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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포커스] 3.1운동 100주년, 독립운동 다룬 영화 비교대전...‘밀정’ vs ‘암살’

  • 이창규 기자
  • 승인 2019.02.27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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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규 기자] 2019년 3월 1일은 3.1 운동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몸바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을 수 있었다.

바로 어제는 독립운동가를 연기한 배우들을 살펴봤는데, 이번에는 독립운동을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에 대해 살펴보겠다.

이번에 비교할 작품은 최동훈 감독의 ‘암살’과 김지운 감독의 ‘밀정’이다.

‘암살’ 포스터 / 네이버영화
‘암살’ 포스터 / 네이버영화

우선 최동훈 감독의 ‘암살’을 살펴보자.

‘암살’은 일제강점기 시절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친일파 암살 작전을 소재로 만든 작품이다. 1932년 3월에 있었던 조선 총독 겸 일본 육군대장 우가키 가즈시게 장군의 암살 작전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팩션(실화를 바탕으로 한 픽션)이다.

전지현과 하정우, 이정재, 조승우, 오달수, 조진웅, 김해숙, 박병은 등이 출연했으며, 실존인물과 가상의 인물이 적절히 섞여서 등장한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이전에 어떤 작품에서도 제대로 언급하지 않았던 독립운동가 김원봉을 비중있게 다뤘다는 점이다.

‘암살’ 스틸컷 / 네이버영화
‘암살’ 스틸컷 / 네이버영화

광복 이후 월북해 지금의 북한 정권의 수립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평가절하당한 그를 등장시켰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의미가 있다.

최종훈 감독의 전작 ‘도둑들’처럼 캐릭터들이 단체로 등장해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데, 이 부분이 전작의 흐름과 비슷한 지점이 있다. 어떻게든 만들어놓은 스토리에 캐릭터를 집어넣으려다보니 개연성이 깨지는 지점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긴장감있게 이어지던 영화가 해당 지점에서부터 동력을 잃게 된다. 더불어 몇몇 캐릭터에 대해서는 전사가 전혀 없어 왜 그런 행동을 보이는지도 설명이 부족하다. 한정된 러닝타임 안에 이야기를 모두 담아야 하는 매체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해도, 아쉬움은 남는다.

‘암살’ 스틸컷 / 네이버영화
‘암살’ 스틸컷 / 네이버영화

그렇지만 볼거리와 재미,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를 감상하기에 이 작품은 부족함이 없다. 이전부터 암살 작전 대장 ‘안옥윤’과 친일파 강인국의 딸 ‘미츠코’를 연기하며 1인 2역을 소화한 전지현부터, 약산 김원봉을 연기한 조승우, 비밀을 간직한 임시정부 경무국 대장 역을 맡은 이정재 등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일품이다. 중간중간 들어간 조연 배우들의 유머도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

무엇보다 실제와 달리, 친일파를 제대로 청산한 작품 속 현실에 많은 관객들이 공감을 표했기에 작품이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2015년 개봉한 본 작품은 1,27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국내 흥행 작품 10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게다가 개봉년도가 광복 70주년이었으니, 그만큼 흥행하기에도 좋았을 것이다.

‘밀정’ 포스터 / 네이버영화
‘밀정’ 포스터 / 네이버영화

이번에는 ‘밀정’을 살펴보자. 김지운 감독이 연출한 ‘밀정’은 1923년 있었던 ‘황옥 경부 폭탄사건’을 베이스로 한 팩션이다. ‘1923 경성을 뒤흔든 사람들’이라는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기도 하다.

2016년 베니스 영화제 비경쟁부문과 토론토 국제 영화제(TIFF)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받기도 했다.

본 작품의 특징이라면, 할리우드 대표 영화사인 워너 브라더스가 제작비 전액을 투자하고 제작, 배급까지 맡았다는 것. 이전까지 이런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개봉 전부터 큰 기대를 받았던 작품이다.

‘밀정’ 스틸컷 / 네이버영화
‘밀정’ 스틸컷 / 네이버영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음에도 등장인물들은 실명이 아닌 다른 이름을 사용하는 것도 주목할 점. 이에 대해 김지운 감독은 실명 사용이 부담이 됐으며, 배우들의 연기를 관객들이 제대로 즐기지 못할 것을 우려했다고 인터뷰서 밝혔다.

액션을 표방한 ‘암살’과 달리, 본 작품은 서스펜스 스파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두 작품의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인물들의 행동과 사건의 해결 여부에 포커스를 맞추는 게 아닌, 등장 인물들 중 누가 밀정인지를 관객들이 추측하게 만든다.

다만 애초부터 서스펜스를 표방했기 때문에, 뭔가 속시원한 전개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은 마이너스 요소일 수 있다.

‘밀정’ 스틸컷 / 네이버영화
‘밀정’ 스틸컷 / 네이버영화

그렇기 때문에 대단한 액션이나 스릴을 기대했다면, 본 작품은 실망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같은 스파이 영화를 기대했다면, 의외의 만족감을 느낄 수도 있다.

‘밀정’은 평론가와 관객을 막론하고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전국 관객 750만을 돌파하며 김지운 감독의 최고 흥행작으로 남게 됐다. 일제 강점기를 다룬 한국 영화가 미국 자본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졌다는 아이러니함이 존재하기도 하는 독특한 작품이다.

일제 강점기에 있었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제외하면, 두 작품은 닮은 점이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작품이 더 훌륭한지 가리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그렇지만 항일운동에 대해 다룬 작품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두 작품의 존재 의의는 충분하리라 믿는다.

3월 1일에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서 두 작품을 연달아 감상해보며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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