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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포커스] 진정한 화합의 장에서 빛난 퀸(Queen), 2019 아카데미 시상식을 수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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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이창규 기자) 전 세계인의 관심을 모았던 2019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이 막을 내렸다.

지난해부터 백인 위주의 시상식에서 벗어나려는 모습을 보인 아카데미 시상식은 올해 그야말로 화합의 장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다양한 배우와 작품이 상을 나눠가졌다.

우선 무려 30년 만에 사회자 없이 진행되는 시상식으로 남게 됐는데, 당초 사회를 맡을 예정이던 케빈 하트가 과거 성소수자를 비하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기 때문.

빈 자리는 지난해 최고의 아티스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퀸과 아담 램버트가 맡았다. 오프닝 무대서 ‘We Will Rock You’, ‘We Are The Champions’를 열창한 이들은 시상식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아카데미 공식 인스타그램
아카데미 공식 인스타그램

당초 최우수작품상 부문은 후보작이 공개되면서 엄청난 논란을 불렀다. 히어로무비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았던 ‘다크 나이트’와 ‘로건’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는데, ‘블랙 팬서’가 후보작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 다만 국내에서와는 달리, 해외에서는 평단과 관객의 엄청난 호평을 받았기 때문에 그리 큰 이슈가 되진 않았다. 오히려 완성도에 대한 비판을 받았던 ‘보헤미안 랩소디’의 노미네이트가 더 큰 논란이 됐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수상에 실패하면서 이름을 올린 것에 만족해야 했다. 최우수작품상은 ‘그린 북’이 수상하게 됐다. 당초 ‘로마’의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오스카는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그린 ‘그린 북’의 손을 들어줬다.

‘그린 북’은 이외에도 각본상과 남우조연상(마허샬라 알리)을 수상하며 3관왕의 영예를 누렸다. 특히 1994년 영화 ‘덤 앤 더머’로 데뷔한 이래 오스카와는 인연이 없던 피터 패럴 리가 처음으로 오스카를 수상하게 돼 소소하게 이슈가 되기도 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 / 아카데미 공식 인스타그램
알폰소 쿠아론 감독 / 아카데미 공식 인스타그램

감독상의 경우 골들글로브를 포함한 여러 시상식에서 ‘로마’를 연출한 알폰소 쿠아론의 수상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수상이 확정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고, 실제 결과도 그렇게 이뤄졌다. ‘로마’는 이외에도 외국어영화상과 촬영상을 수상했다. 알폰소 쿠아론은 ‘그래비티’ 이후 5년 만에 다시 감독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퀸 신드롬’을 일으켰던 ‘보헤미안 랩소디’는 음향효과상, 음향편집상, 편집상과 남우주연상(라미 말렉)을 수상하며 4관왕에 올랐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음향 부문을 제외하면 그리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진 않았지만, 끝내 뒷심을 발휘하며 편집상과 남우주연상까지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보헤미안 랩소디’ 포스터 / IMDB
‘보헤미안 랩소디’ 포스터 / IMDB

여우주연상에서는 유력 후보로 꼽히던 레이디 가가와 글렌 클로즈의 수상 가능성을 점치는 편이었으나, ‘더 페이버릿 : 여왕의 여자’서 열연을 펼친 올리비아 콜먼이 수상하게 됐다. 이전까지 무려 6차례나 오스카 후보(주연상 3회, 조연상 3회)에 오르고도 수상에 실패했던 글렌 클로즈는 또다시 후보지명에 만족해야 했다. 2006년 작고한 피터 오툴만큼이나 오스카와는 인연을 맺지 못해 영화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여우조연상에서는 ‘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의 레지나 킹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당초 강력한 후보로 꼽히던 그이기에 받을 만한 배우가 받았다는 의견. 다만 또 다른 오스카의 콩라인(?) 에이미 아담스가 수상에 실패하면서 오스카 잔혹사를 이어갔다.

‘그린 북’ 포스터 / IMDB
‘그린 북’ 포스터 / IMDB

각색상 부문에선 ‘블랙클랜스맨’이 수상의 영광을 누렸고, 주제가상은 ‘스타 이즈 본’의 ‘Shallow’가 수상했다. 이외에 ‘퍼스트맨’이 시각효과상을 수상했고, ‘바이스’는 분장상을 수상했다.

히어로무비 최초로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블랙 팬서’는 미술상과 의상상, 음악상을 수상했다. 이전까지 오스카서 MCU 작품들이 전부 후보에만 올랐던 걸 감안하면 굉장한 실적이다.

장편 애니메이션 상에서는 ‘스파이더맨 : 뉴 유니버스’가 골든글로브에 이어서 또다시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역대 최고의 스파이더맨 영화라는 평가를 받는 이 작품은 엄청난 흥행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그간 디즈니나 픽사의 전유물이던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이변을 일으키면서 차기작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사상 첫 여성 의상상 수상자 루스 카터 / 아카데미 공식 인스타그램
사상 첫 여성 의상상 수상자 루스 카터 / 아카데미 공식 인스타그램

수상자와 수상작들을 살펴보면,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 작품상과 감독상을 다른 작품이 나눠가졌으며, 연기 부문에서는 흑인 배우 2명이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후보에 이름을 올린 작품은 대부분 수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모두가 상을 나눠가졌다는 의미도 되지만, 최근 오스카가 보여주는 정치적 올바름의 좋은 예시로 보인다. 물론 눈에 띄게 뛰어난 작품이 없었기 때문에 상을 나눠가지는 게 가능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전에는 외국어영화상을 제외하면 그들만의 잔치라는 오명을 피하지 못했던 오스카가 다양한 시도를 보이고 있음이 드러났다. 후보에 이름을 올린 작품들을 보면 아시아 지역 영화가 강세를 보이기도 하고, 흑인 및 여성 영화인들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이런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시상식에서 오프닝을 화려하게 장식한 이들이 밴드 퀸이라는 건 결코 우연은 아닐 것이다.

과연 내년에 열릴 오스카는 또 어떤 변화된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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