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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항공사 에어프랑스 주도권 놓고 프랑스·네덜란드 정부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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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강소현 기자) 유럽 최대 항공사인 에어프랑스 그룹의 경영 주도권을 놓고 프랑스와 네덜란드 정부가 갈등을 빚었다.

28일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의회방송 퓌블릭 세나에 출연해 네덜란드 정부의 에어프랑스-KLM 지분 매입에 대해 “이런 상황을 지속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에어프랑스나 KLM, 그리고 그룹 전체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공

네덜란드 정부는 최근 에어프랑스-KLM 그룹의 지분을 사들여 그룹 전체 지분의 14%를 보유하며 2대 주주 지위에 올랐다. 직전까지 네덜란드 정부 지분은 KLM의 5.9%에 불과했었다.

네덜란드 재무부는 지난 26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에어프랑스-KLM 그룹 정부 지분을 12.7%로 확대했다고 밝힌 데 이어, 다음날에는 지분을 14%로 더 늘렸다고 발표했다.

에어프랑스-KLM 그룹은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제1 항공사인 에어프랑스와 KLM이 2004년 합병하면서 탄생한 유럽 최대 항공사다. 현 최대 주주는 전체 지분의 14.3%를 보유한 프랑스 정부다.

14%의 지분을 보유해 프랑스를 턱밑까지 추격한 네덜란드 정부는 지분을 프랑스가 가진 14.3%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는 네덜란드가 에어프랑스-KLM의 경영에서 프랑스 정부와 동등한 입장이 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네덜란드가 프랑스와의 관계 악화를 무릅쓰고 에어프랑스-KLM의 지분 확대에 나선 것은 2004년 양사 합병 이후 주도권 경쟁에서 프랑스 정부와 에어프랑스 측에 계속 밀리고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양국의 최대 항공사의 합병으로 탄생한 에어프랑스-KLM에서는 그동안 양국의 문화적 차이와 판이한 기업문화로 인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장애가 컸다는 관측이 많았다.

작년 프랑스에서의 조종사 노조 파업 사태와 그에 따른 장마르크 자나이악 최고경영자(CEO)의 사임은 네덜란드 측의 프랑스에 대한 불만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여기에다 자나이악의 후임으로 부임한 캐나다 출신의 벤 스미스 CEO가 KLM의 항공편을 네덜란드의 허브공항인 암스테르담 스히폴공항에서 대거 파리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최근에는 KLM의 피터 엘버스 CEO를 그룹 CEO인 벤 스미스가 교체하려고 시도하자 KLM 임직원들이 파업 카드를 꺼내 들고 네덜란드 정부가 엘버스를 지지하고 나서면서 무마된 일도 있었다.

네덜란드의 옵케 회크스트라 재무장관은 이와 관련해 지난 26일 회견서 "최근 몇 달간 KLM의 입지가 지속해서 훼손됐다. 테이블에서의 우리 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뒤인 27일에는 더 나아가 '프랑스에만 경영을 맡겨놓았더니 잘 못 한다'는 취지로 언론 인터뷰를 해 프랑스를 자극했다.

회크스트라 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에어프랑스-KLM은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으며 해야 할 일들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경영실적을 보면, 에어프랑스-KLM의 당기순이익은 4억900만 유로로 한해 전의 1억6천300만 유로보다 크게 늘었지만, 이익의 대부분은 네덜란드의 KLM에서 나온 것이었다. KLM의 작년 영업이익은 11억 유로로, 에어프랑스의 2억6천600만 유로의 4배가 넘는다.

에어프랑스-KLM의 경영 주도권 확보를 위한 네덜란드의 '기습'에 프랑스는 당황하는 모습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까지 나서 네덜란드에 서운함을 표시했다.

마크롱은 27일 한 기자회견 중에 "우리 정부는 (네덜란드의 지분 확대) 결정이나 실행과정에서 전혀 통지받은 것이 없다. 네덜란드 정부가 그 의도를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국의 재무장관들은 에어프랑스-KLM 사태를 놓고 내달 1일 파리에서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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