로토스라는 게 게임팬들의 이야기였다. 그런데 결과가 3:0. 그 마재윤이 신예 프로토스한테 한 세트도 얻지 못하고 진 것이다.
이 결승전은 마재윤 최강 시대의 종말을 선언함과 동시에 프로토스 역사상 최강의 대 저그전 스페셜리스트 김택용의 탄생을 알리는 이벤트였다. 그리고 소위 ‘비수류’라고 불리는 저그전 운영법이 세상의 주목을 받는 계기도 됐다. ‘비수류’란 적극적인 초반 프로브 정찰, 더블넥 이후 적극적인 커세어-다크템플러 활용, 저그를 압도할 정도의 멀티테스킹 능력을 기반으로 한 견제 등등 김택용 식 저그전의 특징을 한데 묶어 이르는 말이다. ‘비수류’라고 불리는 이유도 김택용의 아이디가 ‘비수’(bisu)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